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국산 밀을 찾는 제과.제빵.제분.제면업체들이 늘면서 공급 물량이 달리고 있다. 국산 밀은 품질이 외국산에 비해 떨어지는 데다 가격 경쟁력도 낮아 사실상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었다.
실제 지난해 식용 밀의 자급률은 0.4%에 불과했다. 99.6%를 수입해다 먹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밀 생산을 독려하면서 올해 재배 면적은 작년의 두 배로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 자급률 1%가 목표였는데 봄 가뭄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올해 자급률은 0.9%로 1%에 조금 못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간 국내 식용 밀 수요가 200만∼210만t인데, 그중 2만t 정도가 국산으로 공급되는 셈이다.
정부가 밀 생산 독려에 나선 것은 겨울철 농지 활용을 높여 식량 자급률을 올리기 위해서다. 특히 같은 동계작물에 속하는 보리는 수요가 적지만 밀은 수요가 많은 데다 최근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가 줄어 시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한때 1.8배까지 좁혀졌던 수입 밀과 국산 밀의 가격 차는 최근 2.3배 정도로 다시 벌어졌지만 과거의 3∼4배보다는 격차가 작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파리바게뜨, 뚜레주르 같은 회사를 비롯해 면, 국수, 과자 등을 만드는 회사들이 국산 밀을 찾으면서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가들은 올가을 쌀을 추수한 뒤 밀을 심겠다며 종자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 역시 공급이 달리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국립종자원을 통해 밀 종자를 길러놨으나 일부는 증식을 거쳐 내년에 종자로 공급해야 하는 만큼 전량 공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우리 밀 수요가 안전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 수요가 늘고는 있지만 무턱대고 생산했다가 소비처를 찾지 못하면 농가가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미리 판로를 확보한 계약재배만 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산 밀 시장이 전체 밀 시장의 최대 10%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또 밀 생산 증가 추세에 맞춰 밀 건조설비 등 생산기반도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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