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품업계 상생>질 좋은 원료 확보, 원활 공급이 열쇠
<농업과 식품업계 상생>질 좋은 원료 확보, 원활 공급이 열쇠
  • 김병조
  • 승인 2008.05.01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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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트렌드 확산으로 더 나은 원료 확보 위해
식품, 건강기능식품업계 두루 계약 중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취임직후 농장에서 공장, 매장을 거쳐 식탁으로 이어지는 ‘농식품 유통고속도로’를 구축, 신선하고 질 좋은 농 식품을 값싸고 신속하게 공급하는 체제를 갖춰 농업과 식품업계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3월 24일 서울 양재동의 aT센터에서 농식품 구매업체 대표, 생산자 조직 대표 및 정부관계자등은 ‘농축산물 소비지·산지 상생을 위한 협력 선포식’을 갖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소비지 업체는 생산자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산지 생산자 조직은 고품질의 안전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정부는 농식품 유통고속도로를 만들고 확장하는데 노력하는 등 각자 책임과 역할을 다하자는 것이 공동선언문의 주요 내용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농식품구매업체 대표들은 체인스토어협회, 한국백화점협회, 한국식품공업협회, 한국외식산업협의회과 삼성테스코, 롯데마트, 이마트, 제너시스BBQ, CJ푸드시스템, 대상FNF 등 실질 구매업체들로 과거 일회성 구호에 머무르는 정책이 아니라 농가와 식품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식품업계가 농가와 직접 계약을 해 제품을 생산한 사례는 유가공 산업이 가장 활발해서 농가는 시군별로 조합을 결성, 우유를 생산해 업체에 직접 납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 수입이 어렵고 농가와 계약 생산을 해 원유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원유의 공급량이 많더라도 업체들이 탈지분유로 만들어 유가공품을 만드는데 사용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그러나 유업계에만 한정됐다고 할 정도로 미비한 식품업계의 농가 계약 사례가 최근에는 웰빙 트렌드의 확산으로 프리미엄 제품이 대거 시중에 유통되면서 좀 더 나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업체들이 주력하면서 일반 식품업체들과 건강기능식품업체들도 농가와 계약 생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반식품업계
일반 식품업체들 중 가장 활발하게 농가와 직접 계약 재배를 통해 원료를 수급하는 업체는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특히 종자의 선정(약품 처리가 되지 않은 유기농업으로 생산한 종자를 원칙, GMO사용 유무), 토양 관리, 병충해, 잡초 방제 방법, 생산, 저장, 유통, 포장의 모든 생산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루어 졌을 때만 ‘유기농산물’이라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의 관리를 위해 만주에서 직접 관리해 생산한 콩으로 유기농 두부를 생산한다.

풀무원의 유기농콩 원료는 중국 길림성 돈화(敦化)시 내의 대산(大山)과 흑룡강성 흑하(黑河) 지역에서 계약 재배하고 있다.

풀무원의 유기농콩 계약재배 농장은 길림성 화은 대산농장(총규모가 5000ha) 내의 1800ha (540만평)에서 29개 지번(100여 개 지번 중)을 계약해 약 3000여 톤을 들여오며, 흑룡강성의 흑하에서는 2개 지번 200여 ha에서 1000톤 정도를 계약재배(각 지번별 면적은 모두 다름)하고 있다.

길림성 돈화시에 속해 있은 풀무원의 대산 농장은 연길에서 3시간 거리에 위치하며 목단강을 끼고 주변에 작은 호수들이 산재해 있는 야산들이 펼쳐진 지역이다. 복잡한 민가나 대로, 일반 농사를 짓는 농토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유기농 산지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이 지역은 자생하는 식물 또는 가축의 배설물을 퇴적-발효시킨 유기질 비료를 써서 토양을 살리고 작물을 기른다. 토양이 기름져 특별히 유기농을 하지 않는 농가에서도 화학 비료의 사용이 많지 않다. 또 콩, 옥수수, 호박 등 작물 윤작을 통해 토양을 보호하는 농사를 짓고 있다.

풀무원 유기농콩 농장은 넓은 면적에 콩만을 단작으로 재배하고 있어 품질을 균등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풀무원이 계약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길림성 농업과학원에서 육성된 품종을 선발해 재배한 것으로 생육이 양호하며, 영양가가 풍부하다. 특히, 고소한 맛을 내는 글루타민산과 아미노산 함량이 국내산에 비해 높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풀무원은 연초에 구매량을 계약하고 재배 지역을 선정한다. 재배가 완료돼 중국 내 인증 기관으로부터 인증이 확인된 콩은 국내 인증기관인 KOACS로부터 재차 산지 검사 및 원료 검사를 받고, 여기서 합격한 원료만을 유기농콩으로 인증 받아 국내로 수입한다.

또 계약된 수입량에 대해서는 풀무원 콩 관련 품질 담당자(QC, 기술연구소)가 현지로 출장해 마대포장(40kg)별 전량 샘플검사를 실시, 풀무원 품질 기준에 합격한 원료만을 입고한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 초부터 ‘행복한 콩’의 생산을 위해 백두대간 지역 농민들과 계약을 하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있다.
좋은 콩을 공급 받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재배기법이나 노하우 등을 교육하고 필요할 경우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지난해부터 중국 흑룡강성 전용 농장에서 옥수수차 원료를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을 하고 있다.
유기농 옥수수차와 일반 옥수수차 2종류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샘표식품은 중국 흑룡강성 지역이 최적의 옥수수 산지라 판단, 유기농 원료와 일반 옥수수 모두를 중국에서 수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주 업체 국순당은 지난 2003년부터 약주의 원료인 찹쌀과 한약재 등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전국 각지의 농가들과 계약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100% 경기미로 만들어진 참살이탁주 역시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농협과 계약을 해 원료를 수급하고 있다.
참살이탁주는 고품질의 원료를 위해 한경대와 산학연을 맺어 친환경 쌀 재배를 위한 기술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업계
대상웰라이프는 올해 초 강원인삼농협과 인삼 공급 MOU를 체결하고 강원도 6년근 인삼 생산량 중 약 30%를 매년 대상웰라이프에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주홍 대상㈜ 웰라이프사업본부장과 이양우 강원인삼농협 조합장은 지난 1월 29일 ‘홍삼관련 업무교류 및 연계사업 수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강원 인삼의 효능과 우수성을 알려나가는데 함께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강원도와 농협 강원지역본부, 홍천군 등 지역 기관들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진 이번 제휴를 통해 대상웰라이프는 매년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6년근 인삼의 약 30%를 독점적으로 공급받게 되었다. 또한 강원도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도내 인삼재배농가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번 제휴는 우수한 품질의 인삼 원료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대상웰라이프에서 제안한 것으로 강원도는 현재 전체 인삼 재배 농가의 80~90%가 6년근 인삼을 생산해낼 만큼 전국 최대 6년근삼 재배지로 꼽히고 있어 대상웰라이프는 최고의 원료를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대상웰라이프는 이번 제휴를 통해 강원도의 청정성을 바탕으로 한 발효홍삼 브랜드 ‘홍의보감’을 클로렐라에 이은 제2의 전략상품으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인삼공사도 수년 전부터 전국 각지의 농가들과 6년근 홍삼 계약 재배를 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 브랜드는 6년근 인삼만을 사용하는데 6년근 인삼의 경우 농가에서 재배를 할 때 초기투자비용이 높아 생산을 했는데도 팔리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공사 측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하며 계약을 이어간다.

특히 6년근 인삼은 경작민의 정성과 과학이 결합돼야만 최상의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정관장은 씨를 심을 때부터 수확을 할 때까지 교육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대처를 하는 등 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인삼의 100%를 농가와 계약재배하고 있는 한국인삼공사는 지난해 총 5571톤의 6년근 인삼을 수매했다.

이 외에도 농협의 한삼인 브랜드도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재배를 하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무엇보다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계약재배를 할 경우 농민과 업체 사이의 신뢰가 중요한데 갑자기 생산 작물의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 일부 농가에서 계약을 한 당시의 가격으로 작물을 내놓을 수 없다며 계약을 파기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기업으로서는 농가들을 일일이 계약위반으로 고소를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식품업계와 농민들 사이의 산지 계약 재배 사례가 더욱 늘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부, 협력관계 확대 위해 지원 강화= 정부 역시 이러한 협력관계를 보다 확대시키기 위해 그동안의 생산자조직 중심의 정책지원에서 탈피, 산지조직과 안정적인 유통관계를 수립하는 소비지 업체에게 농식품 구매자금, 공동브랜드 개발 및 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농식품 직거래 및 공정거래 지원센터’를 설치해 소비자간 직거래를 촉진하고 공동브랜드 개발 등을 돕고 공정거래 질서 확산에 나서도록 했다.

정부는 올해 중에 우수한 소비지 유통·식품·외식업체 5개소를 선정, 시범적으로 농산물 직구매 자금 250억원을 융자 지원하고 공동 마케팅비용 15억원을 보조 지원하며, 내년도부터는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원 대상-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에 매장을 운영하고, 농축산물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백화점 또는 대형 유통점, 연매출 50억원 이상의 외식업체,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식품업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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