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전통주, 김치, 떡볶이, 비빔밥을 세계로
<창간특집>전통주, 김치, 떡볶이, 비빔밥을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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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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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세계화’의 달리기가 시작됐다. 최근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출범하면서 전략 품목으로 전통주, 김치, 떡볶이, 비빔밥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단품 중에 수출 가능성이 있는 음식을 올해 우선적으로 세계화한다는 전략이다.

4가지 품목 중에서 김치는 이미 해외시장에 진출해있으나 나머지는 이제 막 발동을 거는 단계에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품목 별로 수출현황을 점검해보고 세계화의 날개를 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전통주 일본시장에서 ‘꿈틀’

‘한식세계화 의지’가 아니더라도 요즘 전통주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시장에서 전통주 판매가 늘어나 화제가 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 수출된 막걸리는 4800여t으로 2007년에 비해 25.4% 늘어났다. 엔고 덕분에 금액으로는 53% 증가해 약 60억원의 수출을 이뤄냈다.

국순당은 지난 3월 한류스타 배용준과 손잡고 고시레 막걸리를 선보이며 일본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고시레 막걸리는 6병을 묶은 한정판 300세트가 판매 개시 8분만에 매진됐고, 일본의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주일 동안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밖에 국순당은 일본에 ‘백세주’를 비롯해 고급 막걸리 ‘미몽’, 미국, 인도, 영국에 ‘명작복분자’ 등을 수출하고 있다. 국순당은 해외매출이 지난해 350만달러를 기록하며 2007년에 비해 30만달러 상승했다.

배상면주가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대포막걸리’를 일본으로 2만4천병 수출했다. 대포막걸리는 고온 살균한 제품을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판매되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산사춘, 복분자주, 민들레대포도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는 남미, 유럽으로 수출국가를 넓혀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친환경 녹색성장 참살이탁주 세계화’를 선포한 글로벌식품외식사업단은 일본에 100만달러 규모의 참살이탁주를 수출하기로 했다. 조만간 일본 편의점, 호텔에서 참살이탁주를 볼 수 있게 된다.

참살이탁주는 수입 가공쌀로 빚어진 막걸리가 많은 시장에서 100% 국내산 친환경 쌀로 만들어진 고급 탁주라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일본시장에서 참살이탁주는 드라마 ‘대장금’의 이영애 캐릭터를 제품 포장 등에 사용하고, 일본의 유명 주류회사인 ‘삿포로비어’가 유통을 도와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게 된다. 사업단은 참살이탁주의 일본 수출액을 연간 1억달러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 고창서해안복분자주는 지난 4월 15만~20만달러에 달하는 복분자주를 담은 컨테이너를 미국시장에 내보냈다. 회사는 수출업체 ‘아트큐브’와 손잡고 미국에 총 10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고창서해안복분자주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고창서해안복분자주 관계자는 “최근 복분자주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교포들이 찾는 수준에서 머무르면 안된다”며 “현지 매니아 층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미국, 중국 등에 지사를 설립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막걸리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이동주조는 1993년부터 지사를 설립했다. 3~4년전부터 일본 매출이 매년 20~25%씩 오르다가 2008년에는 34억여원을 기록했다. 이동주조는 ‘이동쌀막걸리’를 1ℓ짜리 팩으로 만들어 유통의 편리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밖에 1998년에는 미국 LA에도 지사를 설립해 해외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김치 ‘한식세계화의 원조’

김치는 한식세계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일본에서 김치가 인기를 끌었고, 일본은 ‘기무치’라는 이름으로 김치를 역수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김치의 88%가 일본에서 팔렸을 정도로 일본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김치 수출금액은 2004년 1억200만달러였으나 2006년 ‘김치 기생충 알 파동’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어 7천만달러로 바닥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수출이 8500만달러로 올랐으나 엔고 등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1억2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가집김치’로 업계 1위에 있는 대상FNF는 전세계 18개 나라에 브랜드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규모는 2100만달러에 달하고 2007년보다 12.8% 상승했다. 올해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대상은 일본시장뿐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에도 영역을 확장할 전략을 짜고 있다.

한성식품은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재 ‘건(建) 블록 김치’를 개발, 시판을 앞두고 있다. 동결, 건조 제품인 건 블록 김치는 국물이 흐르거나 냄새가 날 염려가 없고 휴대하기 쉽다. 한성식품은 지난해부터 수출을 시작해 해외매출 30만달러를 올렸고, 올해는 1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떡볶이 ‘미지의 땅을 두드리다’

최근 한식세계화 움직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단연 떡볶이다. 김치나 비빔밥은 이미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가능성이 높은 음식이지만 떡볶이는 그야말로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떡볶이를 세계화하기 위해 올해 3월 (사)한국쌀가공식품협회 산하에 ‘떡볶이연구소’를 세우고 ‘서울떡볶이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서울 양재동에서 이틀간 열린 떡볶이페스티벌에는 5만820명이 다녀가면서 떡볶이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취됐다.

떡볶이페스티벌 이후로 떡볶이연구소는 떡볶이업체 ‘농산식품’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 6일 농산식품과 연구소가 떡볶이·소스 20t을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에 수출하게 된 것이다.

떡볶이연구소 이상효 소장은 “이번 수출은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하는 수동적인 사업이 아니라 뉴욕에 거주하는 중국계 미국인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며 “떡볶이 세계화의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첫 기회”라고 말했다.

농산식품 박태우 대표는 “이번 수출은 일시적 선적에 그치지 않고 최소 월 20t을 지속적으로 선적하기로 한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농산식품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에 처음으로 떡볶이떡·떡국떡을 수출했으나 난관을 겪었다. 현지인들이 ‘떡볶이’라는 음식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먹는 음식에 소량 넣어먹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나 대만에서 유사품을 만들어 kg당 500원 이상 싸게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농산식품은 제품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지난 4월 떡볶이연구소에 손을 내밀게 됐다. 떡볶이연구소는 중국계 미국인들이 선호할만한 자장소스, 칠리소스를 가미한 요리방법을 농산식품에 제안해 이번 수출 물량에 적용했다.

이상효 소장은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소스개발과 다양한 떡볶이 요리 매뉴얼을 제공하기 위해 ‘떡볶이 정보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업체들의 수출길을 유도할 것”이라며 “조만간 칼라떡을 판매하고 있는 ‘인삼골’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빔밥 ‘가공식품 비롯해 외식 브랜드로’

비빔밥은 김치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미국 가수 마이클잭슨이 비행기에서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먹어본 이후로 즐겨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수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비빔밥 수출은 ‘햇반’처럼 무균포장 밥이 개발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비행기 기내식으로 들어가는 햇반으로 지난해 2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휴먼라이스푸드는 지난 12일 중국 북경에 2만7500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비빔밥 식재료를 수출한다고 밝혔다. 거래 업체는 ‘Sinense(beijing) Caterring Management’로 밥차를 운영하며 주요 전철역이나 행사장에서 즉석 비빔밥을 판매할 예정이다. 비빔밥은 밥과 나물을 개별 포장해 뜨거운 물에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휴먼라이스푸드는 올해 수출목표를 50억달러로 잡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본아이에프’는 비빔밥 브랜드 ‘본비빔밥’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중국·말레이시아에서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에 가맹점 하나를 더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외국인들에게 막연하게 비빔밥을 단품으로 제공하는 것보다 본비빔밥 매장에 우리 문화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선보여줌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세계화’의 날개를 달아주려면

전통주, 김치, 떡볶이, 비빔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걸림돌은 무엇일까.

전통주는 와인, 사케 등 외국제품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종은 사케와, 증류주는 위스키와, 복분자주는 와인과 영역이 겹친다는 것이다.

글로벌식품외식사업단 윤진원 대표는 “술만 단품으로 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막걸리 정서’가 있듯이 ‘문화적 코드’를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류 세금을 낮추고 원재료 가격을 낮춰줘서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치는 수출시장이 일본시장에 치중돼 있고, 김치보다 ‘기무치’가 더 유명해 종주국으로서의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김진욱 식품수출팀 차장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은 ‘밥’ 문화 때문에 김치 수출의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상류층을 대상으로 고급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금준석 박사는 “꼭 밥에 곁들이지 않더라도 백김치는 피클처럼 상큼하고 아삭하게 먹을 수 있어 미국, 유럽에도 수출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김치 수출을 양적으로 늘려야 김치 종주국으로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떡볶이는 아시아를 제외한 서구인들이 떡의 쫄깃한 질감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떡볶이연구소 이상효 소장은 “떡볶이의 경쟁력은 떡보다는 양념에 있다”며 “고추장을 기본으로 하되 지역별로 간장, 칠리 등 다양한 양념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인들이 처음부터 일본 초밥의 날생선을 좋아하지는 않았다”며 “전세계적으로 점차 다양한 문화에 익숙해지고 받아들일 자세를 갖춰가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떡볶이를 알린다면 떡의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빔밥은 ‘어떻게’ 수출하는가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빔밥을 단품으로 수출할 때에는 ‘무균포장밥’, ‘나물진공포장’ 등의 가공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외식메뉴로 수출할 때에는 비빔밥만 전문으로 다루는 식당을 내보내서 현지에 맞는 소스, 상차림, 주방시설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비빔밥을 운영하고 있는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중국은 더 담백한 소스를 선호하고, 미국은 다양한 양념과 재료를 고객 스스로 고르길 원하는 등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 음식을 먹으면 ‘대접받는다’는 느낌 줘야”
[인터뷰]한국식품연구원 산업진흥연구본부 금준석 박사

▲음식을 세계화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가.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당 품목이 튼튼한 국내 기반을 갖추고 있다거나 깊은 역사가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문화적 색깔을 입힐 수 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면 훌륭한 수출품목이 될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음식들이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극복방법은.

-포장부터 바꿔야 한다. 사실 비빔밥 포장지, 떡볶이 포장지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서 제품을 집어든 사람이, 혹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이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 한식당에서는 세팅방법도 고급화해야 할 것이다.

▲해외수출 업체들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는.

-우리 음식 그대로를 고집하느냐 현지화하느냐의 문제이다. 우선 기본 틀을 갖추되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바꿔야 한다. 우리 음식이 아무리 맛있다고 외쳐봤자 외국인들이 먹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 음식은 한국문화에서 발생했다’라는 인식을 심어놓으면 그들의 입맛에 맞게 조리법을 바꾸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떡볶이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어렵지만 토마토, 간장 소스를 쓰거나 떡과 고기, 야채를 섞어서 만들면 ‘퓨전 음식’이 되면서도 외국인들의 입맛에는 잘 맞을 수 있다.

일단 그들이 떡볶이를 먹기 시작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최근 외국에는 밀보다 쌀이 다이어트식으로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쌀떡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방법이다.

▲구체적인 수출방법은.

-지역별 특성에 맞춰서 먹는 방법 등을 달리해야 한다.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전자렌지에 3분 내에 데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미국 사람들은 요리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요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유럽 쪽에는 반조리 형태의 제품으로 수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서양인들이 ‘쌀’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는 것은 사실인데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차이가 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멥쌀을 잘 먹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것을 파악해 수출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4가지 품목 외에 또 다른 수출품목을 생각한다면.

-약과, 유과 등이 있겠다. 한과라고 해서 외국인들이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유과는 너무 늘어져서, 강정은 너무 딱딱해서 처음 받아들이기에 어려워하는 외국인들을 봤다. 약과는 그 중간에 있는 음식이라 가능성이 있다. 유과에는 치즈, 초콜릿을 입혀서 내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우리 음료가 있다. 한식세계화라고 메인 메뉴에만 치중할게 아니라 그것과 어울리는 음료수를 같이 선보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운 떡볶이에는 달콤한 식혜를 같이 마실 수 있게 한다던지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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