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상권분석>[3] 혜화역_대학로
<외식상권분석>[3] 혜화역_대학로
  • 관리자
  • 승인 2009.05.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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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법과대학이 있던 시절부터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많이 모였던 대학로. 서울대가 이전하면서 마로니에 공원이 생겨났고, 연극이나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거리로 떠오르면서 이곳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동대문, 명동 등 '쇼핑'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상권이 힘을 얻게 됐고, 연극공연의 인기가 시들해짐에 따라 대학로는 젊음의 열기가 한층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 이승현, 한승희, 최밍키, 길보민 기자>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서울 대학로 상권.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상권이 예전보다 주춤해있는 상태이다. 과거에는 지갑이 얇은 젊은이들이 저렴하게 공연문화를 즐기고 오밀조밀한 찻집, 밥집, 술집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던 이곳은 이제는 현대식 하는 건물들이 세워지고 층별로 기업형 외식업소들이 들어서있다.

객단가는 5천~6천원대에서 1만원대로 높지 않지만 임대료는 강남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개인사업자가 들어가기에는 어려울 정도다. 따라서 혜화역을 중심으로 하는 대로변 상권에는 기업형 외식 브랜드가 들어서 있고, 발길이 뜸한 주택가 안쪽으로 갈수록 작은 업소들이 즐비하다.

대학로 상권은 혜화역 도로를 두고 마로니에공원 방향과 성균관대 방향으로 나눠진다.

마로니에공원 부근 상권에는 소극장이 몰려있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프랜차이즈형 밥집이 많이 들어서 있다.

마로니에공원 방향에는 40평 이상의 대규모 매장이 많다.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이곳은 50평을 기준으로 했을 때 권리금이 5억~6억원, 보증금 2억5천만~5억원, 임대료 1천만~2500만원 정도다. 일마레, 로쉐프 등의 고급을 지향하는 레스토랑부터 다양한 커피집, 와인집이 큰 평수를로 운영되고 있다. 객단가는 보통 1만원 이상이고, 밤 10시 이후에는 분위기가 한산하다.

반면 성대 방향(대명거리)은 밤이 깊어질수록 불이 밝아진다. 주로 중저가 술집, 분식, 밥집이 몰려있다. 객단가는 보통 5천~6천원이고 1만원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성대 방향 입점 비용은 마로니에보다 적다. 1층 10~15평을 기준으로 했을 때 권리금 1억3천만~3억5천만원, 보증금 7천만~2억원, 임대료는 160만~500만원이다. 2층의 경우에는 권리금이 보통 1억5천만원이다.

풍부한 유동인구로 외식기업의 실험무대

대학로에는 안테나샵이 많다. 높은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스타벅스, 파리크라상, 크리스피크림, 크라제버거 등이 40~50평 이상의 대형 규모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피자헛, 미스터피자, 베니건스, TGIF 등은 이미 터줏대감으로 정착해 있다.

이는 그만큼 대학로가 유동인구가 많고 강북을 대표하는 문화거리로 상징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의 하차 인원은 총 1664만여명으로 전철로만 하루 평균 4만5천여명이 이곳에 쏟아져 내렸다. 이는 4호선 명동역의 지난해 하차 인원이 1530여명, 하루 평균 4만1천여명이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치다.

연극공연문화의 메카

전문가들은 연극․공연 문화가 있다는 것을 대학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혜화역 4번 출구에 문을 연 ‘서울연극센터’에 따르면 대학로에는 소극장, 갤러리가 116개 있고, 매주 크고작은 연극, 뮤지컬,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연극센터 방문객 수는 주말이면 하루 800명에 이른다.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 중에 70% 이상이 마로니에공원 방향에 밀집해 있다. 이곳에는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이 여유롭게 차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카페가 들어서 있다. 오설록 티하우스, 느리게걷기, 로즈하우스, 디 초콜릿 등의 카페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 대학로는 이대, 신촌, 홍대보다는 방문 연령층이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선정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고급 레스토랑보다는 보편적인 식당이 더 많은데, 고깃집, 보쌈집, 찜닭집, 롤집, 쌀국수, 샤브샤브 등 선택의 폭이 넓다.

공연없는 월요일 매출은 절반으로 ‘뚝’

연극공연이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마로니에 공원 부근에 있는 롤집 관계자는 “연극공연이 없는 월요일에는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연극공연이 호황을 누릴 때에는 매출이 동반 상승하지만 요즘같은 불황기에는 더불어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불경기로 공연기획사들이 공연수나 일수를 줄이면서 주변 외식업소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다른 상권에 비해 점심 영업이 취약한 것도 단점이다. 강남, 종로처럼 직장인들이 빼곡하게 앉아있는 큰 사무실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성대 방향 거리는 객단가가 낮고 매장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맥주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성대 방향은 먹자거리로 마로니에공원 쪽 보다는 사람이 더 많지만 학생층이나 뜨네기 손님이 많아서 매출이 높지 않다”며 “매장도 2~3년에 한번씩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마로니에공원 방향에는 고기구이전문점 ‘곰내미’, 퓨전음식점 ‘호브노브’, 롤전문점 ‘롤집’ 등 5년 이상 영업하고 있는 업소가 많다. 이쪽 상권은 투자비가 높기 때문에 쉽게 매장을 바꿀 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인테리어 수준 높여라

대학로 상권을 바라보는 업계의 눈빛은 밝지 않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마로니에공원 상권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없다. 요즘에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즐기고 종로 등 주변 상권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상권이 수유리, 노원 등으로 쪼개지면서 예전처럼 상권이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공연문화에 희망을 거는 의견도 있다. 1991년 문을 연 호브노브 관계자는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공연문화는 지속될 것이고 여기에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소비자를 겨냥해서 서비스와 인테리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로니에공원, 성대 방향(대명거리) 상권 이외에 성대 입구 상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본아이에프의 상권분석 전문가는 “성대 입구 쪽 버거킹이 있던 자리에 던킨도너츠가 3층 건물로 들어서고, 옆에 스타벅스가 문을 열면서 분위기가 환해졌다”며 “권리금 등 투자비는 마로니에공원 상권보다 적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눈에 띄는 메뉴를 선정하고, 서비스․인테리어 수준을 높여야 대학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소비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눈에 확 띄는 메뉴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여유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만큼 서비스나 인테리어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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