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효식품의 세계화, 현지화가 중요
한국 발효식품의 세계화, 현지화가 중요
  • 관리자
  • 승인 2010.10.0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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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셰프·푸드저널리스트 "한식 알리기가 우선…한식셰프 육성에도 심혈"
‘서울 고메 2010 포럼(Seoul Gourmet 2010 Forum)’
서울관광마케팅(주)과 한식재단이 공동 주최한 ‘서울 고메 2010 포럼(Seoul Gourmet 2010 Forum)’이 지난 27일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렸다.

‘발효음식의 과학적 평가와 한식 세계화’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벨기에 요리계를 대표하는 ‘상훈 드장브르’ 셰프를 비롯해 미슐랭 3스타인 ‘미셸 트와그로’ 셰프,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의 ‘니콜라스 랜더’ 요리 전문기자,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의 ‘하비에르 아구요’ 요리 전문기자 등이 참석해 한국의 발효식품과 한식의 국제 진출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요리전문가들은 한식 세계화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으며 한국의 우수한 발효식품의 홍보에 조금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번 콘퍼런스 내용을 요약 및 소개한다.
“발효음식은 한식 정체성의 핵심”
상훈 드장브르 (Sang-Hoon Degeimbre) 셰프
- 벨기에 L'Air du Temps 운영
- 2008년 미슐랭 2스타 선정

한식에서 발효식품은 단순하게 요리가 아닌 한국문화의 정체성의 핵심이다.
발효식품을 빼놓고는 한식을 말할 수 없다. 특히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의 발효식품은 한식만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소스이며 한국 발효식품의 세계화는 한식 세계화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고추장, 된장이 가진 고유한 자극성이 세계화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을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매운 소스인 페퍼소스 등의 자극성도 한국의 발효식품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발효식품의 가장 큰 특징은 아삭한 식감과 발효음식에서 나타나는 비타민, 무기질 등의 높은 영양에 있다. 이러한 특징이 잘 알려진다면 김치 등의 발효식품은 세계적인 요리가 될 수 있다.
많은 잠재요소를 가진 훌륭한 한국 장류문화를 세계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중요하다.
한국의 발효식품이 세계 각국의 요리와 어울릴 수 있는 양념과 소스형태로 개발된다면 세계화는 충분하다.
한식의 세계화 역시 현지 식문화에 어떻게 한식을 도입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현지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한식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수출 가능한 식재료를 개발하고 찾아야 한다. 현재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에서는 일식 및 중식의 식재료는 찾기가 무척 쉽다. 하지만 한식 식재료는 찾기가 어렵고 이 때문에 한식당 역시 보기가 힘들다.
아울러 현지화를 통해 변형된 한식도 한식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식의 대중화를 이뤄야 한다.
나 또한 이번 서울 고메 행사를 통해 선보일 한식을 본인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인 ‘래르 뒤 탕’에 선보일 예정이며 현재 김치를 활용한 요리를 연구하고 있다.

“장류 세계화 시기상조, 한식 먼저 홍보해야”
미셸 트와그로(Michel Troisgros)셰프
- 프랑스 La Maision Trosigros레스토랑 운영
- 미슐랭 평가 세계 최고 프랑스 레스토랑 선정

유럽에서 발효 음식은 일부 부정적인 견해가 있다. 물론 유럽인들도 요거트, 치즈 등의 발효식품을 섭취하지만 한국의 김치처럼 일상화 돼있지는 않다. 서구문화에서 발효음식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발효음식만의 독특한 자극성 때문이다. 이러한 발효음식의 강한 특징 때문에 유럽에서는 발효음식 섭취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한국의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의 세계화를 시도하고자 할 때에도 이러한 점을 감안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장류 문화보다 ‘불고기’ 등 보다 현지화가 쉬운 메뉴를 먼저 알리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현실적으로 장류를 세계화를 시킨다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마케팅 기법 역시 대중화가 가장 중요하다.
프랑스에서 한국음식은 일식, 중식, 베트남 식에 비해 접할 기회가 적다. 한식 레스토랑이 없기 때문이다. 접근하기 쉬운 요리가 바로 세계화된 요리라고 생각을 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대중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식 장류는 발효식품의 정수”
최용호 샘표식품 기술연구소 발효기술팀장

한국에서 간장, 고추장 등의 발효식품은 오감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식품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영양학적 가치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항은 과학적으로도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발효식품은 에너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만큼 단순한 요리를 넘어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간장과 김치 등을 섭취할 때는 ‘고향’과 ‘어머니’ 등을 떠올리며 고추장을 섭취할 때면 ‘열정’을 떠올린다.
이러한 감성적인 부분 역시 최근에는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고추장만 하더라도 주요 성분인 ‘캡사이신’은 인체의 이온센서에까지 반응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장의 경우에도 와인이나 요구르트처럼 주로 한 가지 균만 배양해 만드는 서양 발효식품과 달리 곰팡이와 효모, 유산균 등 다양한 균을 모두 제어해야 하는 식품이다. 콩으로만 만드는 한식 간장은 발효 식품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발표식품 과학도 세계적인 수준에 부합되고 있으며 단맛, 쓴맛, 짠맛, 신맛, 감칠맛, 매운맛 등의 식감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발효기술은 편의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소스 제품에 활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발효식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치즈나 일본의 간장 및 겨자만큼 우리의 뛰어난 발효식품은 홍보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초밥을 통해 일본의 장류문화를 세계화시켰지만 한식은 세계화를 이루지 못해 한국의 장류문화도 홍보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요리전문가들이 발효식품과 관련된 메뉴를 개발하고 있어 이러한 사항이 확대 및 보편화 된다면 장류의 세계화에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역시 지원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와 장류 메뉴의 보급화를 위해 관련교육에 힘을 써줘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거 문헌 속에서 나타난 한국 장류문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발굴하고 영문 화시켜 세계 시장에 보급을 한다면 한국 장류문화의 홍보효과는 더욱 극대화 될 것이다.

“한국의 우수한 식재료 홍보 중요”
니콜라스 랜더(Nicholas Lander)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요리 전문기자

세계 주요 나라의 식문화를 취재하면서 한식에 대한 느낌을 들어보면 대부분 ‘어렵다’라고 표현을 한다. 또한 한국 발효음식에 대해서도 먹기에는 다소 ‘어렵다’ 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한식은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을만한 충분한 요소가 있다. 다만 대중화를 못 이룬 것뿐이다.
좋은 예로 영국도 초기에는 일식이 무척 생소했다. ‘날생선’을 먹는 문화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념구이 일종인 ‘데리야끼’는 쉽게 보급이 됐고 이러한 현지화 된 일식이 대중화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시’라는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날생선’을 먹는 문화가 자리를 잡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일식이 보편화가 됐다는 점은 한식 세계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한식은 좋은 식재료로 만든 요리라는 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어 ‘영양식’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점을 살려 한식의 건강한 요리재료를 홍보한다면 한식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한식과 관련된 식재를 슈퍼마켓 등에서 쉽게 볼 수 있고 품질보증제도 등을 실시해 우수한 식재라는 점을 강조해 준다면 덩달아 한식 역시 큰 인기를 얻을 것이다.
일식의 경우는 세계 곳곳의 식품관에서 쉽게 우수한 식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꼭 상기해야 한다.
아울러 한식에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를 도입해 보는 것도 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퀵서비스 형태의 메뉴와 레스토랑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런던에는 레바논 요리를 판매하는 ‘야바암’이라는 이색레스토랑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야바암’은 ‘빨리’라는 레바논 언어인데 이 매장은 신속한 메뉴 제공으로 레바논 전통요리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점은 한식당에도 도입해 보는 것을 좋을 듯싶다.

“젓갈도 엔초비같은 세계적인 상품 가능성 충분”
하비에르 아구요(Xavier Agullo)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El Mundo) 음식 전문기자

한식이 세계화에 있어서 일본과 중국, 베트남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한식 역시 이들 국가처럼 인지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일식이 인지를 얻은 것은 불과 15~20년여 밖에 되지 않는다. 한식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점을 보강한다면 한식 역시 세계화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취재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종합해 한식 세계화 키워드 3가지를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우선 첫 번째는 셰프의 육성에 있다.
일식 및 중식 등이 유명세를 탄 배경에는 이러한 나라의 요리를 조리하고 홍보를 해준 혁신적인 요리사들이 든든한 배경이 돼주었다. 하지만 한식은 한식과 관련된 세계적인 유명 셰프들이 적다. 혁신적인 스타 셰프를 반드시 양성을 해야만 한식 세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헬스푸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홍보해야 한다. 한식 특유의 건강함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식은 한식만의 특유의 맛과 오감을 만족시키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러한 점을 적극 개발하고 홍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한식은 아름다움 모습들로 많이 홍보되고 있는데 이 또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발효음식의 세계화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전통음식인 멸치를 숙성시켜 만든 ‘엔초비’가 좋은 사례일 것이다. 한국도 젓갈 등을 다양한 메뉴에 접목해 만든 세계적인 요리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장유진 기자 yujin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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