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전도사’ 영면의 세계로
‘알로에 전도사’ 영면의 세계로
  • 김병조
  • 승인 2005.12.21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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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정문 회장, 삶의 발자취마다 향기가
▶ 故 김정문 회장
알로에전문기업 김정문알로에의 김정문 회장이 지난 12일 밤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김정문 회장은 이 땅에 최초로 알로에를 소개하고 건강기능식품을 태동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회장이 알로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의 나이 49세 때인 1970년대 말이었다. 당시 그는 위장약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위궤양이 아주 심했고, 콩팥과 간까지 나빠 몸에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의 주치의인 장기려 박사는 김 회장에게 두달밖에 못 살 테니 천국에 갈 준비나 하라고 말 했을 정도라고. 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지긋지긋한 고통에서 해방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두번이나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육신의 고통에 시달렸으니 오죽했을까.

불행과 고통으로 얼룩졌던 인생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하고 있던 어느 날, 김 회장은 초등학교 친구를 통해 ‘알로에 건강법’이란 책을 소개받았다. 그는 즉시 광복동 외국서적상에서 ‘알로에 건강법’을 구해 읽었고, 알로에를 먹고 난치병이 나은 사례들을 보면서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면서 알로에 생잎을 먹기 시작했다.

다음날부터 그에겐 놀라운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독한 변비가 해소되기 시작하고, 아주 오랜만에 식욕이 당기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일년 가까이 알로에를 먹으니 병이 하나씩 없어졌다.

그때부터 김 회장은 알로에에 푹 빠져버렸고, 한국과학기술원에 의뢰해서 세계 각국의 알로에 연구 논문 4천건 이상을 수집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로에 전도사가 됐다. 알로에를 자신처럼 난치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전해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자연스레 알로에 사업으로 발을 들여놓게 됐다. 알로에 농장을 운영하면서 알로에를 사람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하는데 연구를 집중했고, 76년 ‘한국알로에의 집’이란 회사를 세웠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회사는 알로에 시장의 과당 경쟁에 밀려 83년 도산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84년 ‘김정문알로에’를 다시 설립하고 지금의 건실한 회사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김 회장은 회사가 도산했을 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경쟁업자 대부분이 재기하지 못하고 그대로 망했습니다. 그들은 돈을 벌려고 알로에 사업을 벌였지만, 나는 알로에가 인류를 위해 반드시 역사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했습니다. 그것이 다른 점일 것입니다.”

30여년을 알로에와 함께 한 김정문 회장은 알로에에 대한 신념 뿐 아니라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인권 운동과 경제 정의 실천에 관심이 많아 힘이 닿는 한 시민단체들에 기부를 했고, 빈곤에 시달리는 후진국 어린이들의 자립을 돕는 일에 앞장서 왔다.

대표적인 것이 만만만 생명운동이다. 만만만 생명운동은 만명의 후원자가 매달 만원으로 최빈국 아이들 만명을 살리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에는 김정문알로에의 임직원과 각 사업자, 카운슬러 등이 참여해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우간다, 몽골, 네팔, 파라과이, 탄자니아, 온두라스,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22개국 436명을 매달 만명씩 돕고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필리핀에 고아원, 학교, 복지시설이 포함된 ‘World Life International School’을 설립했다.

김정문 회장은 그가 꿈꾸던 천국으로 갔다. 하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교훈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의 신념이 남겨진 자들로 인해 성취되기를 빌어본다.

故 김정문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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