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술상표의 흔적들
우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술상표의 흔적들
  • 김병조
  • 승인 2005.12.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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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진로’이후 총 6만5821건 등록, 90년 이후 급증
소주·맥주는 메이저기업 중심 시장개편, 막걸리·양주는 우리말 사용 증가
특허청에 등록된 술 관련 상표등록건수는 1954년 9월에 술에 대한 최초의 상표이며 최장수 상표이기도 한 '진로'상표가 등록된 이후 금년 11월 현재 총 6만5821건이 등록됐는데 이중 맥주가 7365건으로 가장 많이 등록됐고, 그 다음으로 위스키 4050건, 소주 3788건, 막걸리 1586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대별로 살펴보면, 맥주는 60년대까지 6건, 70~80년대 860건, 90년대 2568건, 2000년 이후 3931건이 등록되었고, 소주는 60년대까지 9건, 70~80년대 516건, 90년대 1602건, 2000년 이후 1661건이 등록됐으며, 막걸리는 60년대까지 1건, 70~80년대 249건, 90년대 447건, 2000년 이후 889건이 등록돼 있어 술에 대한 상표등록이 90년 이후 대폭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 이후 상표등록이 약 5년만에 과거 10년간의 등록건수를 훨씬 초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군별로 상표의 등장과 변천사를 살펴보면 우선 서민주인 소주의 경우, 1990년 이전까지는 진로, 무학, 선양, 보배, 고바우, 보해, 선(SUN), 금복주(KUMBOKJU), 경월 등 술에 대한 상표명이 대부분 자기회사의 명칭을 사용했다.

1990년대에는 경월그린(GREEN), 선양그린, 금복슈퍼그린, 맑은 샘 소주마을 등 환경적으로 청결을 의미하는 '그린(GREEN)' 등이 상표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고, 2000년대에는 현재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참이슬 진로를 비롯하여 아이 참(i-charm), 슬기, 참 사랑해, 시원, 천년미소 등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쉬운 부드러운 상표이름이 등록됐다.

맥주는 1955년 8월에 외국회사 상표인 'CANADIAN CLUB'이라는 맥주가 최초로 상표등록이 된 이래 1960년대까지는 우리나라 회사의 맥주상표를 보기 어려웠고, 1970년대 이후에야 동양맥주, OB, 크라운(CROWN) 등 우리나라 회사의 병맥주 상표들이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샐러리맨들이 즐겨마시는 생맥주로는 '오비호프(OB HOP)'가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개최된 해인 1988년 8월에 상표등록이 되었으며, 1990년대는 우리나라 맥주시장의 3파전이 형성됐다.

기존의 OB맥주와 더불어 하이트(HITE:1994년3월 등록), 카스(CASS:1993년11월 등록)가 등장하여 현재까지 맥주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또한 농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막걸리에 대하여 살펴보면, 1965년 5월에 '무학'이라는 상표가 최초로 등록이 됐으며, 1980년 이전까지는 식량의 자급자족문제로 막걸리 생산을 정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여 허가받은 양조장만이 술 제조가 가능해 상표출원이 극히 미미했다.

1980년말 쌀막걸리 생산이 허용되고, 플라스틱용기의 도입 및 막걸리의 냉동보존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표출원이 많아지게 됐다.

지금까지 막걸리 맛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는 포천의 '이동 막걸리'가 1988년 10월 상표등록이 됐으며, 1990년대에는 생전에 막걸리를 즐겨마셨던 故 박정희 전대통령을 지칭했던 '박통(PARK-TONG)'이라는 상표가 등록이 되었고, 2000년 이후 최근에는 만배불취, 가루지기(KARUZIKEE), 야 ∼죽(竹)이네 등 재미있는 상표들이 등록됐다.

마지막으로 위스키에서는 1958년 5월에 'MARTINI'가 최초로 등록된 이래 2000년 이전까지는 JOHNNIE WALKER, PASSPORT, 캡틴 큐(CAPTAIN Q), CAMUS, DIMPLE, 썸싱스페셜(SOMETHING SPECIAL) 등 영문상표가 주류를 이뤘다.

최근에는 아가씨와 총각, 고슴도치, 산뜻, 산들, 솔아 솔아 푸른 솔아, 그리운 친구, 어매, 인연, 살포시, 여운(Yeo Woon) 등 우리말 상표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형곤 기자 coolc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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