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별로 한식세계화의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해 ‘국가별 20대 한식메뉴 개발사업’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두 차례에 나눠 조사한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3월 일본‧중국편이, 12월에는 홍콩‧베트남편이 작성됐다. 본지에서는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홍콩, 베트남 순으로 보고서 내용을 요약‧게재한다.

한국음식이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담백한 맛을 강조하고, 음식의 미관과 세세한 부분의 마케팅까지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일반적으로 담백한 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음식의 짠맛, 신맛, 단맛에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는 한식을 세계화하려면 국가별 기호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음식의 미(美)를 추구하는 일본시장에서는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한식메뉴를 개발해야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해물전골, 해물파전 등 가능성 높아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은 2007년 10월에서 2008년 3월까지 6개월에 걸쳐일본시장의 기본적인 식생활 성향을 조사하고, 일본에 진출한 한식당에서 인기있는 메뉴를 선정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관능평가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인에게 선호도가 높았던 메뉴 18가지와 일본에서 특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 메뉴 2가지, 총 20가지 메뉴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20가지 음식에는 해물전골, 육개장우동, 감자탕, 삼계탕, 연어수삼말이, 탕평채, 꽃게찜, 궁중떡볶이, 인삼갈비탕, 양념갈비, 오이선, 매실수삼불고기샐러드, 우엉잡채, 오곡밥, 돌솥비빔밥, 잣백김치, 유자김치, 궁중대하잣즙냉채, 새송이떡갈비, 해물파전(삼색전)이 선정됐다.

해물파전(삼색전)과 새송이떡갈비는 전략적 메뉴로, 채소가 들어있는 전류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기호도를 감안해 포함된 것이다.

●현지 일본인, 자극적인 맛은 거부

이번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연구원은 일본 현지인 414명, 한국거주 일본인 120명, 총 534명의 일본인을 대상으로 메뉴선호도를 조사했다.

일본 현지인이 선호하는 한식메뉴에는 김치, 지짐이, 불고기, 비빔밥, 떡볶이, 삼겹살, 찌개, 갈비 등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거주 일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겹살, 찌개류, 지짐이, 떡볶이 불고기 등을 선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인 414명을 대상으로 ‘가장 맛이 없었던 한국음식’을 조사한 결과 124명이 58가지의 메뉴를 언급했는데, 순대(14.52%), 번데기(10.48%), 김치(8.87%) 등이 나왔다.

그 이유는 순대는 ‘기름이 많고 피냄새가 난다’는 것이었고, 번데기는 ‘냄새, 쓴맛, 모양에 대한 거부감이 들어서’, 김치는 ‘너무 맵고 일본식 김치와 맛이 달라서’라고 했다.

이어 응답자의 4.48%가 삼계탕(비린내가 나며 싱겁고 징그럽다), 3.23%가 떡볶이(너무 맵고 식감이 나쁘다), 냉면(면을 씹기가 힘들고 가늘어 입맛에 맞지 않다), 된장찌개(일본 된장과 맛이 전혀 다르고, 기름기가 많고 짠맛․냄새가 너무 강하다) 등을 싫어하는 한식으로 꼽았다.

●일본 한식당 경영주, 한식연구 필요성 느껴

연구원은 일본에서 대표적인 한식당 6곳도 방문해 조사를 실시했다.

한식당 경영주들이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대답한 판매 메뉴에는 왕뼈갈비, 삼겹살, 닭갈비, 보쌈, 묵은지 돼지고기찜 같은 고기종류였다. 이외에 부침개, 비빔밥, 게장, 육개장, 설렁탕, 감자탕, 불낙전골, 겉절이 김치, 파전, 잡채 등이 있었다.

이어 경영주에게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 △한식당 스스로 변함없는 맛과 서비스 제공 △국가의 융자지원 △한국인 조리사의 비자취득에 대한 정부 협조 △깊이있는 한식 연구 등의 요구사항이 나왔다.

최밍키 기자 c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