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식품 연구마케팅본부 연구소 최재황 주임연구원
“이번 겨울에 판매할 호빵을 만드느라 한창입니다. 딱 지금, 6월부터 7월까지는 호빵 개발을 끝내야 하반기에 대비할 수 있거든요. 최대 20가지의 제품을 만들어서 테스트하고 마지막에는 4~5가지 정도를 골라 생산합니다.”
최재황 연구원은 삼립식품에서 5년여간 호빵을 담당해온 ‘호빵맨’이다. 호빵은 조리된 내용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메뉴개발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음식 트렌드를 파악해 호빵 내용물을 선정하고, 그해 기후에 따라 제품 발매 시기를 선택하며, 습도가 많은 호빵이 변질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시험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최근에는 내용물이 단순히 단팥, 야채뿐 아니라 피자, 호박, 불닭 등 다양해지고 있어 개발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손바닥 크기만한 호빵에 뭘 더 넣을 수 있을까. 그는 소비자들의 외식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온갖 외식업소를 다녔다. 양식, 중식, 한식, 분식 가리지 않았다. 덕분에 2006년에는 중화만두를 넣은 호빵이 나와 호응을 얻었다.
최 연구원은 2004년에는 웰빙 열풍을 반영해 호밀호빵을, 2006년에는 호두 등 견과를 넣은 호빵을, 2007년에는 단호박이 들어간 호빵을 개발하며 웰빙호빵을 완성시켰다. 올해 트렌드는 불경기로 마음이 지친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전통음식’이란다.
물론 실패도 있었다. 그는 “2006년에 견과 호빵이 좋은 반응을 얻어 내친김에 견과에 고구마까지 추가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인기를 얻지 못했어요. 그때 소비자들이 한번에 너무 다양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호빵은 어차피 단팥, 야채가 가장 많이 팔리는데 왜 그렇게 다른 메뉴를 개발하느냐는 질문에 최 연구원은 “하나가 잘 나간다고 해서 제품개발을 멈춘다면 기업의 의미가 없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일에 자부심을 느끼냐고 물었다. “호빵은 추석 이후부터 겨울까지 짧은 기간에만 팔리지만 성수기에는 하루 2만~3만상자씩 나가는 회사의 주력 상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만든 제품을 먹고 ‘맛있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껴요. 길을 가다가 호빵 먹는 사람을 보면 우유라도 사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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