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에서 찾는 한국의 미래
슬로푸드에서 찾는 한국의 미래
  • 관리자
  • 승인 2009.11.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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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슬로푸드/테라마드레 컨퍼런스’ 남양주시에서 개최
슬로푸드문화원, 한살림, 팔당생협이 공동주최한 ‘2009 슬로푸드/테라마드레 컨퍼런스’가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실학박물관에서 열렸다.

‘슬로푸드에서 찾는 한국의 미래(Finding the Future of Korea in Slow Food)’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위기에 당면한 우리의 밥상과 농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슬로푸드 운동의 도입을 제시하자는 취지였다.

이 날 행사에는 슬로푸드 운동의 핵심 활동인 생산자, 공급자, 요리사, 학자 등 관련 사람들이 참석해 지속가능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한 해결책을 토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제발표자의 내용을 요약 소개하며 국내 슬로푸드 운동의 방향성 및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슬로푸드본부의 파울로 디 크로체 사무총장
▲김종덕 슬로푸드 문화원 부이사장/경남대 문과대학장
'슬로푸드 운동의 방향과 과제'

한국 슬로푸드운동의 방향은 한국의 여건과 현실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한국에서 슬로푸드운동에 대한 방향은 첫째, ‘빨리빨리’ 사회에 대한 성찰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슬로푸드운동의 핵심은 속도 강조에 기반을 둔 현대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다.

우리는 ‘빨리빨리’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둘째, 우리가 잊어버린 협동, 배려, 자연 등 슬로라이프 가치 복원에 힘써야 한다. ‘빨리빨리’ 생활이 야기하는 부정적 영향을 문제 삼고 보다 인간적인 삶의 향유가 가능한 슬로라이프가 확산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농업을 살리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농업을 살리는 것은 도시민의 먹을거리의 질 향상, 농촌 지역 경제의 활성화, 환경 개선 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넷째, 우리민족의 정서와 정체성 그 자체인 전통음식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긍심을 가져야한다.

다섯째, 현대음식과 식생활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개인의 건강, 환경, 지구 생태 등을 고려한 미래 음식과 식생활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여섯째, 젊은이들이 슬로푸드운동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선호하고 슬로라이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한국의 슬로푸드 운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과제가 실행돼야 한다.

우선 슬로푸드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또한 슬로푸드 지부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할뿐만 아니라 구심적 역할을 할 중심지부가 있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가입한 회원들을 중심으로 지부를 결성하고 이후에는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공동 보조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슬로푸드운동은 유기농업운동, 소비자 운동 등 기존의 사회운동과 연대해야 한다.


▲송희자 (주)화성한과 대표
'전통한과 복원 및 개발사례'

화성한과는 지난 1991년에 론칭한 이래 연간 무농약멥쌀 370t, 무농약찹쌀 60t, 기타 잡곡류 140t 등을 이용해 떡류 20여종, 한과 및 과자류 10여종, 가루류 10여종, 음청류 2종, 엿류 10여종 등 다양한 전통 식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화성한과는 현재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폐기의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일반 시장유통을 지양하고 한살림, 생협 등 인간과 자연의 생명을 존중하고 상생의 철학을 지닌 소비자회원을 대상으로 직거래 판매하고 있다.

또한 농산물 1차 생산자와 계약 재배를 통해 수매한 국산 햅 곡식, 친환경 농산물로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주문생산을 통해 반품과 폐기량을 줄였다.

아울러 화성한과는 화학첨가물, 정제당, 유탕 또는 유처리를 하지 않아 식품 본래의 맛을 구현해내고 있으며 냉동 떡 가루 공급을 통해 떡의 유통기한 문제를 해결했다.

생산과정은 찹쌀 유과의 경우 ‘침지-쌀세척-분쇄-증자-반죽-바탕성형-튀김-집청-포장’ 순이며, 쌀 조청은 ‘침지-쌀세척-밥짓기-삭힘-추출-압착-농축1-농축2-농도측정’ 과정을 거친다.
▶ 행사 참석자들이 슬로푸드를 시식하고 있는 모습
▲김병수 팔당올가닉후드(주) 대표
'남양주시의 친환경 농산물 오디'

국내 오디시장은 전국 생산량 2천여t, 전체매출은 550억여원으로 추정되는 성장가능성 높은 신생시장이다.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친환경 농작물의 생산이 늘어 원재료 상태가 아닌 형태로의 제품 개발이 시급한 현 시점에서 오디 제품 개발의 의의는 크다.

현재 오디는 원료 공급이 충분치 않고 가공업체들이 많지 않아 현재 즙과 쨈, 술을 만드는 데에만 이용되고 있다.

팔당올가닉후드이 실시한 ‘친환경 농산물 오디 가공식품 기호도 조사’에 따르면 오디조청, 오디장아찌, 오디정과 등 총 3개 품목이 한국 음식의 세계화 및 친환경 농산물 제품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선 오디조청은 유통과정에서 쉽게 변질되는 오디의 특성을 보완했으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생 오디보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능성 식품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높은 항산화 값을 나타낸 오디장아찌는 절임이나 말림과정 없이 생 오디를 해동해 제조하기 때문에 오디 본래의 특징과 맛, 모양을 가장 잘 나타냈다.

오디장아찌와 같이 오디원래의 모양을 유지한 오디정과는 간식으로 모든 연령층에서 소비될 수 있다.

남양주시는 특화된 오디 제품의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생산공정설계 및 패키징 개발, 마케팅 전략 개발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 오디 재배농가의 소득향상, 관내 친환경 농가들의 작목 전환 유도, 특허권 확보를 통한 부가가치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남양주시는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 테라마드레 등 슬로푸드 축제에서 적극적인 제품 홍보를 통해 수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유억근 마하탑 대표
'한국 전통 발효식품의 비밀-천일염의 역할과 효능'

최근 국내외에서 천일염에 대한 연구결과 국산 천일염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천연자원으로 입증이 됐다.

국산 천일염은 정제염이나 외국의 암염 등과 비교할 때 마그네슘, 칼슘 등 다양한 천연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천연 소금으로 새로운 유망산업으로서의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칼륨과 마그네슘 함량은 전남 천일염이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 보다 세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천일염으로 만든 전통발효식품이 정제염을 사용한 식품보다 품질이 더 우수하다.

천일염과 정제염을 사용해 김치를 담가 조사한 결과, 천일염 김치가 갈변 현상이 적고 배추의 조직감이 더 좋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 이유로는 천일염의 미네랄이 발효과정 중에 유익한 상승효과를 내며, 무기질은 저장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영양원이 돼 우량미생물들이 잘 성장해 영양적으로도 우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첨가제나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전통적인 맛과 영양적인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천일염을 발효식품에 사용해야 한다.

갯벌이 손상되지 않은 염전에서 전통적인 생산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천일염을 늘리기 위해서는 바닷물 관리와 해주관리, 결정지 관리를 위생적으로 해야 하며, 염전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로는 염주와 고용인 간에 수익분배가 고용인에게 불리하게 체결된 계약의 관행이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슬로푸드 운동의 중심지로 발돋움>

경기도 남양주시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슬로푸드 컨퍼런스를 통해 저탄소 녹색 성장 시책을 홍보하고 국내 슬로푸드 운동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세계유기농대회를 최초로 유치하는 남양주시는 2011년 제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지로 선정된바 있다.

이에 따라 남양주시는 대회 슬로건을 ‘유기농은 생명이다(Organic is Life)’로 하며 대회가 열릴 4만여㎡부지에 유기농유통센터·박물관·연구소·체험농장 등을 건립하고 유기농산업 육성을 위한 경쟁기반도 강화할 방침이다.

학술회의장과 프레스센터, 돔형 총회장을 건립하고 ‘지역공동체 형성을 통한 마을가꾸기’ 사업을 벌여 내년까지 마을마다 특색을 갖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수도권의 채소 소비량 30%를 공급하는 유기농가 면적을 157ha에서 500ha까지 집중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남양주시는 유기 농가를 늘리고 유기농경작지를 넓히기 위해 2003년부터 친환경 유기 농가를 비롯해 4600여개 농가에 친환경 유기질비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유기농 인증 검사 시 지불해야 되는 비용의 80%를 지원해주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 검사비 제도’와 병해충 관리용 친환경자재, 작물 생육용 자재, 토양개량제 등의 기자재를 총 면적 200㏊ 규모의 친환경농업 인증농가에 매년 지원해주는 ‘친환경 농자재 지원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길보민 기자 g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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