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경기 악화 57%
체감 경기 악화로 소비자들이 추석을 맞아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과일 소비는 비교적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ㆍ경기지역 688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0년 추석 소비계획 조사’ 결과 57.1%는 ‘올해 추석경기가 지난해 보다 악화됐다’고 밝혔고 ‘비슷하다’는 응답은 38.4%였다.
특히 소득계층을 가리지 않고 추석 경기 악화를 전망해 우려된다.
월 소득 1백만원 미만 가구의 75.6%가 추석경기 악화를 지적했으며, 월 소득 5백만원 이상 가구의 경우에도 50.7%가 추석 경기 회복에 부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응답자들의 61.2%가 농수축산물ㆍ식품 등의 물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르고 있음에도 지출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고, 30.5%는 오히려 소비규모를 줄인다고 말해 추석 특수가 예년만 못할 전망이다.
이처럼 소비 감소가 예상되고 있지만 과일ㆍ농산품 등 일부 품목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은 ‘과일 등 농산품세트’로 응답자의 33.7%가 추석 선물로 선택했다. ‘건강식품’은 10.9%, ‘갈비 등 축산품 세트’는 9.2%, ‘참치, 햄 등 가공식품 세트’는 5.5%로 각각 뒤를 이었다.
이들 추석 선물의 예상 구매 가격에 대해 조사대상의 40.4%가 ‘3만원~5만원 미만’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3만원 미만’은 25.3%로 두 번째로 많았고, ‘5만원~10만원 미만’은 24.7%, ‘10만원~15만원 미만’은 6.8%, ‘15만원 이상’은 2.8%의 순으로 집계됐다.
구매결정, 브랜드보다 가격 우선
주목할 것은 구매 시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져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실속소비가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점이다.
선물 구입 시 소비자들이 가장 고려하는 요소로는 ‘선물할 대상의 기호’(36.6%), ‘가격’(31%), ‘품질’(26.6%) 등이 가장 우선시됐고, ‘브랜드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겠다’는 응답자는 불과 3.9%뿐이었다.
특히 50대 소비자 중 구매 결정에서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이가 36.7%나 됐다.
또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사람이 64.5%로 압도적으로 높아 실속소비가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통계상으로는 소매업의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8% 올라 소비가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물가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성장률은 4.9%”라며 “정부의 지속적인 물가관리,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 회복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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