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고객사은 행사, 실제론 돈벌이로 둔갑
겉으론 고객사은 행사, 실제론 돈벌이로 둔갑
  • 김병조
  • 승인 2006.03.23 0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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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빅4 콘서트' 열성팬 겨냥한 얄팍한 상술 논란
10대팬 초대권 받기 위해 수백만원어치 치킨 주문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대표 윤홍근 회장)가 고객 사은행사 차원에서 기획한 ‘빅4 콘서트’(동방신기, SG워너비, 슈퍼주니어, 김종국 출연)가 10대 열성팬들을 겨냥한 얄팍한 상술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콘서트를 주최한 BBQ는 자사 치킨 메뉴를 구매했을 때 제공되는 응모권 일련번호를 홈페이지에 많이 입력한 4천명에게만 콘서트 초대권을 주고 있다.

그런데 콘서트 출연 가수들의 열성 팬들이 초대권을 받기 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비용을 들여 치킨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돼 행사 취지에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BBQ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가 시작된 2월 3일부터 지난 22일 현재까지 가장 많이 응모한 고객의 경우 무려 140차례나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BBQ 제품 중에서 가격이 가장 싼 ‘후라이드 치킨’(1만3천원)을 기준으로 따져도 무려 182만원어치나 구매를 했다는 계산이다.

22일 현재 상황에서 초대권을 받을 수 있는 4천등의 응모횟수(최소한의 치킨 주문회수와 같음)가 7회이며 응모기간이 끝나는 4월 3일까지 가면 적어도 10회 이상은 응모를 해야 공연 초대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응모한 고객의 경우 5만원 정도면 볼 수 있는 콘서트를 평균적으로 ‘후라이드 치킨’ 10마리를 사먹고 13만 원짜리 공연을 보게 되는 셈이며 140 차례나 응모한 고객은 182만 원짜리 티켓을 구매한 꼴이다.

BBQ 홍보실측은 이번 ‘빅4 콘서트’는 고객 사은행사 차원에서 기획됐다고 분명히 밝혔다. 고객 사은행사 차원이라면 적어도 일반적인 공연티켓 구입단가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콘서트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수 십 배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니 이는 사은행사가 아니라 고도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BBQ측에 따르면 22일 현재까지 11만3천여회(후라이드 치킨 기준 14억6천여만원)가 응모됐다고 한다.

가수들의 출연료와 행사진행비 등을 제하고도 적지 않은 돈벌이와 홍보효과를 거둔 결과지만 응모 순위 4천등 안에 들어가서 ‘황제 콘서트’를 구경하는 고객이든 응모를 하고도 초대권을 받지 못하는 억울한 고객이든 고객 입장에서는 피해아닌 피해를 보게 된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 행사에 참여한 고객은 대부분 출연 가수인 동방신기 등의 10대 열성팬들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행사 취지가 고객 사은행사 차원이든 마케팅 전략 차원이든 결과적으로는 청소년들의 과소비를 조장했기에 BBQ의 이번 스타마케팅은 순수성을 크게 훼손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방신기의 팬이라고 밝힌 한 10대 학생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치킨을 몇 번 주문하고 응모를 했는데 10번이나 응모해야 초대권을 받을 수 있는 등수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결국 포기했다”면서 “그동안 사먹은 치킨 값이 아깝다”며 푸념했다.

BBQ의 ‘빅4 콘서트’는 4월 9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다.

김병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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