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외식업계 2010년 전망
일본외식업계 2010년 전망
  • 관리자
  • 승인 2010.01.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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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전환 소비’, ‘가치소비’ 트렌드로 부상
일본외식업계에서는 최근 소비자의 니즈를 ‘3저(低)’로 표현한다. 즉 저가격, 분위기가 부담스럽지 않을 것(과도한 서비스는 사양), 실패확률이 낮은 검증된 음식점이나 식품 선택이 그것이다. 올해도 이 ‘3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외식전문지 닛케이레스토랑은 지난해 11월 20세 이상 2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올해 ‘외식빈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물었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55.0%가 ‘전년도와 변함없음’이라고 답했다.

이는 이미 경기불황으로 외식횟수를 줄인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히 더 줄일 계획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 와중에도 24.5%는 ‘더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해 올해도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릴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식횟수를 줄이겠다고 답한 소비자들도 혼자하는 식사나 가족과 함께, 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외식을 줄이기보다 회식이나 일 관계로 만나는 사람과의 식사수를 줄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소 먹는 일상식은 절약하는 반면 모처럼 하는 외식에 사용하는 비용은 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외식업계에 나타난 대표적인 현상 중 하나다. 외식의 횟수는 줄이고 질은 높인다는 것.

닛케이레스토랑이 2008년 9월과 2009년 4월에 ‘1회 식사비용’을 묻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와 이번 설문 결과를 비교해 보면 2008년과 2009년 상반기에 비해 11월은 점심과 저녁식사 비용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저녁식사는 ‘2501~3000엔’에서 ‘4001~5000엔’으로 평균 63.6% 상승했으며, 점심식사비용은 ‘501~600엔’에서 ‘901~1000엔’으로 평균 72.7% 상승하는 등 크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외식횟수는 감소했으나 모처럼 가는 외식에서는 만족도만 높다면 다소 높은 비용도 감수하겠다는 의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고객들이 음식점을 선택하는 기준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2009년 4월에 조사했을 때는 전체응답자 중 53.7%가 ‘기본적으로 아는 점포에 간다’라고 답했으며 ‘10회 중 2~3회 정도는 처음 가는 음식점을 선택한다’가 29.3%, ‘반반이다’고 답한 사람은 13.0%로 집계됐다.

그러나 6개월 가량 후인 11월에 같은 질문을 소비자들에게 던지자 ‘기본적으로 아는 점포만 간다’가 36.0%로 17.7%p나 낮게 나타났다. 대신 ‘10회 중 2~3회 정도는 처음 가는 음식점을 선택한다’가 32.5%, ‘반반이다’가 21.0%로 쑥 올라간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좋다는 소문을 듣거나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이라면 기꺼이 시도해 본다는 소비자가 전보다 훨씬 늘어났다는 것. 따라서 음식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노력만 한다면 신규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렇다면 올해 일본에서는 어떤 종류의 메뉴나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인가?

복고풍 양식에 주목!

불황일수록 그동안 먹어왔던 익숙한 메뉴를 찾게 된다. 한 번의 외식이라도 절대 실패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예전부터 일본인들이 즐겨먹던 호르몬구이를 먹을 수 있는 ‘서서먹는 이자까야’나 ‘야끼만두’ 등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본다면 외식업에서의 이러한 소비패턴은 그대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양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복고풍의 메뉴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돈가스와 볶음밥이다. 예전에는 호텔 라운지나 경양식에서 제공되던 이 메뉴들은 지금은 전문점에나 가야 먹을 수 있게 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메뉴는 그대로 살리되 최근 트렌드를 가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전, 안심’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키운 식재료를 사용한다든지 계절식재를 사용해 신선함과 영양가를 높이는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


함께 나눠먹는 요리가 흥미롭다

요즘 일본에서는 큰 그릇에서 요리해 여럿이 나눠먹는 나베요리(찌개요리)가 인기다. 개개인의 접시가 확실히 구분되는 일본음식문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그래서 더욱 신선함과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올해도 이러한 나베요리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건강을 고려해 야채를 듬뿍 넣고 조개다시나 육수로 진한 맛이 우러나게 하는 등 가정에서는 쉽게 할 수 없다는 장점으로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특화시킨 일품메뉴 인기

불황기에는 타 업소, 타 브랜드와는 철저히 특화시킨 대표메뉴이자 일품(逸品)메뉴 확보가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도쿄 타마치(田町)에 있는 ‘鳥一代’라는 곳은 이자카야 전문점이면서도 삼계탕을 일품메뉴로 특화시켜 고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계탕 한 마리를 조리하는 시간은 평균 10시간 정도. 일반 가정에서는 쉽게 도전할 수 없는 '10시간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 '정성'이 들어간 메뉴라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일반 이자카야에서 벗어난 특화된 메뉴로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이 점포는 62.7㎡규모에서 월 800만엔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서먹는 스시전문점 증가추세

외식이 일상화될수록 가볍게 한 끼를 떼울 수 있는 업태가 주목받기 마련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서서먹는 음식점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서먹는 음식점은 ‘빠르다’, ‘저렴하다’, ‘재미있다’는 것이 특징.

소바나 우동집, 이자까야에서 활용하던 서서먹는 시스템이 이제는 스시전문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회전스시는 일본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업태 중 하나. 더욱이 서서먹는 스시전문점이 증가하면서 일본에서는 요즘 스시에 대한 열풍이 새삼 일고 있는 가운데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지원자가 많아 ‘스시아카데미’ 등의 단기 수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암함을 느끼는 슬로우 접객서비스 선호

지금까지 일본 외식업소의 접객 서비스는 무조건 큰 소리로 외치는 하이텐션을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이자카야에서는 얼마나 빠르게, 하이텐션으로 접객을 하느냐에 사활을 걸 정도로 하이텐션을 중요시 해 왔던 것.

활기찬 느낌이 있어 좋다는 하이텐션이 그러나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히려 식상하다. 지나친 하이텐션으로 기분이 안산다라는 지적. 지나친 하이텐션은 "지극히 매뉴얼적인 서비스로 오히려 버려진 느낌" 혹은 "경기도 안 좋은데 외식업소의 큰 목소리는 오히려 불편하다"라는 고객 불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올해에는 텐션이나 속도를 조금 낮춰 "모처럼 한숨 돌리고 싶다"는 고객의 욕구에 맞춰 슬로우 접객 서비스가 유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설득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은 외식소비에 있어서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듯하다. 저렴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메뉴와 같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는가'를 점점 추구하고 있는 것.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저렴하다는 점만을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메뉴 및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게 제공, '종합적'으로 저렴하다는 느낌을 전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최근에는 고객에게 직접 가격을 정하게 하는 업소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셰프즈뱅크(シェフズバンク)가 운영하고 있는 아카사카에 위치한 셰프 레스토랑 「네키메쇼쿠도(値決め食堂)」가 바로 그곳.

이곳을 내점한 고객은 우선 1인당 1500엔을 음료가격으로 지불한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요리의 맛, 모양, 볼륨감 등을 체크하는 정해진 체크리스트에 맞춰 고객 스스로가 요리의 가격을 정해서 지불하는 형태.

이곳의 셰프는 매월 바뀌는 것이 특징으로 자신의 요리에 대한 고객 평가가 궁금해 근무를 희망하는 셰프도 많다고 한다.

박지연 기자 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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