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특집2>“떡볶이를 전세계인들이 먹는 음식으로 만들겠다”
<떡볶이 특집2>“떡볶이를 전세계인들이 먹는 음식으로 만들겠다”
  • 관리자
  • 승인 2009.03.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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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효 떡볶이연구소 소장
세상에 많은 연구소들이 있지만 떡볶이를 연구하는 곳도 있다. 정부는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떡볶이를 세계화하기 위해 이달 용인시 기흥구에 ‘떡볶이연구소’를 세웠다. 이 연구소는 현재 5명의 전문인력이 있고, 앞으로 3년동안 36억원의 예산이 집행될 예정이다. 떡볶이를 한식 세계화의 선봉장으로 만들겠다는 떡볶이연구소의 이상효 소장을 만나봤다.

▲정말 떡볶이를 연구하나?

-그렇다. 떡볶이를 연구한다고 하면 껄껄 웃는 사람도 있고, 아직은 해명할 일이 많다. 사람들에게 아직은 떡볶이 산업에 대한 밑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떡볶이 산업에는 떡 제조업자, 기계·설비업자, 프랜차이즈업자 등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 이 떡볶이를 해외로 수출하면 이 업체들은 물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떡볶이를 수출할 때 국가별로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연구소는 외국인 기호를 고려하면서 전통 떡볶이를 세계로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을 할 것이다.

▲떡볶이를 세계화하는데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을텐데 무엇인가.

-떡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방 늙어버린다는 것이다. 떡을 막 뽑아냈을 때에는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좋지만 금세 조직이 딱딱해진다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는 쫄깃한 식감을 서구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중대한 문제도 있다.

우리 연구소는 떡을 뽑아내고 시간이 지나도 조직에 변화가 없도록 하고, 서구인들이 좋아할만한 유연한 식감의 떡을 개발하는 것이 숙제다.

▲떡볶이를 어떻게 세계화하는가.

-떡볶이를 세계에 전파하는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떡볶이 떡과 소스를 하나로 포장한 완제품을 세계로 수출해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먹도록 하는 것. 그리고 떡볶이를 만드는 프랜차이즈업체를 세계로 내보내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사업에 적극적인 업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 장점이 무엇인가

-원부자재를 공급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음식문화를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사업에서 우리 국민 중 누군가는 이익을 얻어야 한다. 농민이든, 제조업자든 사업에서 실질적인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 모델로 미국의 맥도날드를 볼 수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맥도날드는 세계 최대의 햄버거 프랜차이즈업체다. 한국 맥도날드에서 파는 햄버거는 대부분의 원료가 한국에서 만들어지지만 핵심원료는 미국에서 수입된다. 이 핵심원료는 햄버거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 원료는 이름도 따로 없고 예를 들어 ‘XX5147’ 이런 식으로 표기된다. 미국 본사에서는 이 원료의 제조방법을 꽁꽁 숨겨 비싸게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일본의 가쓰오부시 우동이 있다. 이 소스 또한 맛의 중독성을 일으키면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도 이와 같은 모델을 본받아야 한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산시키면서 중요한 소스를 개발, 수출해 소득을 올려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자는 로열티와 매장매출, 소스판매 수익을 올리는 구조에서 수익이 있어야 한다.

▲떡볶이라는 생소한 메뉴를 세계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가.

-지역마다 입맛 차이가 분명히 있다. 이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 떡볶이연구소의 1차년도 과제다. 사실 해외에 안테나숍으로 떡볶이 매장이 있다. 러시아 연해주에 있는데 이들은 우리가 먹는 그대로도 입맛이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밖에 유럽쪽에는 맛을 좀 더 부드럽게 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매운맛에도 지역 특성을 반영할 계획이다. 매운맛이라고 해도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매운맛은 단맛이 들어가지만 apr시코쪽은 개운한 맛으로 분류된다. 인도쪽은 그들이 좋아하는 향신료를 첨가할 예정이다. 올해 조사, 분석을 마치고 빠르면 내년 정도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연구소가 앞으로 겪을 어려움을 예상한다면.

-아무래도 떡볶이에 관련된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규격과 기준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틀을 잡는 일은 성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떡볶이 산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민, 업체, 정부가 지켜봐주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 한해는 제품 연구와 마케팅 분석에 주력할 예정이다. 우선 제품 연구에서 원료와 소스를 규격화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이 규격화 작업이 자칫 ‘니맛도 내맛도 아닌’ 맛을 만들어낼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떡볶이를 산업으로 수출하려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전통성을 살리면서 지역특색을 반영할 수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우리 연구소가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마케팅 분석을 해야 한다.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의 시장을 분석하고 적합한 전략을 세울 것이다. 현재 떡볶이 연구소의 인력은 전문 연구원이 5명인데 올해 말에는 10명까지 충원하고, 2011년에는 16명의 연구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떡볶이를 전세계인들이 먹는 음식으로 만들겠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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