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요리 월드컵’ 2관왕…비결은 기획력
전세계 최고의 조리사들이 참가하는 ‘2010년 요리 월드컵(2010 Culinary World Cup)’에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제과부분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고 부문별 최고점수를 받아 월드컵을 수상한 이가 있어 화제다.정상균 롯데호텔서울 제과부문 디저트파트 조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56개국에서 3천여명의 조리사가 참가해 그 어느 때 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정 조리장에게 국제대회에서의 수상 의의와 국내 조리사들의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물었다.
▲이번에 석권한 디저트, 페티포, 쇼피스, 식품공예 등 제과부문은 동양인이 수상하기 어려운 분야다. 우승의 비결이 뭔가?
- 식품공예에서는 설탕공예로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기술면에서는 국내 최고라 자부해왔다. 다만 나머지 디저트, 페티포 등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였다.
그럼에도 서양 조리사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비결은 기획력이다.
보통 요리를 완성하고 그 위에 장식을 얹는데 대회에 출전하며 제품을 기획할 때부터 장식을 함께 고려했다. 또 출전자들이 무스류를 디저트로 내놓은데 반해 구운 과자를 준비한 것도 차별점이 됐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인 조리사들이 수상하기가 쉽지 않다.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면?
- 어떤 이는 서양의 요리 평가 기준과 한국의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면 모든 요리의 평가 기준은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 조리사들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것은 사전준비가 철저하기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가한 요리 월드컵은 조리사 올림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별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이들이 참가한다. 그런 와중에 수상하려면 당연히 전공분야에서는 한국 최고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환경 탓을 해서는 안 된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거의 모든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지 않나.
또 국가대표라는 점에 너무 집착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실력이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통하는지 확인하고 프로의식을 다지는 기회로 삼으라고 충고하고 싶다.
▲국제무대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은 셈인데 앞으로 이루고픈 꿈이 있다면.
- 국내 최연소 조리 명장에 선정되는 것이다. 명장은 조리사 인생의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본다.
모든 일이 비슷하겠지만 프로가 되고 전문성을 갖출수록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익숙해질수록 나 자신이 매너리즘에 빠지는 일이 생긴다. 국제대회 수상, 명장 선정 등은 쉬지 않고 조리사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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