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손실 없는 나물 데치기·으깨지지 않는 감자조림
단체급식 직영화·한식시장 관심으로 가능성 높아져
#1. A떡갈비 전문점에서 일하는 주방장은 보조도 없이 직접 떡갈비를 숯불에 굽는다. 하루 종일 숯불 앞에서 떡갈비를 굽다 보니 얼굴에 땀이 번들번들 흐르고 체력은 금방 떨어진다. 일이 고되기 때문에 주방 보조들이 벌써 수차례나 그만뒀다. 홀에서는 손님들이 떡갈비가 너무 구워져서 수분이 다 빠져나가고 맛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단체급식 직영화·한식시장 관심으로 가능성 높아져
#2. B백반 전문점에서 근무하는 주방 보조원은 뜨겁고 습한 주방에서 나물을 데치기 위해 물을 끓이고 있다. 물이 끓을수록 주방 온도는 더 올라가고 잠깐 다른 일을 보는 사이에 나물은 너무 삶아졌다. 가스렌지에 올려둔 감자조림은 몇 번 휘저었더니 모양이 으깨졌다.
한식 주방에서는 직접 불을 사용하고 물을 끓이기 때문에 조리 인력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패밀리레스토랑 같은 양식 전문점은 비교적 이보다 업무 환경이 쾌적하다. ‘손맛’에 의존하는 다수의 한식 전문점보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주방 기기·설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리의 체계화를 실현시켜주는 기기·설비 중에 ‘콤비스티머’는 한식 주방에 적합한 품목이다. 콤비스티머(Combi Steamer)란 뜨거운 열풍으로 음식을 데우는 동시에 찜통처럼 수증기를 발생시켜 수분을 공급하는 오븐이다.
오븐이라고 하면 으레 빵이나 스테이크를 굽는데 사용된다고 생각하지만 콤비스티머는 찜, 죽, 떡, 조림처럼 물기가 많은 한식을 조리하는데에도 적합하다. 습도와 온도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갈비찜은 물론이고 감자조림, 닭볶음탕, 장조림 등을 콤비스티머에서 만들면 불위에서 만드는 것처럼 뒤적거릴 필요가 없어 모양이 부숴지지 않는다. 또한 콤비스티머에서 나물을 찌면 물을 끓일 필요가 없고 영양분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콤비스티머는 용량이 크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조리할 수 있어 외식업소뿐 아니라 단체급식장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콤비스티머는 조리 방법을 기억하는 기능이 있어 조리의 체계화가 가능하다.
이에 콤비스티머 업체들은 한식을 많이 다루는 단체급식, 한식전문점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최근 한식을 포함한 양식, 중식 조리법을 100가지 자동 프로그램으로 저장시킨 콤비스티머(RSCO-240G)를 출시했다. 1천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음식을한번에 조리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이다.
라치오날코리아는 학교급식과 함께 한식당에 적합한 메뉴개발을 연구하고 있으며, 한식당 중에는 유명 떡갈비 전문점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보성무역은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원앤원의 메뉴개발에 참가, 콤비스티머에 구워 시간이 지나도 수분이 빠지지 않는 ‘마늘바베큐보쌈’, ‘오리바베큐보쌈’을 개발하고 모든 매장에 제품을 납품했다.
최밍키 기자 cmk@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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