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인재관리·육성 어떻게 하나
외식업 인재관리·육성 어떻게 하나
  • 관리자
  • 승인 2008.05.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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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전문성 갖춘 ‘적임자’ 찾기 심혈
해외 사업 활성화, 브랜드 다각화 바쁜 외식기업 고급인력 절실
연봉·비전·복리후생 구조 바꾸고 외식업 특수성 이해시켜야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급인재들이 유입되어야 한다.
국내 외식산업은 그동안 비약적인 외형 성장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산업을 선진화 시켜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그러나 문제는 산업 선진화의 주된 역할을 해야 할 고급인재가 없다는데 있다. 원인은 무엇이며 대안은 없는지 점검해 본다.


연봉수준 등 구조적 문제가 고급인재 확보에 어려움 줘
최근 국내 유명 모 외식기업은 거액의 비용을 들이며 채용 공고를 내고 해외유명 MBA출신들을 비롯한 해외사업에 필요한 고급 경력직 사원의 공채 모집을 한 바 있다.
해외사업진출의 활성화와 브랜드의 다각화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적임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적임자에 해당하는 수준의 지원자는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고급인력들의 외식기업 채용 기피 현상은 비단 이 기업만의 사례는 아니다.
또한 채용을 했다고 해도 오래 못 버티고 바로 이직을 하는 현상도 빈번하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기업의 성장세에 맞춰 코카콜라와 해태음료 사장을 역임한 정희련씨를 대표로 영입했지만 결국 1년도 채 못가 교체됐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원앤원에서도 글로벌 경영을 고려해 한국IBM과 나이키 등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근무한 글로벌 기업 출신을 임원으로 영입했지만 역시 오랜 기간 근무를 하지 못했다.
국내 최대 치킨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인 제너시스BBQ도 능력 있는 외부인사 영입추진을 실시했다. 2004년에는 현대백화점 출신 인사를 전략기획부문 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으며, 2006년 초에는 금융권 출신을 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오래 근무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외식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만 외부의 고급인력들이 외식기업에 안착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연봉과 관련 된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대기업에서 받는 수준의 연봉을 사실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외식기업에 입사한 고급인력 대부분은 직함은 상승했지만 월급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식기업 오너들도 기업이 세계화, 규모화를 지향한다면 고급인력 채용 시 이에 합당하는 조건을 제시해야만 고급인력이 외식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전문분야 살리고 장기적 시너지 기대
두 번째는 고급인력 영입 시 전문성을 살리게끔 지원해줘야 한다.
실제로 퇴사하는 고급인력 중 태반은 자신의 본연 업무 외에 기타 여러 분야의 업무를 함께 진행하도록 요구받았고 또 그래야만 된다는 기업 풍토에 적응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는 외식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가 이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외식기업들이 전문 CEO보다는 회사 설립자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다 보니 재무구조, 인사구조 등의 시스템이 많은 부분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종종 외식기업에서는 고급인력 영입에 따른 새로운 경영방식이 마치 기존의 경영방식을 흔드는 꼴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점은 지양하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단기간 성과의 창출을 너무 기대하기보다는 사업이 규모화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급인력이 내놓는 시너지를 기대해 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는 장기적인 비전 제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도 고급인력을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고급인력들이 다소 낮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외식기업에 입사한 것은 외식업의 비전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식기업은 고급인력들에게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고 경영참여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충분히 이해하게끔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서든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경영학으로 학·석사를,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SK해운에서 해외업무 사업개발팀을 담당하다 현 베니건스 마케팅 총괄 부장으로 온 정연태씨 “국내 브랜드를 세계화 시키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외식업에 몸을 담갔으며 현재 만족할 만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근무를 하고 아모제에 입사한 심민주 대리 역시 “외식업 교육시장의 미래가 밝아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에는 외식기업들도 주식시장 상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지분배분도 고급인력 유치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벤처캐피탈측에 따르면 외식기업은 가치 평가가 낮게 측정되어 있는 만큼 주식상장 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하면 외식기업의 지분 배분이 향후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만큼 지분 배분 시도는 고급인력 영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급인력, 외식산업 특수성 이해도 필요해
물론 고급인력들 역시 외식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여타 산업과 다른 외식산업의 재무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들고 있다.
최근 한 외식기업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다 이직을 한 모 임원은 “외식기업의 회계구조와 대기업의 회계구조는 너무도 판이하게 다르다”며 “과다하게 높은 인건비, 임대료 상승에 따른 고정비용 지출증가 등은 외식업이 사업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조차 의문이었다”고 속내를 비쳤다.
그러나 외식업의 경우 초기투자 비용, 인건비 비중 등 고정비용 지출이 높은 산업인 만큼 영업이익률 대부분이 10%를 넘지 못한다.
이 때문에 IT기업, 금융권 같이 대규모 펀딩을 받으며 소규모의 전문인력으로 운영되는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고급인력들한테는 외식산업의 전망이 모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경영활성화를 창출하겠다는 욕심을 내기보다 이에 앞서 외식업의 전반적인 시장의 특성을 이해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업계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아울러 월급쟁이 기질보다는 소사장적인 마인드로 근무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분야의 필요에 의해 영입이 됐다고 해도 외식기업은 소사장이라는 사명감으로 기존 업무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함께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식사업은 점포매출성장을 위해 임원 스스로가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만큼 근무 시 어느 정도 희생정신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력 ·‘통계는 넘치고 현실은 턱없고’
고급인력의 고갈도 문제지만 일반 매장 직의 직원채용 문제 역시 외식업체가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현재 국내에는 외식‧조리관련 학과만도 4년제 대학교 35개교, 2년제 대학 71개교, 조리과학고등학교 27개교 등 총 133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이들 학교에서는 해마다 1만명 이상의 졸업생들을 배출시키고 있다.
통계상으로 볼 때는 인력이 넘쳐나야 하지만 정작 전공을 살리는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외식학과 졸업생으로 인력을 충당하는 것은 비교적 현실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이들 인력 대부분은 패밀리레스토랑 등 기업형 외식업체에만 쏠리고 있어 일반 개인식당의 경우는 정말 일할 사람이 없어서 장사를 못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외식전공자들까지 외식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을 회피하는 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외식업체의 근무가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3D직업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와 비전, 열악한 복리후생, 승진의 한계 등이 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잠시 거쳐 가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에서 발표한 2007년 3월 기준 업종별 연봉통계 따르면 지난해 외식‧프랜차이즈 분야 기업에서 지급한 초임연봉은 평균 1626만원으로 월 12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10.69%로 증가한 수치로 해마다 늘고는 있지만 2007년 3월 300대 기업 4년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 수준이 29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10년차에 가까운 9년차 연봉이 2655만원으로 조사되어 비전제시 등에 있어서도 큰 만족도를 못주고 있다.

산‧학연계한 채용 프로그램 다양화 해야
그러나 현실적으로 월급을 올릴 수 없다면 채용방법과 근무환경을 교체하라고 업계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외식업계의 경우 수시모집을 실시함에 있어 채용공고를 ‘고졸학력 이상’, ‘시급 000원’ 등으로 표기하는데 이러한 사항들이 취업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 재직 중인 직원도 ‘고졸학력에 이러한 대우를 받는다’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 대내외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채용 시 근무조건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근무 시 나타날 수 있는 장점 등이 명시된 채용공고를 실시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채용프로그램을 다양화 시켜 구인난을 해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대학 내에 단기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지역학교와 연계를 통해 학생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되면 학생들은 재학시절 기본적인 업무교육을 받을 수 있어 취업 시 유리한 점수를 딸 수 있으며 업체 또한 이미 검증받은 직원을 모집할 수 있는 만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각 점포별로 인력을 DB화 시키고 사원추천제도를 활용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각 매장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면 향후 매장에 인력이 부족할 경우 유용하게 활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외식업계는 러시아워에만 근무하는 단시간 직원이 필요한데 이때 이러한 DB를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사원의 추천을 통한 채용이 일반 수시채용보다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원 추천제로 입사할 경우 추천인을 통해 일반적으로 업무를 어느 정도 알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채용보다는 근무기간이 훨씬 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채용 이후에도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화, 순환근무와 직급의 세분화를 통한 진급제도 도입, 각종 사내활동 지원을 통해 애사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인사팀 관계자들은 전한다.
진급제도도 이직률을 줄이는데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외식업체의 경우 대부분 일반사원·캡틴·매니저·점장 등으로 진급을 하는데 이를 더욱 세분화 시키면 진급 혜택이 좀 더 많은 근무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어 근무효율이 좋은 직원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매장 내에서 순환근무를 실시하는 것도 직원의 전문성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경우는 대부분 동료애와 자기만족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경향이 짖다”며 “회사에서 이러한 직원을 배려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리부문 “자격증 위주 교육 탈피, 실무 중심 지향해야”
조리부문 역시 인재난을 겪기는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경우 레시피에 의존, 일반적으로 조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요리는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외식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레스토랑도 전문화되는 추세에 있어 조리사들의 역량이 더욱 필요한 시점에 왔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교육시스템 개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에도 다양한 조리교육기관들이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무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은 정부가 펼치고 있는 한식세계화 작업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 보유자는 많은데 정작 한식을 세계화 시키고 널리 알릴만한 조리사는 턱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조리학교인 미국의 CIA, 프랑스의 르꼬르동블루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고 실무위주의 조리교육문화가 국내에도 시급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르꼬르동블루 한국 동문회 부회장을 맞고 있는 CJ푸드빌 R&D팀의 한상인 대리는 “서양의 조리교육문화 중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식재를 선택하는 법, 칼가는 법부터 시작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슐랭가이드 스타급의 메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라며 “국내는 과거 자격증 위주의 교육방식을 시급히 탈피하고 실무위주의 조리교육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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