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건대역_ 2번 출구‘먹자골목’
<상권분석>건대역_ 2번 출구‘먹자골목’
  • 김병조
  • 승인 2009.06.29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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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파악해 20대를 공략하라
외식업을 창업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우선 아이템을 골라야 하고 맛과 서비스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장이 위치할 상권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상권이 죽어있으면 장사가 잘 될 리 없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하면서 좋은 상권을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

그런데 좋은 상권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사람이 많다고 해서, 장사가 잘 되는 맛집이 모여 있다고 해서, 역세권이라고 해서 좋은 상권이 아니다.

창업하려는 경영주의 특성, 즉 창업초보자인지 경력자인지, 창업비용이 많은지 적은지, 창업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따라 좋은 상권의 조건이 달라진다.

이 같은 이유로 예비창업자들은 좋은 상권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예비창업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3월호부터 시작해 한 달에 한번씩 전국의 주요 상권에 대한 장단점과 전망에 대한 상권분석 기사를 시리즈로 싣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단순한 대학상권을 뛰어넘은 복합 상권 중 하나인 건대역 상권, 그 중에서도 건대역 2번 출구 먹자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분석해 봤다.


풍부한 유동인구·복합상권 ‘장점’

건대 상권이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8~9년 전이다. 그 이전까지는 세종대학교가 들어서 있는 화양리 일대가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미성년자 음주 문제, 점포들의 지나친 저가 경쟁 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화양리 상권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건대입구역 일대는 화양리 상권의 유동인구를 흡수하며 새로운 상권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건국대와 세종대 학생들을 기반으로 성장한 건대입구역 상권은 대학상권을 뛰어넘어 신촌에 버금가는 거대 복합상권으로 도약했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은 동서울터미널과 인접해 있어 서울 전지역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다.

또한 강남과 강북을 잇는 청담대교는 강남에서 건대상권으로 진입하는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시켜 놨으며, 분당~장지 인터체인지간 도시고속화도로와 직접 연결돼 있어 분당 인구가 건대 상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5년 건국대 병원의 개원에 이어 스타시티, 롯데백화점, 이마트, 롯데 시네마 입점으로 다양한 고객층이 형성되고 있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상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2009년 1~4월 건대입구역의 일평균 하차인원은 4만9461명이며 같은 기간 동안 총 하차인원은 593만5361명으로 월 평균 148만3840여명이 건대입구에서 내렸다.

복합상권이라는 특성상 풍부한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건대상권은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일대와 반대편 5번 출구 주변으로 크게 나뉜다.

사람들의 약속 장소로 이용되는 2번 출구 일대는 대로변 상권과 먹자골목 상권으로 구분되며 먹자골목 상권은 다시 7번지 상권과 5번지 상권으로 나뉜다. 건대역 5번 출구 이면에 위치한 로데오 거리도 건대 상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즉 건대상권은 판매 업소가 몰린 대로변, 음식점 및 주점 중심의 먹자골목, 패션업종이 밀집된 로데오 거리 등 다양한 종류의 점포들을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건대 상권 중 에서도 이른바 ‘A상권’은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어린이대공원 방면으로 500m가량 이어지는 대로변이다.

건대병원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 지상 3~5층 정도의 낮은 건물들로 1층에는 10~20평 내외의 소규모 점포가, 2, 3층은 20~50평의 중형 점포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퓨전 음식점과 화장품, 잡화, 속옷, 악세사리 등 젊은 층을 상대로 하는 업종이 주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동선의 출발점이 되는 대로변 상권은 낮부터 유동인구의 흐름이 활발한 편이지만 야간에 비해 점심 매출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건대역 2번 출구에서 한 블록 지나 왼쪽으로 들어서면 먹을거리 상권이 펼쳐진다.

대부분 지상 2~3층 규모로 건물 하나가 하나의 점포인 경우가 많다. 먹자골목 초입에는 주로 고깃집과 닭갈비 집이 많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호프, 민속주점 등이 몰려 있다. 뿐만 아니라 노래방, DVD방, 비디오방 등 오락 시설들도 밀집돼있다.

먹자골목은 젊은 층을 겨냥한 퓨전 음식, 피자, 호프집과 중·장년층을 겨냥한 해물, 아구찜, 닭갈비, 감자탕, 숯불구이 등이 있다.


동일한 콘셉트 매장 많아 ‘차별화’ 필요

건대 최고의 먹을거리 상권 중 7번지 상권은 역출구와 인접해있어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보이고 있다. 먹자골목의 메인도로 일대가 7번지이기 때문에 7번지 상권이라고 불리워지는 이곳은 주로 주점 및 음식점이 몰려있어 야간 매출이 높은 편이다.

7번지 상권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동안의 상권 분위기나 아이템에 식상한 사람들이 점차 변화를 원하고 있어 최근 들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건대 상권은 시대 흐름에 둔감한 편”이라며 “예비창업자들은 트렌드를 잘 파악해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건대상권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5번지 상권은 신한은행으로 들어오는 먹자골목의 첫 번째 사거리로 이곳 역시 들어선 점포들의 번지수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5번지 상권의 초입에는 삼겹살집들이 대거 밀집해있고 끝자락에는 주택을 개조한 주점과 대형 바,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7번지 상권과 마찬가지로 야간 매출이 집중돼있다. 5번지 상권의 삼겹살 매장은 유사한 형태의 간판과 유사한 매장 구조를 갖추고 있어 겉으로 보아선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일한 콘셉트의 매장이 많다는 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약간의 차별화로도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며 “5번지 상권의 한 고깃집은 영화, 포스터, 딱지, 교복, 옛날 전화기 등 오래된 소품들로 채워져 향수를 자극하는 분위기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깃집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맛과 서비스를 넘어선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거품 많은 부동산 가격

서울 시내의 주요 상권들이 다 그렇듯이 건대 상권 역시 부동산 가격은 높게 책정돼있다.

부동산 가격을 알아보면 건대 대로변 상권의 1층 25평 매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 보증금 1억5천만원에 임대료 월 450만원, 권리금 2~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2층 60평 매장 같은 경우는 보증금 2억원에 월 600만원, 권리금 1~2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로변으로 진출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은 우선 자금력을 갖춰야 한다.

먹자골목 상권에서 1층 10~15평 매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7번지 상권은 보증금 7천만~2억 5천만원이고 임대료는 월 350만~500만원, 권리금 1억5천만~4억5천만원이며, 5번지 상권은 보증금 5천만~1억5천만원, 임대료 월 250만~400만원, 권리금 1억~2억원 정도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3년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는 “건대 상권에서는 웬만큼 장사가 잘 되지 않고서는 높은 임대료 탓에 버틸 수가 없다”며 “눈에 띄는 독특한 아이템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건대 상권의 생존전략”이라고 말했다.

건대 상권은 부동산 비용이 높은 반면 평균 객단가가 1만~2만원으로 낮은 편이다.

대부분 고깃집과 주점이 많은데다 소비층이 젊은 학생들이나 직장인이다 보니 저렴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먹자골목 상권에는 대부분 중저가 외식브랜드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고가의 패밀리 레스토랑,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김가네 가맹관리부 김석용 부장은 “예비창업자들은 우선 투자대비 수익을 정확히 파악한 뒤 인근점포 시세 파악과 업종에 맞는 입지 선택을 해야 한다”며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시간대가 저녁으로 많이 치우쳐 있고 아직까지는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아이템 선정에 있어서도 많은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건대 상권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맛과 서비스, 가격 외에도 눈에 띄는 메뉴를 비롯해 트렌드를 잘 따라가야 한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건대의 주업종인 고깃집, 주점 등 동일업종으로 승부를 내기보다는 ‘어떤 음식’하면 떠올릴 수 있는 전문성 있는 메뉴를 통해 차별화를 시키는 것도 건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발전 가능성 있는 상권

건대입구역 상권에 대해 일단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스타시티, 롯데시네마, 롯데백화점, 이마트 입점으로 건대상권에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리 큰 영향은 없었고 건대역의 이용고객의 증가에는 효과를 보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대의 주요상권지역이 주택가와 매우 인접해 있어서 기존의 상권지역이 확장되는 것은 물리적인 측면에서 기대하기 어렵지만 쇼핑몰, 병원, 대형멀티플렉스 극장 등 대규모 집객시설이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증가돼 안정적인 상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근 광진구 구의역 일대부터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 이르는 상당 지역이 수준 높은 주거지역 및 업무 복합 단지로 조성될 계획에 있어 가능성을 두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길보민 기자 gbm@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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