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 ‘정강원’을 찾아
<탐방>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 ‘정강원’을 찾아
  • 관리자
  • 승인 2009.03.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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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의 맛과 멋을 배우자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리.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 그리고 따뜻한 햇볕을 모두 갖춘 이곳에는 드넓게 펼쳐진 장독대와 전통한옥이 인상적인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이하 정강원)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문화의 가치를 보존하고 홍보하기 위해 조정강 원장이 본인의 사재를 털어 설립한 이곳은 약 7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장마로 인해 시설이 침수되고 오랜 기간 동안 정성들여 담근 장류와 젓갈 등을 하루아침에 못쓰게 돼버린 시련을 맞기도 했지만 액땜이라도 한 듯 오늘도 정강원은 꿋꿋하게 우리전통음식문화의 계승을 향해 한발씩 내딛고 있다.
드라마 식객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기도 한 정강원, 하얀 눈발이 날리는 3월 어느 날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을 방문해 봤다.
‘동촌’에서 ‘정강원’까지

정강원의 조정강 원장은 한때 서울에서 대통령 단골집으로 유명했던 ‘동촌’이라는 한정식집을 운영했다. 갑자기 남편이 쓰러져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 파는 일을 시작했던 조 원장은 현대 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홍익대 근처 등에서 동촌을 운영하며 친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뛰어난 음식솜씨로 점점 명성을 얻게 됐다.

이처럼 고급 한정식 전문점 대표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가운데 조 원장은 사라져가는 전통음식을 보존하고 한식을 세계 최고의 요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이를 위해 처음에는 지자체 등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고 결국 약 VVV원의 사재를 털어 정강원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편안함을 버리고 자신의 고집을 지켜나간 조 원장의 뚝심 덕분인지 지금은 어느덧 어려운 시작이 무색해질 만큼 국내외 관람객들이 주목하고 있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연에서 먹고 배운다

정강원에서는 오랫동안 서울에서 ‘동촌’을 운영해 온 조 원장의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맛깔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정강원 곳곳에는 강원도 특산물 및 다양한 식재료를 무공해로 키우는 자연재배단지가 마련돼 있어 때만 되면 바로 채취해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강원도 특산물을 주로 이용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서울이나 여타 지역에서 흔히 먹을 수 없는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18가지 재료를 넣어 함지박에 비벼먹는 비빔밥, 가시오가피잎, 방아잎 으로 만든 장아찌 등. 이 때문에 일부로 정강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또한 정강원에서는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직접 담가 오랫동안 숙성시키기 때문에 음식에 깊은 맛을 더해준다.

이처럼 자연재배단지나 된장, 고추장 등을 담근 수백 개의 장독대는 풍부한 먹을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고추장 담그기, 메주 쑤기, 장아찌 만들기, 전통 술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가능하게 해주는 정강원의 보물이다.

이 밖에 동계 올림픽 심사단에게 제공하기 위해 강원도 강냉이, 찹쌀, 칡, 탄산수 등으로 만든 술인 ‘동촌주’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우리 전통주의 특징인 누룩 향을 최대한 없앴기 때문인지 마신 후의 불쾌감이 전혀 없어 심사단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탄산수 특유의 톡 쏘는 맛도 마시는 즐거움을 더한다.

볼거리, 체험거리가 한가득

정강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다양한 체험시설이다.

정강원 한켠에 마련돼 있는 박물관에는 전시관, 조리체험실, 세미나실, 석빙고 등 전통음식문화체험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시설이 총집합 돼있다.
전통음식전시관에는 우리조상들이 음식을 만들 때 사용했던 전통조리기구는 물론 여러 가지 살림살이 등이 전시돼 있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짐작해 볼 수 있으며 조리체험실에는 조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설비가 다 갖춰져 있어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고 배울 수 있다.

박물관에는 약 50명이 한 번에 모일 수 있는 실내강당도 마련돼 있다. 한국 전통분위기를 잘 살린 인테리어와 최신식의 음향 및 영상시스템이 구비돼 있어 기업이나 단체들의 워크숍 장소로 손색이 없다.

박물관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석빙고이다. 전통음식을 숙성시키는 토굴형태의 저장고로 연중 -3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석빙고의 내부에는 장아찌, 젓갈 등을 보관하고 있는 약 300여개의 장독이 빼곡하게 줄지어 서있다.

박물관뿐만 아니라 방문한 고객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전통한옥체험시설과 펜션도 마련돼 있다. 금당 계곡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옥체험시설은 황토와 감람석 재료를 온돌바닥에 넣어 방문객들의 피로를 깨끗이 해소해 주며, 펜션은 정강원을 방문한 가족들이나 소규모 단체들을 대상으로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조용한 강원도 산골에 위치한 정강원이지만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도중에도 관람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전통음식문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정강원, 그들의 뿌리 찾기가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조정강 원장

▲체험관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 일제강점기, 6ㆍ25 전쟁 등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음식과 문화는 많이 사그라졌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차마 여기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다른 나라의 음식이 한식의 빈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 전통음식과 민족정신의 기본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 전시ㆍ교육ㆍ체험 등 다양한 전통음식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정강원을 설립하게 됐다.

앞으로도 정강원을 통해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의 한국전통음식문화를 보존해 이를 후손들에게 전수하고 전 국민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식세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전통을 고집하기 보다는 외국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현지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본을 잊은 채 국적이 불분명한 음식이 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또한 우리나라 음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관광을 온 외국인들을 공략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동계 올림픽 심사단이 평창을 방문하면서 정강원에 들른 적이 있는데 우리음식과 술 그리고 문화에 대해 크게 만족스러워했다. 이처럼 현지에 나가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좀 더 덧붙이자면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한식장려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무시하는 한식을 세계화하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국내에서부터 전통한식을 부흥시켜 세계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최근 들어 한식세계화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환영하나 이에 대한 정부 및 관련 업체의 의견이 분분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구체적인 방안을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식의 기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한식의 핵심은 발효음식이다. 대량생산으로 인해 고추장, 된장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손으로 직접 만든 것과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게 안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장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음식의 맛도 좌우하는 만큼 다양한 장맛을 지키고 계승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생산되는 식재가 풍부하다. 정강원에서는 각종 나물 및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 제철에 수확한 것으로 만든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1년 내내 재배가 가능해졌다고는 하나 제철음식이 가장 맛있고 몸에도 좋은 만큼 이를 고려해서 음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식재료부터 엄선해 가장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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