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천일염을 세계 명품으로 ... 닻 올린다<2>
국산 천일염을 세계 명품으로 ... 닻 올린다<2>
  • 김병조
  • 승인 2009.03.13 0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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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육성 및 명품화 전략 심포지엄
종합토론
▶ (왼쪽부터)고서임 회장, 조재우 상무이사, 이상학 회장, 김병조 편집위원, 박승준 사무관, 오영석 대표, 권수열 대표, 최호덕 연구원
고서임 신안군 천일염생사자협의회 회장

천일염 생산 환경이 굉장히 열악하다. 장판, 부직포 등 생산에 필요한 기물이나 시설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이를 개선하라고 정부가 융자를 해주기도 했지만 영세한 생산자들은 융자를 받아도 이를 갚기가 굉장히 힘들다. 정부에서 융자금의 50% 정도는 지원해 주길 바란다. 또한 염전의 시설을 개선하면서 생긴 쓰레기와 폐자재도 문제가 되고 있으니 이러한 것을 잘 처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

현재 천일염은 수산업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우리 생산자들은 농업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산업으로 천일염 산업이 지원받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천일염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서울, 영남권, 호남권 등에 물류센터를 지어 유통을 원활하게 해주면 생산자들도 물건 값을 제때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국가적으로 천일염 인력양성소를 마련, 후계자를 양성해야 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란다.

조재우 (주)태평소금 상무이사

소규모업체들이 천일염의 유통망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러면 결국 대기업에 OEM으로 천일염을 제공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단 대기업의 상표로 유통되면 소비자들이 제품 위생과 안전에 더욱 민감해져 이물이 아닌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클레임을 걸기도 한다. 그럼 대기업 기준에 맞춰 생산자들이 생산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인력이나 자본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자재가 고가이고 투자대비 매출이 너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과감한 투자는 어렵다.

이물선별기도 도입하고 있으나 100% 완벽하게 이물을 걸러 낼 수도 없고 가격도 비싸다. 또한 수출하기 위해서 해외바이어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으나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이 있다. 그들이 원하는 납품가대로 도저히 납품할 수 없다. 해상운송료 등을 정부에서 지원해 주길 바란다.

농업으로 분류되면 지원을 좀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천일염 산업이 농업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국산 소금과 섞어서 가공하는 고질적인 문제도 있다. 원산지표시를 강화하고 법적으로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

천일염 관련한 기능성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상학 (주)신안메이드 회장

천일염 상태로 수출을 하면 해외 바이어들이 굉장히 낮은 가격으로 구입하려고 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천일염을 명품화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대단히 큰 식품박람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프랑스 주방장 등이 시식을 한 후 매우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우리 천일염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정부는 국내 천일염 생산자 선도조직들을 지원해 수출길을 여는데 힘을 보태줘야 할 것이다. 마케팅 전략상 선도 조직을 육성해야 한다. 신안 주민 100여명을 중심으로 영농조합법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런 조직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천일염을 해외에 수출하려고 하면 글로벌 유기농 인증 마크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 인증을 해 주는 곳이 프랑스와 뉴질랜드 밖에 없는데 우리 천일염에 대해선 인증을 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소금에 대한 글로벌 인증사업을 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딱 2개의 인증만 있다. 우리가 글로벌 인증을 부여할 수 있으면 세계 소금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최호덕 (주)농심 수석연구원

식품으로서 천일염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는 라면스프 등을 만들 때 정제염을 사용했다. 라면을 만들 때는 분말스프의 흐름성이 중요한데 정제염이 이 흐름성을 좋게 하는 효과를 준다. 또 이물의 우려도 없고 균일한 짠 맛을 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애로사항은 전혀 없었으나 최근 사회적으로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증대되고 있어 천일염으로 대체하기 위해 약 1년 정도 연구를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알게 됐다.

우선 안전성 문제가 크다. 천일염은 제조 특성상 이물질이 많이 발생한다. 채염업자의 위생관념도 낮은 상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천일염은 가공식품에 사용될 수 없다. 실제로 소금이 건조되기 전 풍력선별기로 이물을 제거하고 금속검출기를 거치게 한 다음 마지막에 색깔 차이로 이물을 선별할 수 있는 색차선별기까지 거쳤다. 그렇게 해도 최종제품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었다. 이물질 관리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고 제조업자들의 위생관념이 정착돼야 한다.

맛을 관리하기 위해 천일염의 염도를 좀 더 세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염도에 따라 짠 맛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염도가 균일하지 못하면 맛이 달라지게 되고 이는 최종 제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 규격은 나트륨 함량이 70% 이상인데 식품에 사용하기 위해선 70~74% 이런 식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장점인데 이런 요소가 맛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그네슘은 쓴맛을 내기 때문에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것은 사용할 수가 없다. 따라서 미네랄 함량을 균일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도 진행돼야 할 것이다.

가격도 문제다. 정제염은 저렴한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수급되고 있다. 반면 천일염은 정제염에 비해 원가부담이 몇 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원가부담이 매우 크다. 이를 무시할 수 없다. 천일염을 등급화해서 소비자용과 소재용을 구분해 가격대를 달리하는 가격 정책을 쓰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소금 성분 분석을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분석법이 개발돼야 생산자들이 큰 부담없이 품질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일염의 수분 함량이 높은 것도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다. 수분함량이 1%미만, 가공 중 수분이 흡수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는 0.8%미만이 돼야 사용이 가능하다. 입자 크기도 균일해야 한다.

권수열 (주)도리원 대표이사

천일염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먼저 천일염 붐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수요처인 외식인들이 천일염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천일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구매가 꺼려지는 게 당연한 것이다. 외식업소에서 천일염을 많이 사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도 천일염에 대해서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일반 소금보다 가격이 비싼 것도 문제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올 때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격이 좀 더 저렴해야 천일염이 대중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거래가 활성화 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성에 대한 보장도 있어야 한다. 외식인들은 판매자들을 믿고 살 수 밖에 없는데 일부 판매업자들이 공업용을 둔갑시켜 파는 경우도 가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판매자들의 이 같은 행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오영석 (주)영명 대표이사

본인은 일본에서 식당과 김치제조 사업을 하면서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 천일염을 직접 사가지고 가서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 일본에서 김치 사업을 하면서 김치를 담가 먹으면 제대로 된 맛을 낼 수가 없었다. 원인을 찾다보니 소금이 문제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천일염을 가져와 김치를 담그니 기가 막힌 맛이 나더라. 이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천일염을 직접 사서 김치를 담그고 음식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천일염은 정말 좋은 재료다. 재료가 좋은 만큼 조금 더 연구하고 개발해서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 달라. 먼저 우리나라에서 명품으로 인정받아야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명품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 입에 내 가족들의 입에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안전, 안심,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승현 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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