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이 빛에 오래 노출되면 풍미가 달아나는 것은 맥주 속에 들어 있는 리보플라빈, 즉 비타민 B2 성분 때문인데 도르트문트 공과대학 연구진이 리보플라빈 분자를 붙잡아 가두는 폴리머 `덫'을 만들어낸 것이다.
리보플라빈 성분이 들어 있는 음료는 대개 투명 용기에 저장되기 때문에 매장에서 빛에 노출되기가 쉬운데 이런 광(光)산화 과정에서 자외선이 전하를 띤 원자를 제거해 음료 속의 다른 화학물질이나 단백질을 변질시켜 맛을 떨어뜨리고 유통기한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분자 임프린팅' 기술은 리보플라빈 분자의 틀을 떠 폴리머 속에 리보플라빈 모양의 구멍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방식으로 폴리머 구멍을 다량으로 만들어 맥주나 우유 같은 음료에 투입하면 이들 공간이 선택적으로 리보플라빈을 붙잡게 된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붙잡아 가두는 항체와 같은 생물학적 기능을 모방한 것이다.
이 연구는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사의 의뢰로 이루어졌지만 맥주 외에 우유 등 다른 음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이런 종류의 흡수제를 이용하면 이 밖에도 특정한 냄새나 불순물, 살충제, 기타 변질 요인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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