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파워> "'장인정신' 깃든 빵 만드는 것이 중요"
<리더스파워> "'장인정신' 깃든 빵 만드는 것이 중요"
  • 신원철
  • 승인 2010.12.03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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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브레댄코 상임기술 고문 임헌양 제과명장
베이커리업계의 산증인을 만났다. 바로 대한민국 제과명장인 임헌양 기술 고문위원이다. 말끔하게 다려진 조리복을 입은 그의 모습에서 장인의 혼과 숨결이 느껴진다. 일흔을 넘긴 고령임에도 그는 여전히 오븐 앞에 선다.

언제부터 제빵사의 꿈을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 임 고문은 “1960년대 용산 미 8군 기지에서 처음 빵을 굽는 방법을 배웠다”고 운을 떼며 “동그란 링 모양의 도넛을 그때 처음 보고 도넛을 튀길 때마다 부풀어 오르는 모습에 신기함과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제빵을 배울 때는 국내 제과업계가 막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로, 미국에서 직수입된 다양한 식재료로 새로운 빵을 만들려는 도전의식도 강했
다. 그는 그 후 1970년 조선호텔 창립 멤버로 활약을 하게 됐고 1977년에는 호텔신라 제과사업부에 참여해 신라명과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데 힘을 보탰다.

그는 “마음껏 재료를 쓸 수 있었던 미군기지에서의 생활과 달리 국내 제과업계는 재료를 대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제빵용 밀가루를 공수하기 위해 밀의 종류에서부터 제조공정까지 관여해 주문 생산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열악한 현실의 벽에 부딪힌 그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선진기술을 배울 수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다. 기계로 만든 듯 상품성이 뛰어난 빵을 만들어 내는 일본 제빵사들의 솜씨에 놀랐고, 제빵사들의 뛰어난 실력을 배가시키는 시스템화 된 제조 공정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본의 제과사업에서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수준차를 느꼈지만 임 고문에게는 오히려 선진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샘 솟았다.

또한 그는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위생관리를 자랑하는 일본의 제빵시장에 다시금 놀랐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일본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대로 신라명과를 운영하는데 적용하게 된다.

임 고문은 “먹을거리를 만드는 사람은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도 같아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요리는 사람을 건강하게 할 수도 있고 병들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위생을 간과한다면 요리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리ㆍ원칙을 지키며 위생관리 사수에 힘쓴 결과 신라명과를 한국 제일의 베이커리의 브랜드로 만드는데 공로를 세웠다. 그가 일본에서 돌아오기 전 국내 제빵환경은 위생관리가 취약하다는 평을 받았지만 신라명과를 시작으로 선진화되기 시작한다. 신라명과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 공식 공급업체로 채택돼 그 명성을 이어 나갔다.

그는 현재 신라명과의 후속 브랜드로 각광을 받고 있는 브레댄코 운영에도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현직에서는 물러나긴 했지만 든든한 조력자로서의 임무를 수행 하고 있다.

그는 ‘자연주의 베이커리’를 지향하는 브레댄코의 콘셉트 수행을 위해 제품과 기술개발은 물론 인재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임 고문은 “앞으로 우리나라 제빵 기술의 미래와 성장 가능성은 인재양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후배들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추어 경연대회의 작품을 심사하며 느낀 점은 실용성보다는 겉모양에만 치중한 작품들이 대부분인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특히 제빵사로서의 기본소양을 가르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보다 내일의 미래가 더 밝기를 바란다는 임헌양 고문, 그의 꺼지지 않는 열정이 주변사람은 물론 베이커리업계를 뜨겁게 달구기를 기대해 본다.

유은희 기자 y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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