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트렌드에 발맞춰 베이커리 업계가 식빵의 품목 수를 늘리고 품질도 개선하고 나섰다.

브런치 문화가 확산되면서 샌드위치, 토스트, 포카차 등에 들어가는 식빵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또 최근에는 가정에서 식빵을 활용해 DIY(Do it yourself) 빵을 만들어 소비량이 늘고 있어 베이커리 업계가 소비시장에 발맞추려는 것.

업계에 따르면 빵을 활용해 만드는 다양한 메뉴의 핵심 식재료 중 하나인 식빵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고려당, 태극당 등이 처음이다.

그 후 삼립식품의 전신인 제과점 ‘상미당’의 창업자인 故 허창인 SPC그룹 명예회장이 현재의 오븐 개념인 ‘무연탄 가마’를 개발해 식빵을 굽기 시작하면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미당의 식빵은 현재의 슬라이스된 형태가 아닌 ‘통식빵’이었다.

1980년대를 거치며 식빵은 제조 자동화를 통해 품목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유식빵, 옥수수식빵, 밤식빵 등 곡물을 주원료로 하는 식빵이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유산균을 배합한 크기가 크고 두꺼운 샤니의 ‘더블소프트’가, 식빵에 버터를 첨가한 파리바게뜨의 ‘그대로토스트’ 등이 개발돼 비로소 기능성 식품으로 거듭났다.

그대로토스트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현재 1만3천개에 달한다.

*2000년 웰빙 식빵 출시 본격화

2000년대는 탕종법, 저온숙성 등의 제조법으로 만든 웰빙 지향형 제품들이 출시됐다.

이 가운데 샤니의 ‘부드러운 熟(숙)’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7년 연속 식빵 단일 품목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또 2008년에는 82억원의 매출을 올려 샤니 전체 매출의 2.5%를 점유했고, 110여종의 빵 중 매출 1위를 차지해 식빵 시장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4월 파리바게뜨는 본격적으로 식빵제품의 품목 수를 늘려 식빵의 두께를 각각 브런치용(33mm), 토스트용(18mm), 샌드위치용(15mm)으로 세분화시킨 우유식빵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나섰다.

또한, ‘호두를 더한 호밀 식빵’, ‘그대로토스트’, ‘시간이 만든 부드러운 토스트 56h’, ‘자연이준 우리밀식빵’, ‘우리밀 우리보리식빵’ 등도 패키지 디자인 변경, 영양성분 강화 등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뚜레쥬르는 식빵의 고급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고급식빵 전용 밀가루, 우리밀, 신안천일염 등의 선별된 재료로 식빵을 구워 맛과 영양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흑미, 검은콩, 밤, 호두 등의 곡물을 활용한 웰빙지향형 식빵인 모카페스트리 식빵, 데니쉬패스트리 식빵, 롤치즈 식빵 등으로 바삭한 맛, 부드러운 맛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존의 네모난 식빵이 아닌 동그란 모양의 식빵도 제조해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브레댄코는 천연효모와 탕종법으로 식빵을 만들어 쫄깃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했다. 밀가루 제품은 소화가 잘 안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섬유질이 충분히 함유된 식빵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투웰브굿식빵’은 12가지 곡물과 씨앗이 들어 있어 고소하고 식빵의 결도 살아있다. 10여 가지 식빵들 중 베스트 상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상큼한 크랜베리가 어우러진 ‘크랜베리 식빵’과 브리오쉬 특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브리오쉬 식빵’ 등도 인기다.

*10쪽 식빵 지고 6쪽 식빵 뜬다

한편 베이커리 업계는 식빵 재료의 고급화에 더해 제품 소형화도 추구하고 있다. 소식ㆍ다이어트 트렌드를 식빵에 반영해 식빵 한 봉지의 양을 줄이고 있는 것.

가족식사가 줄고 싱글족이 늘어나는 최근 사회변화에 비춰볼 때 8쪽에서 10쪽들이 기존 식빵제품이 지나치게 양이 많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6쪽들이 소형제품을 출시해 1~2회에 걸쳐 식빵을 모두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식빵이 남아 신선도가 떨어지는 점을 막으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트렌드에 따라 변하는 식빵의 형태를 보면 오늘날의 외식문화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며 “단적인 예로 브런치용 식빵 생산이 느는 점을 보면 우리 식단에서 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은희 기자 y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