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사업’ ‘지는 사업’ 명암 엇갈려
‘뜨는 사업’ ‘지는 사업’ 명암 엇갈려
  • 관리자
  • 승인 2010.06.0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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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쇼그룹, 일본맥도날드 제치고 매출 1위 ‘저력 과시’
고객 니즈·주변 변화 발빠른 대응…새로운 가치 창조
지난 5월 경제전문잡지 ‘월간다이아몬드’에서는 상장외식기업 87개사의 연매출과 영업이익을 조사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규동전문점 스끼야와 코코스, 나까유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젠쇼그룹으로 2009년 매출랭킹에서 일본맥도날드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과시했다.

영업이익이 100억엔을 돌파한 기업으로는 젠쇼, 일본맥도날드홀딩스, 사이제리아, 오우쇼푸드서비스 등 4개사로 조사됐으며, 영업이익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기업은 사이제리아와 교자전문점을 전개하는 오우쇼푸드서비스로 나타났다.

매출순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일본이 고도성장기에 있을 때 외식의 꽃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던 패밀리레스토랑과 이자까야 업태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 반면, 회전스시와 도토루를 비롯해 스타벅스재팬 등 커피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같은 이자까야업태에서도 유독 와타미는 3기 연속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는 와타미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다각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직영농장을 통해 생산되는 농산물로 식재를 차별화시키는 것을 비롯해 고령화사회를 겨냥한 도시락택배사업을 시작하는 등 시대변화를 잘 읽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평가는 어디까지나 현시점의 상황일 뿐 어느 누구도 앞으로의 일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승승장구하던 일본맥도날드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발상의 전환으로 다시 회복되고 있는가 하면, 일본의 대표적인 외식기업이던 요시노야가 수렁으로 빠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따라서 언제 어느 때 상황이 변할지 모르는 것이 ‘외식사업’이라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가치소비’ 중요성 대두

최근 일본외식업계 관계자들은 규동전문점을 운영하는 요시노야와 일본맥도날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유는 두 회사가 저가경쟁으로 인해 천당과 지옥을 오고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요시노야는 아직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일본맥도날드는 매출과 경상이익면에서 브이(V)자 회복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요시노야홀딩스는 지난 2월 사상 최악의 결산결과를 발표했다. 경영손익과 경상손익부문 모두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상장 이래 최고인 89억엔의 적자로 나타났다. 반면 저가경쟁에 동참한 ‘스끼야’를 운영하는 젠쇼그룹은 3월 매출 및 경상이익 예상치를 상향조정했다. 2009년 12월부터 본격화된 규동업계 저가출혈경쟁의 결과,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전통을 자랑하는 요시노야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스끼야에 밀린 것일까?

이유는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옛것’에 집착한데 있었다. 요시노야는 ‘요시노야만의 맛’을 고수하기 위해 미국산쇠고기를 지금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 이후 미국산쇠고기의 원가는 두 배로 뛰었고 수입조차 원활하지 못한 형편이다. 따라서 가격인하로 내점객이 증가해서 매출은 올라간다 해도 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 여기에 스끼야나 마쯔야의 경우는 규동 외에도 다른 메뉴가 있지만 요시노야는 단품메뉴만을 취급해 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다른 메뉴를 만들기에는 주방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일본맥도날드는 지난해 총매출(가맹점 포함) 5319억엔을 올려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경상이익도 상장이래 최고인 233억엔으로 집계됐다. 기존점포들의 매출도 6년 연속 전년대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영상 정점에 올라 있는 일본맥도날드도 2003년까지 7년 연속 최악의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 원인은 저가정책.

그러던 중 2004년 애플콤퓨터사의 사장을 지낸 하라다 사장을 영입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외식업을 전혀 몰랐던 하라다 사장은 ‘가치경영’을 주장하며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햄버거 하나에 59엔까지 내려갔던 저가메뉴를 과감히 없애고 다양한 프리미엄메뉴를 개발, 단가도 조금씩 올렸다. 최근에는 점포 인테리어의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 좌석수를 15% 정도 줄이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런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특히 젊은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일본맥도날드의 V자 회복은 제품의 고급화와 함께 고단가 전략으로 ‘가치소비’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편 요시노야와 일본맥도날드 두 기업의 사례는 일본외식업계에 ‘발상의 전환’과 ‘가치소비’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요시노야는 한동안 미국산쇠고기로 인기몰이를 해 왔지만 전통의 맛을 고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꼴이 되고 만 반면, 일본맥도날드는 고객의 니즈와 주변상황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다업태로 승부하는 ‘다이아몬드다이닝’

세련된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동경 에비수역 서쪽출구를 나서면 상점가 한 켠에 전 층이 음식점으로 꾸며진 5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1층은 야끼도리 전문점으며, 2~3층은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이자까야, 4층은 비밀번호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가라오케, 5층은 룸으로만 구성된 고급바- 라운지로 구성돼 있다.

특이한 점은 1층부터 3층까지는 주방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4층과 5층은 주방이 별도로 필요 없는 업태로 꾸며졌다는 점이다.

이 건물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다이아몬드다이닝의 마쯔무라 대표의 작품이다. 이 회사는 ‘100개 점포, 100개 업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001년 ‘VAMRIRE CAFE’를 오픈하면서 지금까지 93개의 신업태를 선보이고 있다. 에비수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에 들어선 가라오케, 바-라운지, 이자까야 등도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93개 업태의 점포들은 메뉴는 물론이고 인테리어, 브랜드명도 모두 각각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식재료의 80%는 통일시켜 운영코스트를 절감하는 등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마쯔무라 대표는 “업태를 많이 개발하는 것은 유행에 민감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운영하는 회사로서는 리스크를 줄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면서 “40개 정도의 신업태를 개발한 후에는 환경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업태개발에 어려움은 없으며, 따라서 지금까지 철수한 브랜드는 단 한 개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또 “외식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며 “따라서 매일매일 변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일본 외식기업은 단일업태로 다점포를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100개 점포, 100개 업태’는 그런면에서 상식을 깨뜨린 ‘발상의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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