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직영전환 가속화…위탁 업체 돌파구 찾기에 고심
학교급식 직영전환 가속화…위탁 업체 돌파구 찾기에 고심
  • 신원철
  • 승인 2010.07.09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군, 식자재ㆍ제조 등 타 분야로 영역확대 바람
중소기업군, 함바, 아파트형 공장 등 틈새시장 노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됨으로써 학교급식 직영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학교급식법이 개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위탁급식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의 경우 직영급식을 하고 있는 중학교는 전체의 19.9%(371개교 중 74개교), 고등학교는 13.8%(304개교 중 42개교)로 조사된데 이어 올 6월 현재 중학교는 76.3%(375개교 중 286개교)를 기록 6개월 동안 무려 56.4%p나 증가했으며, 고등학교도 15.9%(308개교 중 49개교)로 늘어났다.

중학교의 경우 고등학교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곳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직영으로 전환된 상태이며 고등학교도 석식 비중이 중식의 20%가 안 되면 적어도 내년 2월까지는 직영급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야 급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데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아쉽다”며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몇몇 학교장들과 함께 앞으로도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무상급식이 반드시 단체급식의 직영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상급식도 충분히 위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처럼 학교급식 직영화로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에 대처하는 전략은 양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충분한 자본력과 시스템을 앞세워 식자재유통, 외식, 컨세션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컨세션 분야는 성공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점점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 영업이익을 쉽게 낼 수 없는 구조이고, 계약기간이 길기 때문에 운영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중간에 사업을 중단할 수도 없어 그만큼의 리스크를 안고 가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컨세션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컨세션 시장은 덩치는 크지만 이익률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며 “사업 시작 3년 정도가 지난 지금에서야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식자재사업을 운영하고 있던 기업의 경우는 학교급식 직영화가 일종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통 학교급식을 할 경우 급식장 운영과 식자재 납품을 동시에 하게 되는데 직영화가 되면 기존 거래가 중단되기 때문에 수많은 학교가 새로운 영업 타깃 대상으로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향후 식자재납품을 두고 업체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과 달리 학교급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그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 학교급식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의 경우 1일 식수가 일반 산업체급식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시장이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학교급식은 고정식수가 약 2천~3천식은 고정으로 보장되는 반면 산업체는 많아봐야 200~300식”이라며 “학교급식이 빠지게 되면 식자재 매출까지 함께 빠지기 때문에 사업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식자재 및 외식사업을 영위하고 있기는 하지만 성과는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함바(공사현장식당), 아파트형 공장 등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위탁급식사업을 하고 있는 각 업체들은 현재 어떤 전략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한화호텔&리조트…식자재유통ㆍ컨세션 주목

한화호텔&리조트는 2006년 374억원, 2007년 348억원, 2008년 329억원, 2009년 354억원의 학교급식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은 2008년에 비해 매출은 약 25억원 정도 증가했으나 비중은 17.3%에서 14.6%로 2.7%p 가량 감소했다. 이는 다른 사업 분야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한화호텔&리조트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식자재시장이다. 한화호텔&리조트는 한화푸디스트를 통해 식자재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 분야는 급식식자재, 외식식자재, 도매사업 등 크게 3분야로 나뉜다. 2009년 식자재분야에서만 58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약 1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수도권과 남부지방에 한해 식재를 납품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지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공동으로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한화호텔&리조트는 레스토랑, 푸드코트,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에서 외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당진-대전간 공주휴게소(양방향), 공주-서천간 부여백제휴게소(양방향), 익산-장수간 진안휴게소(양방향) 등 한국도로공사 산하의 총 6개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화그룹이 가진 다양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이씨엠디…컨세션 및 푸드딜리버리 집중 육성

이씨엠디의 학교급식매출을 살펴보면 2006년 220억원, 2007년 289억원, 2008년 330억원으로 증가하다가 지난 2009년에는 32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학교급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8년 21.4%에서 2009년 16.8%로 4.6%p 하락했다.

이씨엠디는 올해 컨세션 시장 확대와 더불어 도시락, 출장연회, 벌크식 배달급식 등 푸드딜리버리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이씨엠디는 인천국제공항, 가평휴게소, 롯데백화점 푸드코트 등에서 다양한 컨세션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컨세션 분야에서만 약 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약 6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9월경에는 휴게소 5개를 추가로 수주할 계획이다.

아울러 7월말이면 성남의 도시락공장이 완공돼 도시락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 공장은 1일 최소 7천식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여기서 생산하는 도시락은 학원 등 별도의 조리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시설 등에 판매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편의점 납품도 고려 중이다.
이 밖에 이씨엠디는 ‘아란치오’(이탈리안레스토랑), ‘브루스케타’(이탈리안레스토랑), ‘엔즐’(면요리 전문점) 등의 외식사업과 베이트리 웨딩홀 등의 웨딩사업 등도 영위 중이다.

●동원홈푸드…동원그룹 원료 구매 담당

동원홈푸드의 학교급식매출을 살펴보면 2006년 84억원, 2007년 176억원, 2008년 223억원을 기록, 꾸준히 상승해오던 가운데 2009년에는 21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체매출에서 학교급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약 18.7%에서 2009년 16%로 떨어졌다.

동원홈푸드 측은 학교급식이 직영화 되면 지역별, 품목별 입찰제한 및 현장 밀착 영업요구로 인해 대기업의 시장 지위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품목별 브랜드화를 통해 1등 제품을 얼마나 보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한 자사의 급식 경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중고교 위탁급식 경로를 대체할 신 수익 경로를 개척하기 위해 골프장, 미술관 등 집객 유인이 높은 컨세션 업장에서의 급식을 추진하고 있고 푸드코트 및 휴게소 등에 진출하는 것도 모색 중이다.

아울러 더 키친 등 현재 서울대, 연세대, 동국대, 고려대 내에서 운영 중인 외식사업을 전국 유명 대학을 중심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식자재사업의 경우 농수공산품별 브랜드 개발 및 홍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지역별 입찰 제한에 대응해 협력업체와의 제휴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식자재사업에서 약 815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동원홈푸드는 앞으로는 동원그룹의 원료구매를 통합ㆍ담당해 2010년 식자재매출을 약 2866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워홈…B2C로 사업영역 확대 가속화
아워홈은 지난 2009년 40여개 학교급식장을 운영했었으나 2010년 그 숫자가 30여개로 줄었다. 2009년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학교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정도이다.

아워홈은 기존사업 역량을 활용해 인접사업으로 사업 분야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단체급식은 물론 식자재유통, 외식, 식품제조사업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아워홈의 목표.

지난 2008년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브랜드 ‘손수’를 론칭한 아워홈은 지난해 말 에는 안산공장에 첨단 제조설비를 구축하고 전문 연구 인력을 확대해 제조사업 분야를 더욱 강화했다. B2B에서 B2C 분야로의 사업 확대가 눈에 띤다.
●고매푸드…식자재 영업 조직 확충

고매푸드는 지난 2009년 중ㆍ고등학교를 합쳐 약 30여개 학교의 급식장을 운영했었으나 현재는 고등학교 10개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이로 인해 매출의 약 50% 정도가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매푸드가 전략적으로 공략할 시장은 바로 아파트형 공장 내 급식장이다. 아파트형 공장 내 급식장은 한 회사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입주한 다수의 회사가 모두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투자비는 많이 들지만 꾸준한 식수가 보장된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고매푸드는 현재 해다미라는 식자재유통 전문회사를 운영 중에 있는데 앞으로는 식자재를 납품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영양사 및 조리장 파견, 메뉴 및 조리계획 제안 등의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매푸드는 최근 식자재 영업 조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선릉역 근처에 김치찜, 돼지갈비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해다미’라는 한식당을 오픈하며 외식시장에도 진출했다.

●삼주외식산업…외식 사업 강화

삼주외식산업은 현재 9개 고등학교의 급식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만 약 30여개의 학교와 거래가 끊겼다. 학교 급식을 담당해 왔던 본사 직원들도 잇따라 회사를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존 삼주외식산업은 학교급식 매출이 전체의 약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학교급식이 직영화 되면 이 매출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한다.

이에 삼주외식산업 역시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주외식산업이 주력할 분야는 외식분야. 현재 삼주외식산업은 웰차이(차이니즈 레스토랑), 템포 콰드라토(이탈리안 레스토랑), 몰레꼴레(화덕피자&파스타), 라스피가(이탈리안 레스토랑), 햇살마루식당(한식당)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올해 중으로 명동과 광화문 등지에 신규 외식매장 오픈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단체급식의 경우 수주만 하면 어느 정도 매출이 보장이 되는 반면 외식사업은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 회사 측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 측은 식재료 공급업체인 로하스푸드와 전통 장류 제조업체인 햇살마루 황토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엘에스씨푸드…관공서ㆍ일반기업체 등 영역확대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학교급식위탁전문 업체로 자리 잡아 온 엘에스씨푸드는 학교급식 직영화가 거론되기 시작한 2~3년전부터 영업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꾸준히 노력해 왔다.

엘에스씨푸드는 현재 구청 등 관공서와 다수의 일반기업체 구내식당을 비롯해 공사현장의 함바식당 수주에도 성공, 운영하던 학교가 직영으로 전환되면서 빠진 매출을 만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 여의도 사옥의 신관과 별관, 커피숍 운영권을 수주하고 지난 6일 오픈함으로써 이 사업장에서만 연간 280여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게 됐다.

한승희 기자 ha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