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한 발 다가가는 기업이 목표"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저가의 수입냉동 삼겹살을 국내산으로 속여 비싸게 파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육류유통 전문회사 ‘천하유통’은 이처럼 잘못된 시장 질서를 바로 잡겠기 위해 지난 2002년 썬미트를 설립하고 저가삼겹살 브랜드 ‘돈day’를 론칭했다. 품질 좋은 수입산 돼지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자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그러한 생각은 최근 론칭한 후속브랜드, ‘고기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썬미트 경영지원실 박상성 실장은 돈day 론칭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관련 잡지사에서 편집광고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박 실장은 그 당시 업무를 진행하면서 썬미트 김태진 대표와 연이 닿았고 김 대표가 돈day를 론칭할 즈음 그와 결혼, 동시에 썬미트에 입사하게 됐다.
입사 후 그녀는 홍보디자인 분야를 맡아 대외적으로 회사를 알리고, 회사의 체계를 다지는 작업에 착수했다. 회사의 CI와 BI 등도 그녀의 손을 거쳐 탄생됐다. 프랜차이즈 사업 초창기였으니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했을 때였다.
박 실장은 디자이너가 혼자만 잘해도 되는 피아니스트라면 프랜차이즈 산업 종사자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호흡이 중요한 오케스트라의 단원이라는 생각을 그때쯤에 처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박 실장에게 큰 변화의 시기가 다가왔다. 재무팀 팀원들이 잇따라 퇴사를 하는 바람에 팀을 맡을 사람이 없어지자 박 실장이 재무팀으로 소속을 옮기게 됐던 것. 재무 분야에는 전혀 문외한이었던 그녀는 그 당시를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된 시기’라고 회상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디자인만 할 수 있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때를 계기로 다른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또한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게 된 시기였다”고 말했다.
2년간 재무팀을 맡았던 그녀는 다음으로는 홍보팀을 거친 후 현재는 재무팀, 홍보팀, 인사팀을 총괄하는 경영지원실을 맡고 있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그만큼 책임도 막중해지고 업무량도 많아지지만 피하고 싶지는 않다고 그녀는 말한다. 해야 할 것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 실장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썬미트의 소식지인 ‘삶지’를 새롭게 출간하는 일이다. 현재는 업무량이 너무 많아 지난해까지 출간해오던 ‘삶지’를 잠시 중단한 상태. 박 실장은 “온라인소식지로 사보를 대신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긴 하지만 오프라인 사보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며 “삶지를 출간할 때만해도 회사에 자신들의 사연을 담은 엽서를 보내는 고객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 고객들의 일상 이야기, 기업의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사보를 오랫동안 이어나가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한승희 기자 han@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