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의 알코올도수와 담배의 타르함량은 연인관계?
소주의 알코올도수와 담배의 타르함량은 연인관계?
  • 김병조
  • 승인 2006.04.16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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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4년)→30('65년)→25('73년)→23('99년)→22(2001년)→21(2004년)→20(2006년)

위 수치는 우리 나라 서민술의 대표인 진로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35도 증류주에서 30도 희석식 소주로, 그리고 새로운 제조공법을 통해 1970년대 25도로 낮아진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최근 20도까지 낮아졌다.

대나무숯 여과공법으로 만들었다는 '참이슬'은 지난 해만해도 알코올 도수가 21도였으나 얼마전 20.1도로 낮춘 바 있고, 세계 최초로 알칼리수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두산의 '처음처럼'도 20도짜리 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시장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소주와 함께 대표적인 성인기호품인 담배는 어떠할까?

KT&G는 그동안의 소주의 알코올 도수 변화의 흐름에 착안하여 국내시장에 유통된 담배의 타르함량 변화추이를 조사해 보았다. 개비당 타르함량이 구체화된 197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발매된 브랜드별 타르함량에 연도별 판매량의 가중치를 주어 소비자 구매제품의 평균 타르함량을 산출해낸 것이다.

조사 결과, 1970년대 발매된 제품의 개비당 타르함량은 무려 20mg이었는데 이 수치는 계속 낮아져 올해는 4mg대까지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974년부터 4년간 국내시장 1위자리를 지킨 브랜드인 '새마을'은 개비당 타르함량은 무려 20mg이었다. 물론 이 제품은 당시 필터가 없는 담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타르함량이 높을 수 밖에 없었지만 당시 소비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마을을 애용했다.

뒤이어 1978년부터 4년간 시장 1위를 차지한 제품은 '거북선'으로 이 제품의 타르함량이 16mg이었다. 새마을과 비교해 4mg이 낮아지긴 했지만 현재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거북선에 이어 1982년부터 7년간 시장 1위를 지킨 제품은 추억에도 생생한 '솔'이었는데 이 제품의 타르함량은 12mg이었다.

거북선보다 또 4mg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10mg을 넘는 매우 독한 담배였다. 그럼에도 솔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1986년 솔의 국내시장점유율은 63.2%를 기록하는 미증유(?)의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타르가 10mg이하대로 내려오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였는데, 바로 1988년 출시된 '88라이트'가 그 장본인이었다.

88라이트의 타르함량은 8.5mg으로 만들졌는데, 당시 기존 10mg이상의 독한 제품에 익숙하던 소비자들에게는 획기적으로(?) 순한 제품이었다. 88라이트는 기존 제품에 비해 타르함량이 크게 낮고, 그만큼 순하다는 의미에서 국내 출시된 담배이름에 최초로 '라이트'라는 문구가 들어간 제품이기도 하다.

그러한 명성을 안고 88라이트는 출시 이듬해인 89년부터 95년까지 7년간 시장 1위자리를 지켰다.

88라이트에 이어 국내시장 1위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디스'인데, 디스는 88라이트보다 2mg이 낮은 6.5mg의 타르함량으로 만들어졌다. 디스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간 시장 1위자리를 지켰다.

* 디스의 시장 1위 기록을 통해 국내에 출시된 담배는 '솔 → 88라이트 → 디스'에 이르기까지 공교롭게도 1위자리가 7년주기로 바뀌는 묘한 기록을 또한 가지고 있다. 이른바 '1위 담배의 7년주기론'이 그것이다.

디스가 초슬림형 에쎄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준 2003년부터의 소비자 구매브랜드의 평균타르함량은 6mg에서 5mg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담배제조독점제도가 폐지된 2002년부터의 국내시장은 외국경쟁업체들과의 치열한 격전장 및 소비자의 기호다변화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에 맞춰 소위 다품종 소량판매의 시장으로 바뀌어져 갔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범사회적인 웰빙현상과 함께 더욱 순한 브랜드를 찾게 되었고, 담배업체들은 3mg제품에 이어 타르 1mg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여 2003년의 소비자 구매브랜드 평균타르함량은 5.4mg으로 낮아졌고, 2004년은 4.5mg, 2005년은 다시 4.2mg으로 낮아진데 이어 올해는 4.1mg까지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3mg대로의 진입은 기정사실로 보이며, 아마도 현재의 최저타르제품 1mg은 담배업체들의 제품개발 결과의 추이에 따라 1mg 미만 제품도 출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

아무튼 국내 애연가와 함께 해온 담배는 시류의 변화에 따라 브랜드도 계속 바뀌어 왔지만, 타르함량 역시 웰빙트렌드에 힘입어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왔으며, 서민을 대표하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것과 똑같은 괘를 보여주는 매우 특이한 현상을 보여준다 하겠다.

이런 추세라면 10도대의 소주와 함께 타르함량 0에 육박하는 담배의 출시도 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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