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창업시장의 새바람 ‘공동창업’
FC 창업시장의 새바람 ‘공동창업’
  • 김병조
  • 승인 2009.05.08 0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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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 원하는 예비창업자에게 투자개념 형식의 창업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고 싶은 A씨, 이런 저런 복잡한 일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A씨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바로 꿈과 현실의 괴리. A씨가 원하는 점포는 중대형의 주점 프랜차이즈이지만 그가 가진 자본으로는 소규모의 분식점 오픈밖에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A씨는 자금에 맞춰서 창업 업종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에게 손 벌려 어찌어찌 모아 볼까도 생각했지만 창업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그야말로 쫄딱 망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러기도 쉽지 않다.

중대형 매장을 하고 싶긴 한데 돈은 없고, 돈을 빌려서 창업해보자니 매장운영경험도 없어 실패할까봐 걱정되고, 이런 고민들로 힘든 상황에서 A씨가 주목한 게 있으니 바로 공동창업이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B씨, 여유자금은 있는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가 않다. 주식이나 펀드는 영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이러한 B씨에게 새로운 투자의 방법으로 눈에 들어온 것이 있으니 이 또한 공동창업이다.

공동창업이란

공동창업이 최근 창업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동창업이란 여러 명의 투자자를 모집해 자본을 모아 대규모 매장을 열어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본사에서 운영하는 매장에 투자를 하고 매달 수익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받는다.

이 같은 공동창업은 소자본 창업시장의 경쟁격화 및 지속되는 불황으로 창업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안정적인 창업을 원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투자개념의 형식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동창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혼자 창업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억의 자본이 있다고 가정하고 살펴보면 혼자 창업할 때에는 1억원으로 창업이 가능한 소규모의 매장을 물색해야 하지만 공동창업의 경우에는 10명이 함께 자금을 모아 10억원짜리 중대형의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 1억원 투자로 10억원짜리 매장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는 규모 있는 사업 운영이 가능해 좀 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대형규모로 주요 상권에 오픈할 수 있어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또한 시장 진입에 있어 위험을 최소화 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매장 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 창업자의 경우 경영능력과 기술, 마케팅 능력 등이 부족해 매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공동창업은 본사가 운영을 맡기 때문에 효율적인 매장운영과 관리가 가능하다.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동업과 공동창업의 차이점이다. 동업은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여 투자를 하고 운영도 직접 하지만 공동창업은 서로 일면식이 없어도 한 매장에 투자를 할 수 있고 운영주체는 본사가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창업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이처럼 전문가가 매장을 운영함으로 인해 창업에 따른 실패 확률을 줄여준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직업이 있는 사람도 쉽게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본사 입장에서도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 직영 매장의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

최근에는 이 같은 공동창업의 장점 때문에 공동창업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공동창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토외식산업의 와바가 꼽히고 있다. 와바는 지난 2003년 말 직원 가족들이 지분을 모아 여의도에 공동창업 매장을 처음 선보이며 이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으며 현재는 19개의 공동창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와바는 주로 대형매장을 오픈할 때 이러한 공동창업을 유도한다. 소자본 창업희망자들이 자본을 모으면 충분히 큰 매장을 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17명이 투자해 구리에 200평짜리 매장을 열어 와바와 화로연을 나란히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와바는 각각의 공동창업 매장을 법인 형태로 설립한다. 예를 들어 역삼점의 경우 ‘(주)역삼와바’와 같은 법인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곳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주)역삼와바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19개 매장 중 12개는 인토외식산업에 흡수 합병된 상태로 각 매장의 주주로 시작했던 사람들은 이제 회사의 주주가 됐으며 나머지 7개 매장은 여전히 별도 법인으로 관리되고 있다.

아울러 식자재 입고, 일일 고객 수, 객단가, 매출 등 모든 재무사항은 POS에 입력돼 투자자가 항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매장운영 상황과 매출상황이 100%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이 밖에도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주주들이 모이는 운영회의를 진행, 전반적인 매장운영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향후 전개해 나갈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회사 측은 한 사람이 6개 매장에 투자를 하기도 하는 등 중복투자 사례도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프엔디파트너가 운영하는 와라와라도 있다.

와라와라는 본사가 직영점을 출점할 때 몇 명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투자를 받는 직영투자 형식을 도입하고 있다.

매장당 평균 3~4명의 투자를 받고 있으며 5천만원 이상 투자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전체 투자비중은 50%를 절대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와라와라는 6개 매장을 이러한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투자에 참여한 사람이 와라와라 가맹점 창업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주의할 점

‘투자한 만큼 돌려 받는다’ 이론만 살펴보면 완벽한 이 같은 공동창업. 하지만 공동창업에 있어서 장밋빛 현실만 있는 걸까. 그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로 몇몇 업체들은 공동창업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 시작했다가 접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의 대표는 “투자자들이 많다 보니까 각각의 의견이 너무 분분해서 매장 하나 운영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며 “특히 수익에 대한 의견충돌이 잦았다”고 털어놨다.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마케팅 등에 대한 재투자가 필요할 경우가 있는데 한 쪽은 재투자를 하자고 주장하고 다른 한 쪽은 단지 수익을 나누기에만 급급해 하는 등 모두들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의견일치를 쉽게 할 수 없었다는 것.

또한 공동창업을 시작하려다 일단 보류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도 투자자들에 대한 관리가 힘들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공동투자는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운영할 때와는 또 다르게 준비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며 “준비가 확실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 일단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참여 지분, 이익분배 원칙, 계약파기 조건, 폐업할 경우 투자금액 반납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사항도 너무 많고 더군다나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미리 예상할 수 없는 것도 고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성공적으로 공동창업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와바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와바의 경우 주주들의 사소한 의견 충돌이 매장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본사가 어떤 정책을 제시하면 그에 대해 주주들이 찬성여부를 표결에 붙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과반수 이상의 의견이 모아지는 쪽을 따라야 하며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반대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의견이야 다양하게 나올 수 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분쟁의 소지를 막은 것이다.

이처럼 공동창업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본사와 투자자 모두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공동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가맹본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적어도 공동창업을 하려는 본사는 직영점 운영 경험이 많아야 하고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인력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본사의 투자 여부, 성공적인 공동창업 운영 실적, 튼튼한 재정상태 등과 이익분배, 역할분담 등의 세부적인 계약 사항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이 수익에 대해 지나친 욕심을 가지는 것도 금물이다.

공동창업이 개인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리스크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수익에만 집착하다 보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지만 몇몇의 문제만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면 공동창업이야말로 창업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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