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여 새로운 성장동력 ‘녹색’을 잡아라
식품업계여 새로운 성장동력 ‘녹색’을 잡아라
  • 관리자
  • 승인 2009.05.22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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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저탄소 녹색성장’ 새 수익창출 모델로 자리매김
정부, 기업에 세제 혜택·인센티브 제공 등 동참 이끌어
최근 세계를 주도하는 경제의 흐름 중 하나가 바로 녹색성장이다. 미주와 유럽,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이 수십년간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산업화·도시화가 이뤄지다보니 몇 년전부터 환경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과거의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존을 위한 투자였다면 이제는 투자를 넘어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선진국들은 CO2 배출량 등 환경기준을 규제장벽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식품업계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해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른 산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와 대처가 미흡해 보인다.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몇몇 기업이 선도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식품기업들은 단순한 생산 효율화 차원에서 녹색성장을 바라보는 측면이 강하다. 본지는 녹색성장의 바람이 식품업계로 확산되길 기대하며 선도적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정부, 녹색성장 관련 다양한 정책 제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녹색성장은 자원빈국이자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역설하며 녹색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정부에서는 녹색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정부는 ‘환경의 신가치 혁명을 통한 녹색부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 녹색일자리 및 생활공감 등 4대 분야, 49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또한 정부의 녹색성장 10대 추진 방향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저탄소 정책 △녹색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고도의 융합녹색기술 개발 △녹색기술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업의 경쟁력 강화 △국토·도시·건축·교통 구조의 개조 △소비패턴까지 바꾸는 생활혁명 △녹색성장은 교육·환경정책 △환경 친화적인 세제정책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외교정책 등이다.

녹색성장을 국가 브랜드화하고 경제 전반을 비롯해 사회·문화 전반에 까지 스며들게 하며 이를 적극 실천하는 기업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녹색성장에 적극 동참

이같은 녹색성장과 관련해서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식품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CJ는 지난해 8월 녹색성장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는 에코프로젝트TF팀을 신설했다. 식품기업으로는 유일한 조직이다. 이곳에서는 CJ제일제당이 향후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현해 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일반 업무 환경에서부터 생산시설, 생산되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경영활동 전반에서 ‘그린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산사옥의 운영 전반에 대한 전 사원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168건의 개선안을 도출, 실행함으로써 연간 6천만원 상당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봤다. 또한 생산설비에서의 에너지 절감 활동을 상시화·구체화하기 위해 전국 19개 사업장에 에너지 혁신위원회를 상기 기구화해 운영하고 있고 여기서 모아진 대책 실행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130억원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인천2공장에 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설을 7억원을 투자해 설치, 연간 8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이를 다른 공장에까지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1993년부터 청정연료인 LNG를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2013년까지 CO2 배출량을 2007년 대비 30%이상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전국 6개 사업장이 환경부로부터 환경친화기업을 선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풀무원도 친환경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풀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유기농 원료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 이로 인해 유기농 농업이 활성화되면 농약이나 비료의 사용량이 감소하게 되고 그만큼 환경에 도움이 된다. 풀무원은 주력 상품인 두부와 나물 제품과 함께 나또, 녹즙 등의 제품에 친환경·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다른 가공식품에도 가능한 한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인해 ‘유기농 두부’ 제품이 지난달 6일 한국식품연구원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유기가공식품으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풀무원은 2008년 7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국제 협약인 ‘UN Global Compact caring for climate’의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실행해나가고 있다.

또한 충북 음성 공장에서는 CJ와 마찬가지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고, 에너지 고효율 성비를 도입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규 냉동기에 오존층 영향이 적은 청정 냉매를 사용하고 있으며 두부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폐열 회수기를 통해 재활용하고 태양열과 풍력 등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가로등을 설치해 야간 조명으로 활용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적극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2013년까지 물과 CO2 배출량을 지금보다 10% 줄일 계획이다.

풀무원의 환경경영의 핵심은 임직원들의 의지다. 직원들이 참여하는 Eco Day Campaign은 생활속 로하스를 실천하는 것으로 대중교통이용하기, 종이컵 없애기 등 몸소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열리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는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환경과의 조화를 경영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2007년 환경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전 세계 코카콜라 시스템의 물 사용지수, 에너지 사용지수 등이 비교 분석돼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코카콜라의 물 사용지수는 2.42ℓ/ℓ로 글로벌 평균 2.52ℓ/ℓ보다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에너지 사용 지수 역시 0.46MJ/ℓ로 글로벌 평균 0.48MJ/ℓ 보다 낮았다.

코카콜라는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여주 공장과 양산 공장은 CO2 배출 절감을 위해 보일러 이코노마이저, 폐가스 열화수기 등 공장 설비를 교체해 연간 6400만원 상당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자판기와 냉각기에 사용하는 냉매 가스도 오존층 파괴 지수가 낮은 수소불화탄소(HFC)로 교체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CO2 배출량을 2005년 8495tC/년에서 2006년 8198tC/년, 2007년 7262tC/년으로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도 포장재 감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7년 11월 한국환경자원공사와 ‘폐기물 감량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고, 그 결과 전체 폐기물 발생량을 2005년 1만2446t에서 2007년 8841t으로 40.7%나 줄였다. 또한 빈용기 보증금 제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재활용을 극대화하는 자원 순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07년 코카콜라 병 제품의 반환률은 104.4%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웅진식품도 용기 경량화를 통해 환경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용기 경량화를 실천, 1200t의 폐기물 발생 억제 효과와 10억원대의 비용 절감 효과를 올렸다. 웅진식품은 기존 500㎖ 페트병의 무게를 33g에서 29g으로 4g 감소시키고 180㎖ 유리병의 무게를 132g에서 123g으로 9g 감소시켰다. 또 병을 감싸는 라벨의 두께를 기존 50㎛에서 45㎛(머리카락의 1/2두께 이하)로 훼손되지 않는 최소의 두께로 조절했다. 1200t의 폐기물을 500㎖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약 4천만개가 된다. 웅진식품 박천신 환경위원장은 “용기 경량화를 통해 현재까지 약 1억6천만개의 페트 및 유리병을 교체하면서 약 10억원대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며 “녹색성장이 실제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웅진식품은 이같은 원가절감 노력으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음료업계가 가격을 인상할 때 아침햇살, 하늘보리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이밖에 웅진식품은 생활 녹색경영활동 이외에 공정스팀 응축수 설비 개선을 통한 연료 사용 절감 및 저탄소 배출 성과 등 혁신적인 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11월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탄소성적표시제’ 실시

식품업계가 적극적으로 녹색성장에 동참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도가 탄소성적표지제다. 올해부터 실시되는 이 제도는 제품의 생산, 수송, 사용, 폐기 등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CO2 배출량으로 환산해 라벨 형태로 제품에 부착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환경오염을 덜 일으키는 상품을 고르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식품은 풀무원 유기농투컵두부 생식용, 코카콜라PET 500㎖, CJ제일제당 햇반, 좋은상품 홈플러스 우유(연세우유 제조), 스마트이팅무염감자칩, 스마트이팅1/2나트륨버터맛감자칩, 스마트이팅1/2나트륨홍초맛감자칩(해태제과식품 제조) 등 15개 제품이 있다.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원하는 기업인 탄소성정표지 작성지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해 인증신청서와 함께 인증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탄소성적표지 홈페이지(www.edp.or.kr/carbon)를 참고하면 된다. 탄소성적표지는 환경 경영이 실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품업체들 입장에선 식품안전, 품질 등과 함께 환경 기준이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식품업체들은 국가 정책이나 공공의 선 추구 차원이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해 환경 경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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