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심심’했으나 끝은 ‘건강’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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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6.03.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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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에서 충치예방 거쳐 高기능성 껌 시대로
자일리톨, 고기능성검 탄생 가능케 한 일등공신
껌은 ‘제과산업의 반도체’라고 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이다. 일반과자의 경우 판매 단가는 낮은 반면 부피가 커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그 마진을 삭감하지만, 부피가 작은 껌의 경우 물류 이동 비용을 수익으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긴 것이다.

껌이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점과 지속적으로 구매된다는 특징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웰빙을 적용시키기에도 충분했다. 이런 개념의 결정체가 바로 자일리톨 껌이다. 하지만 껌의 진화는 비단 ‘자일리톨’이라는 성분에 그치지 않았다.

자일리톨의 기능은 다양한 맛과 어우러져 더 나은 풍미를 낳게 했고 다른 기능 성분들과 결합해 신체 특정 부위를 이롭게 하고 있다.

이제 단맛만 내는 껌의 시대는 지나갔다. ‘껌값’, ‘심심풀이’ 등 과거 껌 앞에 붙었던 관용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1세대-맛으로 먹는다

국내껌 시장의 시작은 1950년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미군을 통해 전달된 군용제품이다.

해태제과와 동양제과(오늘날의 오리온)가 먼저 껌을 생산했고 1967년 롯데제과가 ‘바브민트’, ‘쿨민트’ 껌을 발매한데 이어 1972년 ‘쥬시후레시’, ‘후레시민트’, ‘스피아민트’ 3총사를 출시하자 큰 인기를 얻었다. 이때부터 껌의 역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총사’로 불리는 이 껌들은 껌판에 특유의 무늬를 새기고 방수포장을 해 현재 생산되는 껌의 원형(原型)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제과의 3총사 껌은 페퍼민트, 과일 등의 향에 따라 포장 색깔을 달리하고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이라는 CM송을 앞세워 70~80년대의 껌시장을 이끌었다.

2세대- 기능성껌 초기단계

단맛을 주며 풍선을 불게 해 심심함을 달래주던 껌이 본연의 ‘기능’을 일탈하기 시작한 최초의 시기는 1989년이다.

동양제과가 입냄새 제거 기능을 가진 녹차 추출물 후라보노이드를 껌에 첨가한 ‘후라보노’껌은 기능성껌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이후 롯데제과에서도 ‘롯데후라보노’와 ‘덴티스트’를 출시했으며 해태제과는 ‘덴티큐’, ‘닥터 클리닉’ 등 충치예방 및 미백 기능을 가진 제품들을 내놓았다.

이 당시 ‘덴티스트(롯데)’, ‘덴티큐(해태)’는 기존의 설탕을 소르비톨이라는 대체 감미료로 바꿔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설탕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호응을 받기도 했지만 설탕에 비해 단맛이 덜하고 맛이 떨어져 결국 시장 확대에는 실패하고 만다.

이후 차세대를 이끌만한 대형 후속제품이 출현하지 못해 결국 98년 껌 시장 매출은 17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 이상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특히 이 시기는 IMF 시기여서 감소폭은 더 컸다.

2.5세대-자일리톨 껌 등장

1997년 9월 롯제제과가 자일리톨 껌인 ‘자일리톨 F’를 생산하기 시작하며 기능성 껌은 한단계 더 진화한다.

자일리톨은 솔비톨과는 다르게 당도가 설탕과 같고 맛이 상쾌해 품질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자일리톨의 원가가 설탕에 비해 12배 높아 기존 300원이던 껌 가격은 500원으로 높아졌고 자일리톨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소비자들에게 이점을 설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2000년 5월 롯데제과는 ‘자일리톨=충치예방’ 이라는 컨셉트와 알약 형태, 병케이스 등으로 모양을 차별화 하는 등 껌 역사 이래 대대적인 혁명의 시기를 가져오게 했다.

같은 해 말에는 해태제과가, 이듬해 초에는 오리온이 자일리톨 껌을 선보였다.

자일리톨 껌이 붐을 형성하자 껌시장 매출은 2001년에 2500억원대로 올라갔으며 2003, 2004년에는 3천억원을 넘어 껌 시장 중 자일리톨이 차지하는 비중만도 7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자일리톨 껌이 시장에서 성공하게 된 이유는 2가지로 분석된다. 우선은 ‘맛’에서의 변화이며, 두 번째로는 ‘용량’의 변화이다.

롯데 관계자는 “최근 여러 기능성을 갖춘 껌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껌이 식품인 이상 기능보다는 맛에 근원을 두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0년대 초반 입냄새 제거 껌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자 기능성껌의 가능성을 확인한 국내 제과업체들은 미백효과, 졸음방지, 두뇌 활성화, 스트레스 해소 등의 기능을 갖는 제품들을 대거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은 ‘맛’보다는 ‘기능’을 강조한 나머지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바로 단종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자일리톨의 등장으로 ‘맛’의 문제를 회복했고 이는 껌 시장의 새로운 출발이 됐다. 기존 설탕의 당도를 유지하면서도 청량감을 심어줄 수 있는 맛을 기본으로 이제 그보다 더한 기능을 추가해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개발하는 시대를 낳게 한 것이다.

판매단위가 커진 것도 자일리톨의 성공요인이다.

과거 껌의 판매 단위는 300원. 자일리톨껌은 그 가격을 500원으로 올려놓았고 플라스틱 병에 담은 코팅껌이 나오자 판매 단위는 5천원으로 훌쩍 뛰어 올랐다. 홈쇼핑을 통해서는 5만~6만원 단위의 자일리톨껌 세트 제품이 팔리기도 한다.

이는 껌의 소비형태가 과거 개인적인 소비에서 집단의 개념으로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 또한 껌을 단순히 심심풀이로 씹었던 생각에서 벗어나 무언가의 목적을 갖고 구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세대- 고기능성 시대

자일리톨 소재의 사용으로 맛을 회복한 2000년 이후의 국내껌 시장에는 또 다른 기능성을 첨가한 이른바 고기능성 껌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기능성 껌들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일반인 대상을 넘어 성분의 기능을 필요로 하는 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데 특징이 있다.

2002년 1월 오리온이 내놓은 ‘니코엑스’는 흡연 후 씹는 껌으로 니코틴을 효과적으로 해독, 니코틴 대사의 산물을 인체에 무해한 코니틴으로 변환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GH(Goods of Health)마크를 획득한 제품으로 안전성․우수성․지속성의 기준을 통과하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작년에 출시된 오리온의 ‘비타 자일리톨’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자일리톨 껌에 비타민 C를 첨가함으로써 자칫 부족 할 수 있는 비타민 C 필요량을 하루 껌 세 알로 해결하게 했다.

최근 롯데제과는 졸음 방지껌 ‘베타 블루’와 소화 촉진껌 ‘위껌’을 출시했다.

과거 ‘돈슬립’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던 ‘베타 블루’는 과거 소르비톨 감미료를 사용해 맛에서 실패한 경험을 자일리톨(감미료 중 54%) 첨가로 보완해 재출시 한 제품이다.

‘베타블루’는 대뇌 피질을 자극하는 구아라나 추출물과 강력한 페파민트가 들어 있어 졸음을 쫓아주고, 국화추출물이 들어있어 머리와 눈을 맑게 해준다. 이 제품은 졸음과 싸워야 하는 학생, 운전자, 야간 근로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또한 탄수화물과 단백질, 유당, 지방 분해효소가 함유된 복합소화효소, ‘다이제자임’의 기능을 첨가한 ‘위(胃)껌’은 바쁜 일과와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속이 더부룩한 현대인들에게 적합하다.

어린이와 노인을 겨냥한 기능성 껌도 있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휘바 키즈’는 기존 자일리톨 성분에 초유 유청 단백분말, 클로렐라 추출물을 첨가해 성장기 뼈 성장을 촉진시키고 연골세포 증식을 돕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노인층을 겨냥한 ‘의치에 붙지 않는 자일리톨 휘바’는 특수 껌 베이스를 사용, 의치에 껌이 붙지 않도록 특수유화제를 사용하고,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원인인 혈전을 용해시키는 ‘청국키나아제’ 효소를 첨가했다.

지난 달 해태제과에서도 어린이 전용 기능성 껌을 출시했다. ‘키즈톨’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지만 가격이 6천원(60g 용기제품)으로 고가이다. 자일리톨 성분을 기본으로 어린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비타민 9종이 함유돼 있다.


고 기능성껌 전망

작년 10월 일본의 카네보푸즈사에서는 비가열 특수 제법을 사용해 새로운 기능성 껌을 개발했다.

‘생노유산균데 교무’살아있는 유산균을 씹는다)’라는 제품명에서도 그 기능을 짐작할 수 있는 껌이다. 가열하지 않는 제조공법으로 특정 유산균이나 효소의 장점을 껌에 적용한 것이다.

기능성 껌이 출시되는 경향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는 세계적인 트렌드이며 제과산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껌이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단순히 맛으로 먹었던 껌이 자일리톨이라는 소재로 변환기를 맞아 ‘맛’과 ‘기능’을 겸비할 수 있는 이상 고기능성 껌의 발전은 무궁무진하리라 전망된다.

정지명 기자 j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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