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뿌리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기업탐방>‘뿌리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 김병조
  • 승인 2009.05.11 0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도경영의 표본 ‘㈜오션스퀘어’
한강물도 마실 수 있고 공기도 맑았지만 먹고살기 어려웠던 예전에는 흰 쌀밥에 고기반찬이면 진수성찬이었다. 그러나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땅밑으로 전철이 휙휙 지나다니는 요즘에는 흰 쌀밥과 고기반찬은 칼로리가 높아 살찌는 음식으로 취급된다.

이런 세상에서 수산물은 살도 덜 찌고 건강에도 좋은 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높은 수요를 반영하듯 수산물 유통시장 규모는 1997년 수산물수입자유화조치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해 2008년 기준 4조원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외식산업이 발전하다보니 신선도관리가 어렵고 공급이 일정치 않은 생물보다는 간편하게 보관하고 조리할 수 있는 가공된 냉동 수산식품의 사용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수산물 시장을 보면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이 한 몫 한 것이고 대량으로 양식이 가능한 어종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자는 우수한 수산물을 확보하는 것을, 수요자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수산식품 전문기업 ㈜오션스퀘어는 전문화된 인력과 탄탄한 경영구조로 업계에선 리딩컴퍼니로 알려져 있다. 체계적인 공급관리 시스템, 다양한 제품군과 개발능력, 세계 15개국과의 수출입 계약, 양심적인 정품·정량 캠페인, 건전한 재무구조 등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수산물이 귀했던 1961년부터 선견지명을 발휘

오션스퀘어는 1961년 설립된 후 2대를 이어온 수산식품 전문기업이다. 국내외의 생산·유통현장에서 축적한 40여년간의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수산물 시장에서, 식품 시장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큰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설립 초기 회사는 국내에서 생산되던 오징어, 복어등을 해외에 수출했다. 이어 모든 산업의 인프라가 취약했던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냉동제품을 국내시장에 선보이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냉동수산물에 대한 비전을 앞서 내다본 선견지명(先見之明)이었다고 할까.

1990년대 후반 수산물의 수입이 자율화되고 경제여건이 좋아지면서, 다양한 수출경험이 있던 오션스퀘어는 해외의 품질 좋은 수산물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입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1999년에는 중국, 2005년에는 아랍에 지사를 설립했고 2007년에는 중국에 식품가공공장을 설립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현재 일본, 중국, 태국, 페루 등 약 15개 국가와 수산물 공급계약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독일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공급체계

오션스퀘어는 어획량이나 환율에 구애받지 않고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 공급처가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도 상황에 따라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한 것이다. 정진용 대표는 “해양선사와 여러 나라에 분포된 공급자들과 긴밀한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특정 수산물의 생산량이 부족해 국내수급의 문제가 있을 때에도 우선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비교적 좋은 가격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효율적인 재고관리 안목도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제시황을 예측해 수급안정을 위한 비축용 재고품을 들여놓기 때문에 국제시세의 변동 영향을 덜 받으며, 따라서 안정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9월 환율이 1천원대에서 올 3월 최고 1600원까지 올랐지만 오션스퀘어는 평균환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이용해 제품의 가격변동을 20% 이내로 최소화할 수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은 제품수입을 포기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익을 본 것은 2006~2007년의 일이 대표적이다. 당시 참소라 생산량이 국제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측하고 생산국가와 사전계약을 해서 안정적인 재고를 준비했다. 2007년이 되자 초밥용 참소라(아카니시가이)가 품절돼 공급부족을 겪던 일본의 외식기업 ‘봉구르메(Bongourmet)’가 오션스퀘어에 초밥제조기술을 이전하고 공급계약을 제안한 것이다. 회사는 이때 초밥의 본고장인 일본시장에 진출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구조에 있다.

개방형 제품개발방식

오션스퀘어는 개방형 제품개발방식(Connect&Developement)의 협력관계를 제안하고 있다.
외식업소에서 수산물 메뉴를 개발할 때, 조리과정을 분석해 특화된 식재료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피자 위에 올려지는 오징어와 짬뽕에 들어가는 오징어의 종류가 같으면 안된다. 오징어는 원산지나 종류에 따라 색상이나 수분함량 등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오션스퀘어는 고객사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도록 300여가지가 넘는 폭넓은 수산제품을 다루고 있다. 크게 원료성수산물과 반가공, 완전가공제품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원료성수산물은 수산물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동결한 것으로 재래시장, 외식업체, 수산물 가공공장, 양식장 등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반가공제품은 수산물을 부위별로 분리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가공된다. 열을 가해서 색상이나 형태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오션스퀘어에는 반가공제품이 가장 다양한데 오징어링, 가리비살, 칵테일새우 등이 있다.

이밖에 해물튀김볼, 초밥용가리비등 등의 완전가공 수산제품은 기본 반가공 과정을 거친 후 1차적으로 조리가 된 것으로 외식업소뿐 아니라 일반소비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제품은 팔아도 양심은 팔지말자, 정품·정량 캠페인

국내 유통시장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어두운 곳에서 이뤄지는 ‘중량 속이기’ 수법이다. 냉동 수산물은 보통 제품보호를 위해 얇게 얼음을 입히고 실제 내용물의 해동중량을 표시해서 유통을 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런데 상당수 수입업체들이 총중량을 실제중량처럼 표기하거나 소분과정에서 물을 과다하게 입혀 표시중량과 실제중량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눈속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중량 속이기 유혹에 쉽게 빠져들곤 한다.

오션스퀘어 관계자는 “중량을 속인 제품을 사용하고도 모르는 업소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구매자가 일일이 냉동제품을 녹여서 중량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수산물을 대량으로 이용하는 업체에서 원가분석에 실패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시장환경에서 오션스퀘어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정품·정량 캠페인’. 이 회사는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냉동 수산물의 표시중량을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오션스퀘어는 수입 냉동 수산물에 물을 입힌 총중량과 해동 후의 실제 중량을 정확하게 표기해 고객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측은 매년 식품전시회에 참가해 캠페인을 통한 해동방법의 자료를 공유하고 고객사의 담당자와 공개실험을 거쳐 이를 증명하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산물 업계의 ‘이정표’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인터뷰]정진용 대표이사

▲수산물 시장의 전망은

-‘웰빙’이 식품소비의 메가 트랜드로 정착되면서 수산물 시장의 전망은 밝다. 헐벗고 어렵던 시절에는 우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고기나 곡물처럼 포만감을 주는 식재료가 인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비만을 적으로 여기며 건강을 고려한 식재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산물 반입비율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품·정량 캠페인은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는 말처럼 외로운 투쟁인데.

-외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의 이익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싶다. 고객과 회사는 함께 커야한다는 꿈이 있기 때문에 이런 캠페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길을 묵묵히 걷다보니 고객들이 알아주더라. 최근에도 유명 외식프랜차이즈 두 곳과 계약을 했다.

식품회사는 사명감이 없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모두 우리가족을 위한다는 마음이 근본이다. 따라서 안전하고 정확한 제품은 고객을 안심시키고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력을 갖추고 정직함으로 승부하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며 임직원들의 꿈이다.

▲중량을 속이는 제품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

-우리는 정품·정량 캠페인을 통해 외식업체의 관계자들에게 수산물의 표시중량을 점검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국제분석화학회(Association of Offcial Analytical Chemists)’의 분석기준을 적용했다.

간편한 해동방법은 냉동제품을 즉시 열어서 상온(약 20℃)의 물에 넣는다. 제품 표면에 입혀진 얼음만 완전히 제거되면 계량접시에 옮긴다. 계량접시를 17~20도 가량 기울여 2분 동안 물을 흘려버린다. 이 시점의 중량을 측정한 결과치가 해동중량이다. 측정중량이 표기된 중량과 맞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재무구조가 건전한 회사라고 들었다.

-전통적으로 빚을 만들지 않는 게 경영방침이다. 1대 경영자인 아버지께서 산전수전 다 겪으시면서 알려주셨다. 우리는 수표나 어음을 발행하지 않고 은행의 여신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유동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외상거래를 하거나 차입경영을 할 이유가 없다. 지난해 말 발생한 금융위기 시에 다른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우리는 이러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궁극적으로는 종합식품회사를 지향하며 수산업계의 ‘이정표’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고객에게 항상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기업 말이다.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 최근 우리 회사의 단점을 파악한 결과, 서비스 기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솔직히 고객들에게 ‘뻣뻣’했다. 이를 보완하려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외부 업체에 의뢰해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다. 용기낼 수 있도록 업체 내외부에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주길 바란다.

최밍키 기자 cmk@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