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농업.식품.외식산업 6차산업에서 길을 찾다
기획특집 / 농업.식품.외식산업 6차산업에서 길을 찾다
  • 관리자
  • 승인 2010.04.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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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유기재배 농사조합법인 '삼부야채네트워크'
미래 외식산업의 최대 경쟁력은 양질의 식자재를 얼마나 저렴하게 꾸준히 그리고 충분하게 구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을 한다. 소비자의 트렌드가 외식업의 기본인 맛과 서비스 그리고 청결과 분위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최근에는 안전, 안심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식재료의 신선도가 지켜져야 한다. 동시에 유통, 물류과정의 단순화로 구매가의 절감이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지 않고는 경쟁력을 만들 수 없다. 이는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그래서 외식산업은 이제 B2B가 대세로 흘러가고 있다. 또 6차 산업을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의 외식업계가 상상을 초월하는 불황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노하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부 외식기업이지만 철저한 B2B와 6차 산업을 경영방법에 도입하여 경쟁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경우가 그 예라 하겠다. 이에 본지에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시리즈로 엮어 본다.

*글 싣는 순서
1) 일본 식재료 유통 '지바 쇼이카고'의 직거래 장터
2) 농축산업과 외식산업의 상생 '사이보쿠'
3) 6차 산업으로 성장 이끄는 '와타미 그룹'
4) 농업 네트워크로 부가가치 창출 '삼부야채네트워크'
5) 미래 외식산업의 최대 경쟁력은 6차 산업

자연 퇴비 사용. 윤작중시.소비자 신뢰구축 최우선

지바현(千葉縣)에 위치한 ‘삼부(山武)야채네트워크’는 유기재배를 전문으로 하는 농사조합법인으로 지난 2005년 2월에 출발했다. 현재는 48명의 조합원들이 와타미그룹 등 50여개의 거래처를 통해 5억엔(한화 60억원)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일본 농업은 연작장해에 의한 농약사용증가로 인해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소비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왔다. 또 중국산 등 저가의 농산물이 대거 수입되면서 농가들이 점점 어려움을 겪게 됨에 따라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농약사용증가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물밀듯 밀려들어 오는 검증되지 않은 농산물들로 인해 이것이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일본 전국을 뒤 흔들었던 농약만두사건은 일본 국민들로 하여금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통한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에 삼부야채내트워크는 유기재배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후계자 부재 및 휴농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의 소득향상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설립됐다.

삼부야채네트워크는 설립당시 다음과 같은 5가지 기본합의사항을 만들었다.

첫째, 토양소독제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퇴비나 자연퇴비를 사용, 토양만들기를 중시 한다. 셋째, 특정품목에 치우치지 않고 윤작체계를 중시한다. 넷째, 경작지를 명확히 특정지어 등록한다. 다섯째, 생명에 직결되는 먹을거리를 취급한다는 것을 항상 의식하며 소비자와 신뢰관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삼부 야채네트워크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환금작물주체였던 이 지역의 작부체계를 좋은 토양 만들기를 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윤작체계로 전환, 품목 수나 경작면적을 철저히 제한했다. 지금도 이 곳에서는 연간 5품목 이상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런 지속적인 노력으로 인해 좋은 토양이 만들어지고 점차 수확도 크게 늘어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삼부야채네트워크 설립 전에 이 지역에서는 주로 수박, 당근, 토란, 토마토, 우렁 등 5~6종목을 재배하며 총 280ha의 면적에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현재는 기존 품목을 비롯해 양상추, 시금치, 무, 생강, 방울토마토, 미나리, 락교, 파, 마, 고구마, 시금치, 모로 헤이야, 보리 등을 농산물 품목이 대폭 늘어났으며, 경작지 역시 356ha로 늘어났다.

삼부야채네크워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40%는 유기농산물전문업자들에게 넘겨지며 23%는 와타미그룹 등 외식기업, 20%는 생협에서 판매된다. 그 나머지 20%는 직판매장을 비롯한 소매점, 학교급식 등에 납품된다.
외식기업. 자국생산 유기농산물 취급증가세

물론 어려움도 있다. 최근 일본의 급격한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출은 감소하는 한편, 사료 값과 비닐 등 부자재 가격은 20~30% 급등하고 있어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9년 6월부터 일본 정부는 대기업이 농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락함으로써 최근 들어 이온(イオン)그룹과 이토요카도(イト-ヨ-カド-)그룹 등 유통 대기업들이 농업에 대거 참여하고 있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질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농협 등은 현금 혹은 일주일이내에 결재가 가능하지만 삼부야채네트워크와 같은 중소 농사기업들은 납품이후 월 결재여서 요즈음 같은 경기침체 속에서 자칫하다 부도를 맞을 수 있는 불안감도 없지 않다. “아직까지 삼부야채네트워크는 이런 일을 겪지는 않았지만 최근과 같이 어려운 상황이여서 늘
불안하다”고 삼부야채네트워크의 히사노부 시모야마(下山久信) 사무국장은 말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일본에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일본국내에서 생산된 유기농산물 취급만을 고집하는 외식기업들이 늘고 있어 유기농산물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유기농산물 판로확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일본사회는 장기불황으로 인해 직장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이 기회에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려는 귀농자가 크게 증가하는가 하면, 특히 유기재배를 통한 자작농을 희망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정부는 이런 희망자들을 2~3년 훈련시켜 휴농지를 저렴하게 임대 자작농으로 유도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휴농지는 전국토의 35%가 될 정도로 많아 자작농을 원할 경우 임대는 그리 어렵지 않다. 삼부야채네트워크에도 2009년부터 3명의 신규 귀농자와 연수생 4명이 열심히 농사일을 배우고 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으로 부가가치 창출

최근에 삼부야채네트워크에서는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기재배를 통해 수확한 농산물을 이용, 지역특색을 살린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당근으로 만들어서 자체브랜드를 붙인 ‘당근주스’는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부지역에서는 당근 외에도 유자, 생강, 매실 등을 사용한 가공식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토란, 땅콩, 고구마, 깨, 마 등 대표적인 지역농산물의 자가 채종과 종묘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삼부 네트워크는 야채의 전처리 시스템을 비롯하여 냉장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판장 개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회원 수를 크게 늘려 어렵게 생산된 농산물의 가격을 좌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기농산물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직접 교류를 통한 신뢰구축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삼부야채네트워크에서는 체험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농가를 찾아 모종과 야채수확 등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농산물이 생산되기까지 거쳐야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직접 느낌으로써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는 것도 체험마케팅을 실시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삼부야채네트워크에는 매년 200여 가족이 방문해 농촌체험을 다녀간다.

일본 현지 취재=박지연 기자 p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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