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에서 외식업의 미래를 보다
프랜차이즈에서 외식업의 미래를 보다
  • 신원철
  • 승인 2010.05.2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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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베이커리, 연간 20% 성장세…트렌드 소비 늘어 불황에 날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1990년대를 거치며 중흥기를 맞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은 인기 연예인을 대표모델로 내세워 TV CF 등을 제작ㆍ방송하는 마케팅 투자를 본격화했다. 그 결과 한국인들의 주식인 쌀밥의 대체제로 취급받던 빵을 2030 젊은 층이 찾는 트렌드 음식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양산형 빵 중심의 소비시장이 베이커리 중심의 고급빵 소비로 전환된다.

1997년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이 베이커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주도하기 시작한 해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등의 브랜드가 베이커리 업계의 3강으로 자리 잡아 이후 10여 년간 우위의 변화 없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1990년 100개였던 파리바게뜨의 매장수는 1997년을 전후로 400여개로 급격히 늘어났고, 뚜레쥬르도 이해 1호점을 열며 2000년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기반을 굳혔다.

1998년 IMF환란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들이 대거 베이커리 창업에 뛰어들면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은 이후 연간 20%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을 굳히게 됐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의 경쟁력은 시스템 구축을 통한 높은 생산성에서 비롯된다. 식재료의 대량구매를 통한 공급가격 인하, 자체 연구소의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이 대표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2008년 빵류의 국내 출하액 조사를 보면 상위 10개 업체에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씨제이푸드빌, 크라운베이커리 등이 모두 포함됐다. 그중 파리크라상은 3282억9986여만원의 출하액을 기록해 1위 업체였다. 또 수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5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생산성을 끌어올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들은 이전까지 제품 중심으로 운영되던 베이커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브랜드 마케팅 개념도 도입했다.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를 접하면서 빵과 함께 브랜드를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도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조15억78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2008년 대비 27.9%의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뚜레쥬르도 지난해 6489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8년 대비 20% 성장했다.

하지만 크라운베이커리는 2008년 86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소폭 감소한 770억원을 기록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상위권 브랜드로 소비자가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올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는 여전히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불황으로 줄어든 외식소비의 여파를 자영 베이커리들이 고스란히 짊어지면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로 업종을 전환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빵을 소비하는 횟수는 줄이는 반면 브랜드 빵 선호도를 보이면서 베이커리 업계가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보일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의 올해 성공전략을 들여다본다.
파리바게뜨, 2천개 가맹점 기반으로 1등 브랜드 구축

1997년 이후 매출, 매장수 등에서 부동의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바로 파리바게뜨다.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파리바게뜨의 성공전략은 가장 먼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완비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리바게뜨의 본사인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계열사로 일찌감치 샤니 등을 통해 제빵사업을 펴왔다. 수십년의 제빵관련 사업 노하우가 고스란히 파리바게뜨에 반영된 것.

매년 베이커리 업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신제품 개발 능력은 1997년 2월 설립된 식품기술연구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미국, 유럽 등 제빵의 본고장에서 국내 시장에서 통할만한 제품을 들여오기도 하고, 웰빙ㆍ아침식사 대용ㆍ브런치 등의 소비흐름에 맞춰 기획제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디저트ㆍ어린이용 제품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소비자, 점주 등이 함께 참여하는 내부 품평회를 거친 신제품은 출시 때마다 파리바게뜨의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아왔다.

또 제품개발단계부터 2030소비자층을 겨냥해 기획하는 만큼 TV CF, 프로모션 등을 병행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도 극대화된다는 평이다. 김태희, 이나영 등 톱 스타를 고용한 파리바게뜨의 홍보전략은 뚜레쥬르와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어 매년 업계 안팎의 뜨거운 화제다.

파리바게뜨에서는 현재 사전제조된 냉동생지 제품, 완제품 배송제품, 매장 즉석제조품 등의 3가지 상품군을 운영해 매장의 입지별로 최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배치하고 있다. 또 가격대도 1천원의 저가부터 수만원의 중가제품까지 다양하게 운영중이다.

이에 더해 자체 물류망을 통해 최대 1일 3회까지 가맹점에 빵, 식재료 등을 배송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정책은 파리바게뜨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편의점 사업 진출 경험을 기반으로 상권분석, 매장출점, 배후소비자층 분석 등에서 탄탄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파리바게뜨의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파리바게뜨 매장이 신규로 출점한 지역은 그 자체만으로 상권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본다. 그만큼 숨어있는 상권 발굴에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파리바게뜨에서는 식품 식재료값의 급등에 대응키 위해 대량구매, 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 등으로 품질ㆍ가격 모두를 잡는 구매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남 해남군과 고구마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했고, 이 외에도 야채ㆍ과일 등의 특화된 품목의 산지계약 후 직거래량을 늘려가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올해 주력사업은 카페화 매장을 늘려가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베이커리에서 단순히 빵을 사갈뿐만 아니라 커피와 음료를 마시며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브런치 문화가 확산되면서 카페 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빵 제품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경쟁력을 얻고 있다.

2003년 도입된 파리바게뜨 카페형 매장은 현재 600여개로 전체매장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매장보다 매출, 수익이 10~20% 높다는 것이 파리바게뜨의 설명이다.

파리바게뜨의 가맹점수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2~24%씩 증가해왔다. 2007년 1568개, 2008년 1762개였고 지난해에는 2188개였다.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지난해 7억3100여만원을 기록했으며, 본사인 파리크라상의 매출은 2008년 대비 27.9% 성장한 1조15여억원을 기록했다.
뚜레쥬르, 신선한 빵으로 프리미엄 소비자 사로잡아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빕스, 씨푸드오션, 차이나팩토리, 콜드스톤, 투썸플레이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종합외식기업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업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는 뚜레쥬르의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요소다.

가수 비, 피겨선수 김연아 등 당대 최고의 모델을 기용해 광고판촉을 벌여 일찌감치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뚜레쥬르에서 지출하는 연간 광고판촉비를 보면 광고비가 연간 55여억원, 판매 촉진비가 연간 147여억원이나 된다.

또 2000년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내세운 시간대별 빵 출시 전략은 갓 구운 따뜻한 빵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모두 신선한 빵을 선호하는 20대 여성, 자녀들의 간식을 구매하는 3040 주부고객들은 현재 뚜레쥬르의 핵심 고객층이 됐다.

원료공급과 제품개발에서의 경쟁력은 CJ푸드빌의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의 연계를 통해 얻고 있다. 제빵의 주 식재료인 밀가루와 설탕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1996년 브랜드 출시 전부터 준비해 충북 음성에 설립한 냉동반죽 공장을 통해 베이커리용 빵의 대량생산 체제를 일찌감치 갖췄다. 뚜레쥬르는 냉동반죽 기술을 기반으로 2000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메뉴개발 능력도 뚜레쥬르의 경쟁력이다.

현재 150종의 빵과 130여 종의 케이크ㆍ선물류, 10종의 샌드위치ㆍ커피 제품등을 운영중이며 지난 4월 주 고객인 3040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어린이 전용 제품군을 출시했다.

어린이 전용 제품은 유산균 발효 액종을 사용해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가 쉽도록 했다. 또 밀크칼슘도 추가해 성장기 자녀를 둔 주부 고객들의 호응이 뜨겁다.

뚜레쥬르는 제품의 신선도, 품질 유지를 위해 가맹점에서 팔고 남은 빵의 일정 부분을 본사가 부담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또 다른 비결은 전문제빵인력을 원활히 가맹점에 공급하는 능력이다.

1995년 설립된 ‘뚜레쥬르 제빵훈련원’은 현재 1400여개에 달하는 전국 뚜레쥬르 매장에 전문 제빵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육희망자가 전액 국비로 운영되는 3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치면 뚜레쥬르 매장에 곧바로 취업돼 현재 5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다.

뚜레쥬르는 파리바게뜨, 크라운베이커리 등 국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3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카페형 베이커리 출점에 나서는 곳으로도 꼽힌다.

25평 이상 규모 매장은 카페형으로 출점하며 현재 전체 매장의 50%가 카페형이다. 다양한 음료와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고, 빵과 커피를 함께 즐기려는 고객층이 두터워짐에 따라 전략적으로 카페화 매장 출점에 주력하고 있다.

뚜레쥬르의 매장수는 직영점, 가맹점을 포함해 2007년 893개, 2008년 1092개, 2009년 1294개로 매년 20%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CJ푸드빌의 매출액은 지난해 2008년 대비 20% 성장해 6489억원이었다.

CJ푸드빌은 올해 뚜레쥬르의 매장수를 1550개까지 늘리고 매출액은 8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크라운베이커리, 한국화된 메뉴 앞세워 틈새시장 잡아

크라운베이커리는 1947년 영일당제과로 출발해 1988년 크라운제과의 생과사업부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다. 베이커리 업계에서 가장 빨리 브랜드 개념을 도입하고 TV CF에 나선 업체 중 하나다.

2003년 10월에는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식품의약안전청으로부터 HACCP 지정을 받는 등 일찌감치 식품안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다.

가맹점 수, 연간 매출액 등에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에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400여개 가맹점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기업규모다. 이를 기반으로 크라운베이커리에서는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도 파주의 콩 산지에서 엄선한 콩으로 만든 ‘콩케이크’, ‘롤케이크’ 등은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소비자 신뢰를 얻은 대표적인 크라운베이커리의 건강 제품이다. 크라운베이커리에서는 이에 더해 복분자롤, 흑깨롤, 매실롤 등의 롤 3종을 추가로 개발해 히트메뉴로 자리매김했다.

서양음식인 빵을 한국화하는데 앞장서는 크라운베이커리는 차례상에 올릴 수 있는 ‘명절케이크’ 등의 이색 메뉴도 개발해 주부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상자를 열어 바로 차례상에 올릴 수 있도록 차례용 완제품으로 만들어 편의성을 높였다.

이들 한국형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산 곡물 고유의 맛과 향을 충분히 살린 제품인 점이다. 트렌드, 마케팅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와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크라운베이커리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크라운베이커리에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자사 전략의 근간으로 ‘식(食)은 생(生)’이라는 기업철학을 들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리서치, 디자인 협력, 다자인 독창성 등 디자인 경영원칙을 세웠다.

또 제빵 전 분야에 대한 기획을 조직 내에서 조직 외부로 전달하는 ‘소통’, 기획의 방향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연구개발’, 독창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 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은 가맹점의 인테리어 디자인, 제품 디자인, 유니폼ㆍ서비스 등으로 만들어지는 매장의 분위기, TV CF 등의 홍보활동 등 가맹사업 전반에서도 일관되게 구축돼 있다.

베이커리 업계가 규모화, 기업화를 걸으며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자사만의 뚜렷한 색깔을 유지하고, 높은 고객 충성도를 보이는 마니아층 소비자를 확보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크라운베이커리는 해태제과 계열사인 젤라또 아이스크림 브랜드 ‘빨라쪼 델 쁘레도’ 매장에 크라운베이커리를 입점시킨 복합매장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 본사 로비에 위치한 이 매장에서는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크라운베이커리의 와플ㆍ머핀ㆍ베이글ㆍ조각 케이크ㆍ커피 등을 함께 팔고 있다. 연계가 가능한 외식 아이템을 병행해 시너지를 얻는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빨라쪼 델 쁘레도와 크라운베이커리의 결합이 기존 베이커리들이 베이커리에 사이드메뉴로 아이스크림, 차 등의 음료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각각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베이커리에서 경쟁력을 갖춘 두 브랜드를 수평으로 결합해 경쟁력이 배가됐다고 평한다.

크라운베이커리의 지난해 매출은 7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가맹점 500개 확보, 매출액 1천억 돌파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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