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건식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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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6.04.07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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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형 재평가로 건식업계 ‘소용돌이’
알로에 등 10개 원료 기능성 표현 제한
건강기능식품업계가 극심한 풍랑을 만났다. 고시형 재평가란 태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배는 근근이 버틸 수 있지만 작은 배들은 침몰할 위기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시형 건강기능식품 재평가를 위한 공청회를 통해 발표한 재평가 결과로 인해 건식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고시형 원료들 중에서도 1차 포지티브 리스트로 발표된 10개 품목에 대한 결과는 충격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로에는 기존 표현이 가능했던 기능성 중 ‘면역력 증강 기능’과 ‘위와 장건강에 도움’ 등의 기능성은 취소가 됐고, ‘피부건강에 도움’은 검토 중이며, ‘장운동에 도움’과 ‘배변활동에 도움’ 등만 허용되는 것으로 발표됐다.

그 외에도 레시틴, 베타카로틴 등 원료의 기능성이 대부분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발표됐고, 유산균을 제외한 인삼, 홍삼, EPA/DHA, 감마리놀렌산, 키토산, 키토올리고당 등 나머지 원료들도 주요 기능성이 취소되거나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허용된 기능성을 보면 ‘콜레스테롤개선에 도움’이 많았고, 두뇌 관련 기능성과 면역력 증강 기능은 인삼, 홍삼을 제외하곤 모두 취소됐다.

이에 대해 업계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시형 원료들은 대부분 국내외에서 오랜 기간동안 기능성을 인정받아온 것들인데 식약청이 이를 너무 무시하고 단기간의 검증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관계자는 “그간 그나마 제한된 기능성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많은 자본과 시간을 들였는데 이번 재평가로 한순간에 날아가게 됐다”며 “산업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재평가 결과에 따라 업계의 대응도 활발해지고 있다.

우선 업계는 건강기능식품협회를 통해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각개 기업이 따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이번에 근거 불충분으로 판명이 난 기능성에 대한 보충 자료를 구비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중소기업 입장에선 버거운 일일 수밖에 없다. 식약청이 자료 제출 기간으로 못 박은 8월까지 임상시험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고 단지 논문 등 근거자료를 구해 제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입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그동안 구비한 자료를 제출하는 것 외엔 경제적, 시간적 여건이 허락해 주지 않아 답답해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럴 때 대기업들이 나서서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상도의상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규모를 갖춘 기업들은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이번 고시형 재평가가 시장을 정화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재평가가 까다롭게 나오는 것이 오히려 우리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기술력,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고시형 재평가 후 자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별인정형 통해 자신들만 기능성을 쓸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 차별성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전통적인 건식 소재인 인삼, 홍삼 업체의 경우도 표현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고시형 기능성을 제한한 만큼 개별인정형의 인정 기준을 완화시켜 달라는 주문은 규모에 상관없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으로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에서 이번에 제한된 기능성에 대해 추가로 근거를 확보할 경우 개별인정형으로 기능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개별인정형에서 업계의 숨통을 틔워줘야 건식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건식 시장의 무게중심이 고시형에서 개별인정형으로 점차 옮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2단계인 클로렐라, 로얄젤리 등 9개 품목에 대한 영양소기능 재평가와 1, 2단계에 포함되지 않은 원료에 대한 3단계 일반기능 표시를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건식 업계는 이와 관련해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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