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필품 가격인하 요구 업계 고심 중
정부 생필품 가격인하 요구 업계 고심 중
  • 김병조
  • 승인 2008.08.0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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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가격 내렸어도 1년 전 비해 60%오른 수준
라면, 제빵, 제과 업계 “사실상 가격 인하 어려워”
정부의 생필품 가격 인하 유도에 식품업계가 고심 중이다.

정부는 최근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여력이 생긴 생필품 가격의 인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5일 물가 및 민생안정회의를 위한 차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밀가루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관련 업체들이 라면과 빵 등 서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을 인하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유와 밀가루 등이 의미 있는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제품 가격을 인하하길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압박에 특히 밀가루와 직접적인 관계가 높은 라면, 제과, 제빵 업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격 인하가 사실상 어렵지만 무작정 외면하기도 어려운 것이 정부와 여론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이 다소 내리기는 했지만 지난 1년여 동안 오른 가격에 비하면 인하 폭이 적고 그동안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각종 부자재, 물류비 등이 전체적으로 올라 제품 가격 인하가 어렵다.

지난 2월 라면 가격을 인상한 농심은 “지난 1년간 밀가루는 물론 유가 상승으로 모든 원재료들의 가격이 올랐으나 그동안 가격 인상 요인을 회사에서 최대한 흡수했다”며 “다른 것들은 빼고 단순히 밀가루만 놓고 보더라도 2월에 라면 가격을 인상한 이후에도 밀가루 가격은 지난 5월에 또 올랐었고 이번에 밀가루의 가격 인하 폭이 예전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농심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91억7100만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대비 각각 43.6%, 23.5% 감소할 정도로 원가상승률에 의한 수익성 감소를 겪고 있어 가격인하는 어렵지만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나머지 라면 업체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도 모두 3~4월 정도에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그 이후에도 밀가루를 비롯, 모든 원재료의 가격이 오른 만큼 내부적으로는 제품가격 인하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면서도 정부의 압박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샤니와 삼립, 바리바게트 등을 운영하고 있는 SPC 그룹도 “제빵 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강력분의 경우 이번에 7% 정도 가격을 내린 것인데 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1년여간 밀가루 가격은 60%정도 가격이 오른 것이다”며 “정부의 시책에 인하 요소를 더욱 찾긴 하겠지만 그동안 업계가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이 컸던 만큼 찾는데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식빵의 경우 밥 대신 먹는 주식의 개념으로 생각해 올해 초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할 때에도 빼 놓았던 만큼 현재 만들어 팔수록 적자”라며 “그동안 밀가루 가격이 수차례 올랐지만 인상요인을 감수하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평가절하 되다가 밀가루 가격이 내렸으니 당장 내리라고 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제품들의 가격이 100원 단위로 끊어지기 때문에 인상 요인들을 누적해 한꺼번에 올린다”며 “원재료 가격이 수시로 올라 그동안의 인상요인을 아직 채 반영하지 못했는데 가격이 밀가루 가격이 소폭 내렸다고 제품 가격을 인하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초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포장재와 생산라인 자체가 조정돼 본격적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가격을 조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롯데제과 측은 “정부에서 지속적인 사인을 보내고 소비자와 어려움을 나눈다는 취지에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인하 요인 자체가 워낙 미비해 사실 뾰족한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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