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상권분석>강남역 7번 출구 뒷길
<외식상권분석>강남역 7번 출구 뒷길
  • 김병조
  • 승인 2009.04.24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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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을 창업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우선 아이템을 골라야 하고 맛과 서비스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장이 위치할 상권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상권이 죽어있으면 장사가 잘 될 리 없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하면서 좋은 상권을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그런데 좋은 상권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사람이 많다고 해서, 장사가 잘 되는 맛집이 모여 있다고 해서, 역세권이라고 해서 좋은 상권이 아니다. 창업하려는 사람의 특성, 즉 창업초보자인지 경력자인지, 창업비용이 많은지 적은지, 창업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따라 좋은 상권의 조건이 달라진다.

이 같은 이유로 예비창업자들은 좋은 상권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예비창업자들의 고민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3월호부터 시작해 한 달에 한번씩 전국의 주요 상권에 대한 장단점과 전망에 대한 상권분석 기사를 시리즈로 싣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이라 평가받고 있는 곳 중 하나인 강남역 상권, 그 중에서도 강남역 7번 출구 씨티극장 상권을 중심으로 분석해 봤다.

<특별취재팀 : 이승현, 한승희, 최밍키, 길보민 기자>

소득 수준이 높은 풍부한 유동인구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으로 강남역을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강남역은 각종 기업의 사무실들이 밀집한 대한민국 최고의 오피스 상권, 주요 어학원 등이 포진해 있는 학원 상권이다. 또한 지하철 역지하 상가와 대로에 펼쳐진 판매상권이며 이면에는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는 등 상권을 형성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골고루 집합돼 있는 복합 상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오피스 상권, 대학상권 등 하나의 특색에 편중된 타 상권과 철저히 구별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혹자는 강남역을 일주일 내내 활발하게 움직이는 주 7일 상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복합상권이라는 특성상 강남역은 어느 곳보다 풍부한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강남역의 일평균 하차인원은 10만3083명이며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3772만8262명이 강남역에서 내렸다. 이는 1~4호선에 해당하는 서울메트로의 전체 지하철역 중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강남역 주변에는 각종 버스 노선이 마련돼 있어 서울 시내 곳곳은 물론 수도권 남부 방향으로도 이동이 편리한 편이며 정규 버스 외에 용인, 수원 등 다수의 수도권 대학으로 통학하는 스쿨버스도 많다. 이러한 것도 강남역 유입인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이 지역은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높기 때문에 유동인구만 많은 여타 상권과 차별화된다. 또한 불황을 크게 타지 않는 학생층도 고정적으로 확보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실질적인 소비자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이제 씨티극장 상권으로

강남역 상권은 크게 두 개의 상권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강남역 6번 출구 앞에 있는 뉴욕제과 라인이고 또 하나는 그 맞은편인 7번 출구 앞 씨티극장 라인이다.

한 입지전문가에 따르면 강남역은 애초부터 뉴욕제과 라인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상권이 형성돼 나갔지만 최근 들어 이곳은 재건축 공사가 진행돼 동선이 끊기는 등 점차 쇠퇴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씨티극장 상권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CGV극장이 들어선 이후 오히려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강남역 씨티극장 뒤 골목을 따라 줄지어 있는 음식점은 131곳. 이 중 주점이 44곳(33.5%)으로 가장 많고 한식이 26곳(19.8%)으로 다음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카페 16곳(12.2%), 일식 13곳(9.9%), 고깃집 10곳(7.6%) 등이 운영되고 있었다.

고기집이 많지 않고 인도요리전문점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 패밀리레스토랑, 일본라멘, 카레 등 일본음식점 등도 여러 곳 있어 다양한 외식업종이 혼재하는 곳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3월 실시한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가 주점 40%, 고기집 28.6%로 전체 음식점의 70%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씨티극장 상권도 위치에 따라 A급, B급 등으로 나뉜다. 강남역에서부터 중간의 세븐일레븐까지가 A급, 그 이후부터가 B급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의 주요 소비층은 20~30대 학생 및 직장인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위치에 따라 강남역과 가까운 A급 일수록 학생이 많고 B급 일수록 직장인의 분포가 높아진다.

이러한 가운데 비싼 부동산 비용이 이곳 상권의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곳의 임대료와 보증금은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매장 수명이 짧은 매장이 많은 것도 이러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부동산 비용을 알아본 결과 지하 1층 70평 매장의 경우 보증금 1억5천만원, 월세 1050만원, 권리금 3억원이고 1층 63평 매장은 보증금 1억2천만원, 월세 650만원, 권리금 2억8천만원, 3층 60평 매장의 경우 보증금 5천만원, 월세 400만원, 권리금 1억 5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9호선 개통...거대 상권 탄생 전망

강남역 상권에 대한 전망은 일단은 긍정적이다.

현재는 교보타워 사거리를 중심으로 강남역과 논현역의 상권이 단절돼 있는 상황이지만 이 곳에 지하철 9호선이 들어서고, 신분당선 환승역이 뚫릴 예정이기 때문에 강남역과 논현역을 아우르는 거대 상권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교보타워 사거리와 가까운 씨티극장 상권 중 B급으로 분류되던 곳들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바로 거품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

일례로 강남역 근처에 삼성타운이 들어서기 전에는 이에 대한 기대심리가 만발했지만 그리 큰 효과는 없었고 일각에서는 오히려 임대료만 올린 꼴이 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새로운 지하철역 개통이 이 곳 상권의 거품을 조장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예비창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이곳은 상권 특성상 뜨내기 손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단골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며 부동산 비용이 너무 비싸 진입이 어려운 만큼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이 필수적이다.

<매장소개>
▶ 하꼬야 라멘(사진왼쪽), 취연
강남역 씨티극장 뒤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패밀리레스토랑, 이탈리안 레스토랑, 고기집, 주점, 인도요리 전문점, 아기자기한 까페들까지 다양한 업종의 외식업체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은 이러한 분위기 탓에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매장들도 종종 눈에 띤다.
이 중 색다른 메뉴와 분위기로 외식업 최고의 소비층인 20~30대 여성들을 공략하고 있는 매장들을 살펴봤다.


<하꼬야 라멘>

하꼬야 라멘은 LG패션이 외식산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주)엘에프푸드의 정통 일본 라멘 브랜드이다.

직영점인 하꼬야 라멘 강남점은 지난 2008년 4월 오픈했으며 18평 규모에 좌석수는 약 30석 정도이다. 테이블은 2석 테이블이 기본이며 한쪽에는 주방을 정면에서 볼 수 있는 바 형태의 테이블도 마련돼 있어 혼자 방문한 고객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객단가는 약 6500원이고 매장운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다. 씨티극장 상권 초입에 있기 때문에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며 성수기에는 약 8번까지 회전을 하기도 한다고 매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메뉴는 돼지사골 육수에 구운마을을 가미한 ‘구마모토’, 다시마, 가다랭이, 각종 야채와 간장으로 맛을 낸 ‘아사히카’, 돼지 사골 육수에 각종 야채와 해물을 넣은 ‘나가사끼짬뽕’, 미소라멘인 ‘삿포로’ 등의 라멘류와 치킨ㆍ돈까스 덮밥, 샐러드, 오뎅탕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라멘 메뉴는 일본라멘하면 떠오르는 느끼함을 탈피하기 위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 변형시켰으나 전통 일본 라멘이라는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조절했다.

매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본으로 유학이나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일본의 전통 요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일본라멘 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전했다.

<취연>

취연 강남점은 와인카페란 독특한 콘셉트로 2008년 6월 문을 열었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이며 저녁 8~10시까지가 피크타임이다. 커피와 와인을 접목시킨 차별성으로 틈새시장을 노린 취연의 주 타깃은 20~30대 여성으로 직장인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취연의 평균 객단가는 2~3만원으로 부담스러운 가격의 와인바와 공간부족으로 분위기가 떨어지는 와인포차의 단점을 보완했다. 메뉴는 2~7만원대의 와인을 비롯해 위스키, 맥주, 칵테일과 커피 등의 음료와 스테이크류, 샐러드류, 치즈요리, 피자류의 안주가 있다. 이 중 Di Mare Salad 홍합, 새우, 오징어, 쭈꾸미 등이 들어간 발사믹드레싱의 해산물 샐러드 등 와인과 궁합이 잘 맞는 메뉴가 인기가 좋다.

매장 콘셉트는 인도의 이국적인 특징을 살리면서 중앙에 연못을 설치하고 천장에는 붉은색 실크커텐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패브릭과 비즈를 적절히 조화시켜 손님들에게 각각의 독립적인 개별공간을 제공해 안락한 분위기를 살렸다.

특히 강남점은 점주(김창기)의 코끼리 도자기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창기 점주는 “그동안 5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나라가 인도였는데 취연이 바로 인도의 분위기를 닮았다”며 “어릴때부터 모아온 약 3천점 정도 되는 세계 각국의 코끼리 도자기와 도자기 장식으로 매장을 꾸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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