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환율 폭탄 맞아
식품업계 환율 폭탄 맞아
  • 김병조
  • 승인 2008.10.20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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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대비 32%올라 환차손 눈덩이
정부, 가격인상억제 ‘사면초가’
최근 환율 상승으로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의 부담이 큰 가운데 정부가 환율 상승을 빌미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을 단속하겠다고 나서 식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면서 하루가 다르게 환율이 오르고 있다. 이에 달러당 최저환율이 지난 1월 \923/$에서 지난 16일 현재 \1373/$까지 올라 연초대비 32.8%가 올랐다.

특히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수립되지 않을 경우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1500/$대까지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 원재료가 전체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으냐에 따라 다르지만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는 대부분 원자재값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20~30% 이상 늘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이 둔화되고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도 있지만 식품업계는 환율 상승이 사용원료에 대한 원가상승 부담과 결제 시 환차손 증가 등으로 이어져 큰 손실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원료의 100%가까이를 수입하는 제분업체들의 경우 환율폭탄을 맞은 꼴이다.

UBS증권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원화약세는 수급 원재료 가격을 높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음식료품 제조업체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CJ제일제당이 최근 달러-원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UBS측은 “CJ제일제당의 이익은 환율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 1200원의 환율을 가정할 때 CJ제일제당은 내년 상반기에 77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제분업체인 A업체의 경우 1월 대금을 7월에 지급하고 2월 대금을 8월에 지급하는 식으로 6개월 후에 수입제품에 대해 실제 대금을 결제 하는데 지난 9월에만 15억원 정도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원료의 가격이 6개월 전과 동일하다고 가정해도 환율 영향으로만 원료비가 15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환차손이 지속되면서 원료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무역업에서 원료에 대한 결제는 장기 안정성을 위해서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이후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쓰는 만큼 지급 방식을 바꾸기도 어렵기 때문에 요즘같이 환율이 요동을 치면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큰 상황이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업체들의 경우 우수한 영업실적을 갖고 있는데도 환차손으로 인해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지난 16일 김동수 재정부 1차관이 물가․민생안정 차관회의를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가격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환율상승을 빌미로 편승 인상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환율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정부가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식품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식품업계는 기본 물량 이상은 현재와 같은 결제 지급 방식으로 고수하면서도 일부 금액에 대해서는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결제시스템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수익성 확보를 위해 장기불용재고의 최소화, 철저한 선입선출관리, 생산원가절감을 위해 유류절감 운동, 전기사용억제, 생산 프로세스 개선, 수율 증대, 자주보전 확대, 소모품 절감 등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안을 도출해 시행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직접적인 무역관련 부서 뿐 아니라 원가절감을 위해 점심시간 전등 끄기, 에어컨 등 실내온도 상향조정, 엘리베이터 안타기, 전열기구 억제 등 사무실 절전운동과 1회용 컵 자제, 인쇄 최소화, 이면지 쓰기 등 사무실 절전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며 “IMF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 이때 정부가 무조건적인 제재를 하기보다는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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