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래옥/반 최영숙 대표
<인터뷰>우래옥/반 최영숙 대표
  • 관리자
  • 승인 2009.10.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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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존중받을 수 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상(韓商)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제 8차 세계한상대회가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다. 특히 28일에는 ‘세계가 즐기는 우리의 맛 한식’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도 있을 예정으로 우래옥/반 최영숙 대표가 주제발표자로 나서기도 한다.

LA, 뉴욕, 베버리힐스 등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우래옥은 한식세계화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한상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우래옥의 최영숙 대표를 만나봤다.

▲미국 주류사회에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일단 한인타운에서 벗어났다. 한인타운에서 아무리 매장을 크게 내고 또 성공적으로 운영한다고 해도 미국사람들은 인정을 안 해주더라. 외국에 진출한다는 것은 외국 사람들에게 우리 음식을 소개하고 그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인 만큼 LA, 뉴욕, 베버리힐스 등에 입점시키면서 현지인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이를 위해 우리 문화와 미국의 문화를 접목시킨 음식을 선보였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맛있다’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전의 경우 외국사람들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을 좋아한다. 김치도 샐러드처럼 아삭한 것을 더욱 선호한다. 이에 재료는 똑같이 쓰되 그들의 취향에 맞춘 조리법을 이용해 요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하다 보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예전에 베버리힐스에 있는 미스터차우라는 중식당을 방문해 본적이 있는데 ‘중식당’하면 떠오르는 고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놓은 것을 보고 ‘왜 우리 한식당은 이렇게 안될까’하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세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타이, 베트남 음식점을 봐도 현지 문화와 조화롭게 어울려 발전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덮어놓고 우리 것만 고집하기 보다는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종업원들을 현지인들로 구성한다는데 그 이유는.

-한국인들로 채용할 경우 아무리 레시피대로 교육을 시킨다고 해도 결국에는 자신의 요리비법이 스며들기 마련이다.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게 낫겠다 싶어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음식에 대해 잘 모르는 외국인 주방장을 채용해 처음부터 새롭게 교육을 시켰다. 흡수력도 빠르고 배운 그대로 실천하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서빙직원의 경우 현지 에이전시와 협력해 거기에 속해있는 모델과 배우들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버는 단순히 주문만 받고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설명하는냐에 따라 고객들이 우리 음식에 대해 얼마나 더 많이 알고 돌아가는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추가주문을 이끌어 내는 것도 그들의 능력이다. 안내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직원으로 채용되면 한국말을 가르쳐 한국말로 된 메뉴를 정확하게 말하며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험을 봐서 통과하지 못하면 서빙을 할 수 없게 한다.

가끔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채용하기도 하는데 그들은 우리처럼 명문대 학생이 음식점에서 서빙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그리 크지 않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부모님들을 매장에 모시고와 일일이 소개시켜주기도 하더라.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매장에 데리고 와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전도사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직원 복이 많다. 일단 입사하면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그만두더라도 다시 일하겠다고 찾아오는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래옥 총 주방장인 미국인 댄 라이저(Dan Reiser)의 경력이 벌써 18년이나 됐다. 아무리 일 못한다고 호통치고 뭐라고 해도 내면에는 동양사람 특유의 ‘따뜻함’이 있다고들 하더라.

▲한식세계화에 있어 걸림돌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한식은 무엇을 주문하든 식탁에 한꺼번에 놓여진다. 음식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국음식의 경우 매운소스, 짠 소스 등으로 나눠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손님이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종업원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은데 한식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때문에 우래옥에서는 비빔밥의 경우 비프, 치킨, 야채 등으로 토핑을 분류해놓고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놓고 있다. 또한 소스도 다양하게 마련해 놓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갖은 양념’, ‘소금약간’, ‘살짝 데쳐서’ 등 애매모호한 표현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외국의 경우 모든 것이 계량화돼있다. 아울러 메뉴명에 충실하지 못한 음식이 많은데 이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곱창전골을 예로 들어 말해보면 이름은 곱창전골인데 정작 곱창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다른 재료만 한 가득인 것을 알 수 있다.

양념이 너무 강해 오랫동안 음식맛이 입에 남는 것도 고쳐야 한다. 베버리힐즈에 매장을 오픈하기 전 전문 컨설턴트와 3년 정도 함께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사람 말이 “한국 음식을 먹으면 3박 4일 동안 그 냄새가 남는다”고 하더라. 다른 나라에서도 음식에 마늘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들은 올리브유 등으로 볶아 맛은 나게 하되 냄새는 오래남지 않도록 하고 있어 우리와 비교된다. 우리도 ‘직접 양념’을 하기 보다는 강한 양념의 맛을 어느 정도 죽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마당’이라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선보인다고 들었다.

-음식점, 노래방, 영화관 등 40~50여개의 점포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복합엔터테인먼트 빌딩이다. 한 마디로 먹고, 마시고, 즐기고, 함께 놀 수 있는 장소이다. 총 개발비용만 600여억원이 투자된 ‘마당’은 대지 1750평, 총 건평 4200평, 주차장 4750평(주차대수 500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한인타운 중심부에 위치하며 현재 공사가 마무리 됐다. 올해 안으로 개장할 방침인데 이곳에서 한식당 ‘반’, 한식풍주점 ‘마루애’와 한국의 전통 풍물장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마당’을 ‘한인타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

-나는 항상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외국에서 오래 살면 살수록 애국자가 되고 뿌리를 찾게 되더라. 내가 동양인임을 거부한다고 해서 외국사람들이 나를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봐주지는 않는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남도 나를 인정해 준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겉 옷’은 그 나라 문화에 맞춰나가더라도 내 ‘정체성’만은 그대로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승희 기자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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