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 카드가맹점 수수료 1.5%로 낮춰달라”
“소상공인·자영업자 카드가맹점 수수료 1.5%로 낮춰달라”
  • 관리자
  • 승인 2009.02.05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균 수수료 대형가맹점 1.5%, 영세 자영업자 2.75%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제회복을 위한 토론회
“소상공인·자영업자 카드가맹점 수수료 1.5%로 낮춰달라”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가맹점 수수료 산정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나왔다.

한국신용카드가맹점연합회(위원장 위준상)는 지난 4일 서울 국회 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제회복을 위한 토론회(자유선진당 김용구 의원 주최)’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현재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대형가맹점(1.5%)보다 두배에 가까운 2.75%를 내고 있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카드활성화를 주도한지 10여년 이래 지난해 소상공인 가맹점의 결제수단별 점유율을 보면 현금 22.8%, 체크카드 및 기타 3.9%, 신용카드가 73.3%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 신용카드사는 전년 대비 13.6% 늘어난 5조5천억원을 가맹점수수료로 거둬들였고, 정부는 13조원의 세수를 초과해서 징수한 바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가맹점의 체감 매출은 늘어나지 않아 수수료와 세금만 더 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따라서 가맹점수수료 인하 및 카드매출에 대한 소득공제 등의 요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날 토론회는 서근하 경남정보대학 경영학부 교수가 ‘자영업자의 몰락, 그 해결책은 없는가?’라는 주제를 발제하고 지정토론이 있었다. 지정토론에는 김형영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국과장,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박성업 여신금융협회 신용카드부장, 위준상 한국신용카드가맹점연합회 위원장, 유점석 부산남부소상공인지원센터장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카드사가 돈줄을 쥐고 수수료를 정하는 시장구조가 문제”

가맹점 수수료가 대형매장보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더 높게 책정되고 있는데에는 카드사가 수수료를 정하는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경남정보대학 서근하 경영학부 교수는 “1999년 정부에서 카드사용을 활성화한 이후로 ‘카드회원, 카드가맹점, 카드사’의 3당사자 체제가 형성됐는데, 정부에서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카드수납을 하도록 지시해 카드사가 카드가맹점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됐다”며 “따라서 카드사는 일반 카드회원을 모집하는데만 급급, 카드가맹점 모집 및 관리에는 대리점을 이용하며 카드시장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고 현 카드시장의 구조를 설명했다.

서울 용산에서 10년째 컴퓨터 도매를 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나도 엄연히 카드사에 돈을 내는 가맹점주이고 그들에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카드수수료를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카드사와 주종관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가맹점과 영세가맹점 사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대형가맹점은 매출이 많다는 이유로 수수료를 적게 받고,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더 많은 비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형매장이 카드수수료를 적게 내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과거 대형매장의 단합으로 카드사용을 거부하자 카드사가 어쩔 수 없이 대형매장의 수수료를 내려준 데 있다.

“내가 판매한 카드매출, 통장에 기록해줘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중년의 외식업 자영업자는 “손님들이 5천원짜리 밥먹고도 카드로 계산하는데 몇십장씩 하는 이 건수들을 일일이 입금됐는지 확인하는 게 어렵다. 가게 주인으로서 카드사에서 입금된 카드매출대금이 정확한지, 가맹점수수료는 제대로 빠져나갔는지 제대로 알고싶다. 카드회사에서 매출건별로 입금통장에 알려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카드시장이 정부주도로 형성되면서 카드사들이 카드가맹점에 대한 서비스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소상공인은 일반 카드회원처럼 카드매출내역을 서면으로 받아보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해당 홈페이지에 가입해 인터넷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영세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할 기회가 적은 형편이다. 또한 소상공인들은 카드거래에서 불편을 겪을 뿐아니라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위준성 위원장은 “손님의 카드를 기계에 긁으면 내용이 기관 통신사의 선을 타고 승인이 떨어지는데, 이때 10초면 승인이 완료되는데도 3분 요금인 30원이 부과된다. 연간으로 추정했을 때 총 1천억원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자영업자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들이 서비스 차원에서 카드가맹점에게 승인중계 수수료를 주는 부분이 있는데 대형매장에는 건당 85원, 일반매장에는 125원을 준다. 그러나 소상공인에게는 이런 혜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카드사, “260만 소상공인이 어려우면 우리도 어렵다”

그동안 카드수수료 인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신금융협회 박성업 신용카드부장은 “2007년부터 두차례 가맹점수수료를 내렸다. 영세가맹점과 체크카드는 2.0~2.2% 수준으로 일괄적으로 내렸고, 일반가맹점에도 최대 4.5%에서 3.6%로 인하했다. 또한 범위를 서적, 문구, 의류, 미용 등 생활밀착형 매장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올해 재래시장에 있는 가맹점에도 수수료를 낮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카드업은 박리다매(薄利多賣)업종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0.3%를 낮춰도 약1조원의 수입이 급감해 본사 구조에 타격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준성 위원장은 “최근 가맹점수수료 인하조치로 소장공인 사업자의 82.3%가 혜택을 봤지만, 여전히 대형가맹점에 비해 영세가맹점은 두배 가까운 수수료를 내고 있다”며 “평균 카드수수료를 미국(2.92%), 호주(2.13%)와 비교했을 때 우리(2.29%)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카드결제율을 보면 선진국(24~26%)에 비해 우리는 71%로 카드사가 엄청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 앞에서 카드사들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반박했다.

자영업자 협상력키우고 단체협상권 보장해야

주제를 발표한 서근하 교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정보력, 협상력,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장의 근간을 이루면서도 소외돼왔다. 1999년 정부가 창업자금 5천만원을 저리장기융자로 지원하면서 풀뿌리 소상공인계층이 형성됐지만 브랜드없는 개별 점포가 결국 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했다”고 말하며 “정부는 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이 백화점, 대형할인점과 경쟁할 수 있는 그들만의 브랜드를 찾아줘야 하고, 소상공인들은 조직을 구성해 자신들의 목소리에 대해 사회와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자리에 모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내 가족의 생계와 내 작은 인생을 꾸려가기에도 하루가 버겁다. 카드사들이 ‘카드가맹점이 어려우면 카드사도 어렵다고’했는데 우리가 어려우니 카드수수료를 대형가맹점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말했다.

최밍키 기자 cmk@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