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지소' 운동의 현장, 日농협 직판소
'지산지소' 운동의 현장, 日농협 직판소
  • 관리자
  • 승인 2010.11.15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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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수수료로 입점…생산자ㆍ소비자 모두 이익
농민 이름이 상표 '단골' 많아…대부분 오전에 동나
지난 10월 5일 오후 2시께 일본 효고현 산다(三田)시에 있는 JA(일본 농협) 효고롯코 산다1번관 직판소(直販所)는 한낮임에도 드나드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산다시는 효고현청이 자리 잡은 고베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고베의 위성도시 중 하나다.

인구 11만여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여서 한적한 느낌이 드는 전원도시였지만 직판소는 활기가 넘쳤다.

이 직판소는 글자 그대로 농민이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곳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어 지산지소운동의 대표적인 유통수단으로 꼽힌다.

일본은 농업의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지산지소운동을 추진해 왔고, 그 가운데에서도 직판소를 육성하는 데에 집중해 왔다.

직판소는 한국의 농촌 도로 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농민이 직접 판매에 나서는 간이 매장을 포함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소매점을 가리킨다.

이 직판소는 지역에서 생산한 물건을 판매하는 만큼 대도시 도심에는 입점하기가 어렵고, 대부분 농촌이나 가까운 도시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다.

효고롯코농협은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빠른 1989년 산다시 직판소를 개설했다.

전업농이 줄고 농업이 생기를 잃자 농협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 정부 지원을 받아 만든 것이었는데,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도 증가해 올해 6월 판매장을 예전의 두 배 정도인 753㎡로 확장했다.

여기엔 파를 비롯해 양배추, 미나리, 양상추, 배추 등 신선식품이 대부분이고 떡이나 잼, 푸딩 등 가공식품도 일부 전시돼 있었다.

신선 농산물은 물론 대부분이 유기농 생산품들이다.

직판소는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계약을 맺은 농민들이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매대에 올려놓으면 농협측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여름엔 오후 7시)까지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농협은 공간을 제공하고 판매를 대신 맡는 대신 판매액의 15%를 수수료로 받는다.

일반 판매점에 출하했을 때 20~30%를 떼줘야 하는 데 비하면 수수료가 저렴한 셈이다.

이 직판소는 소비자로서는 일단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농민으로선 입점 절차가 간단하고 직접 가격을 결정할 수 있어 서로 이익이다.

그렇더라도 농협이 일정 기준만 갖추면 입점할 수 있도록 하다 보니 농민끼리 경쟁이 붙어 가격이 조절되기도 한다.

특히 농민 입장에선 유통비를 줄일 수 있고 모양이나 크기가 유통업자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으며, 농협 입장에선 전체 매출이나 조합원을 늘릴 수 있어 좋다.

대부분 물건은 오전에 다 팔려 오후 늦게 오면 물건이 없는 경우가 많다.

평소엔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오지만 주말엔 1시간 이상 떨어진 오사카 등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농협 측은 전했다.

이런 직판소의 장점은 생산자 이름 자체가 상표가 된다는 점이다.

판매대마다 생산자 이름과 품목이 적혀 있어 한번 단골이 되면 그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주로 찾는 소비자가 많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가지 등 똑같은 농산물을 내놓아도 오전에 다 팔리는 판매대가 있는 반면 오후 늦게까지 물건이 남은 판매대도 있다.

이곳에서 만난 아라이(新居ㆍ42ㆍ여)씨는 "직장에 나가다 보니 늦게 오면 물건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을 살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생산자 이름을 보고 찾는 상품이 많고 가끔 생산자 아주머니와 만나면 요리법도 가르쳐주는 등 이곳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효고롯코농협 산다1번관 네기시 노리오(34ㆍ根岸則南) 부점장은 "산다에서 농사를 지으면 입점할 수 있는 자격을 주다 보니 농민끼리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격이나 품질 경쟁을 하게 된다"며 "직판소가 농업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겠지만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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