업계, 중국산 식품 관리 강화 ‘과도한 대응’
“식약청, 안전전문기관으로서 중심 잡아야”
최근 농약 만두 파동 등으로 인해 중국산 식품이 또 말썽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론에 떠밀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보건당국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약청, 안전전문기관으로서 중심 잡아야”
최근 식약청은 일본에서 발생한 중국산 농약 만두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1일부터 중국산 만두에 대해서 수입 시 농약성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수입산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농약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 종사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선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농약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약검사는 농산물에 대해서만 하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농약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치면서 농약이 씻기거나 증발하는 등 모두 제거되기 때문에 잔류 우려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식품 전문가는 “가공식품에 농약이 잔류할 수 없다는 것은 식품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가공식품에 대해 농약검사를 한다는 것은 오버센스”라고 지적했다.
식약청 관계자 역시 한 라디오 프로에서 “가공식품에는 농약이 거의 잔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모니터링 차원에서 검사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만두에서 농약이 나온 것은 식품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범죄행위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도 아닌데 나라 전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산 식품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관련 가공식품의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닭 가공품의 경우 지난해 말 중국산 제품이 항생제 검출로 통관이 금지되고 지연되면서 전체적인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3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이번에도 중국산 식품의 수입검사가 강화돼 물량이 부족해지면 가격이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국제 곡물가 급등으로 인해 식품·외식업체뿐 아니라 국민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번 사태로 인해 ‘엎진 데 덮친 꼴’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또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것도 문제다.
수입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중국산 식품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부정적인 정보만 지속적으로 제기되다 보니 과도하게 불신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서도 중국산 식품 전체가 매도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안전에 대해 과학적·객관적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할 식약청이 여론에 떠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해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며 “식약청이 중심을 지켜야 식품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고 국민도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청이 국내에 수입·유통 중인 중국산 만두 32개 제품을 수거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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