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칸짜리 전통한옥인 선병국 고가(宣炳國 古家.국가 중요민속자료 134호)를 지키고 사는 보성선씨 영흥공파 21대 종부(宗婦) 김정옥(金貞玉.58)씨는 지난 16일부터 콩 50가마로 쑨 메주로 장을 담그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5개월 동안 띄운 2천500장의 메주로 담그는 이 집 장은 우수(雨水)를 전후해 청정 암반수에다 1년간 묵힌 천일염을 풀어 담근다.
메주 씻는 작업은 이웃 아낙네들의 도움을 받지만 나머지 작업은 모두 김씨 손을 거치게 된다.
새로 담근 장은 장독에 넣은 뒤 옻나무, 고추, 숯 등을 넣어 잡균과 냄새 등을 없애 보관하다가 40여일 뒤 이 집안서 350년 넘게 명맥을 잇고있는 덧간장을 첨가해 귀한 장으로 탄생된다.
김씨는 "덧간장 속에 살아있는 핵산과 아미노산 등 발효균이 햇간장으로 옮겨져 350년째 같은 맛을 낸다"며 "발효균을 살리기 위해 간장을 불에 달이는 대신 천일염을 푼 간수의 농도를 조절하거나 옻나무 숯 등으로 잡균을 막는다"고 말했다.
올해 담근 장은 2년간 숙성기간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식탁에 오른다.
김씨는 "몇해 전 보은 특산물인 대추를 가미한 된장과 고추장 등도 개발하고 집 앞에 '아당골(娥堂谷.아름다운 집이 있는 골짜기)'이라고 이름붙인 체험.판매장도 만들었다"며 "인터넷 등을 이용한 판매망을 구축 중이며 서울시내 한 백화점과도 납품계약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례나 혼례, 제사 등 대사에 쓰기 위해 조상 대대로 대를 물려온 이 집 덧간장은 4년 전 서울 모 백화점서 열린 '대한민국 명품 로하스 식품전'에 출품돼 1ℓ에 500만원의 경이적인 값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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