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파워>쯔루가메스시 김원일 조리장
<리더스파워>쯔루가메스시 김원일 조리장
  • 신원철
  • 승인 2010.12.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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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한식을 표현하고 싶다”
‘정통 회요리 318선’, ‘전채요리 318선’, ‘초밥기술전과’, ‘맛있는 밥요리’ 등은 모두 한 사람의 의해서 집필된 서적들이다. 초보자들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된 글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사진들은 실제 요리강연 현장을 연상케한다.

이처럼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책을 통해 일본 정통요리를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일식당을 운영하는 ‘쯔루가메스시’의 김원일 조리장이다. 그는 국내 일식 3대 조리장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인물로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일본 요리의 시작은 칼의 사용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그는 칼을 다루는 방법에서부터 원물을 써는 각도까지 꼼꼼히 챙기며 정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손끝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먹고살기 위한 생계수단의 목적으로 요리를 시작했다는 그는 매일 매일을 주방에서 우두커니 버텨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 뜻밖에 인생의 전환기가 찾아온다.

80년대 초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일을 하던 시절, 그는 공석이던 오너 셰프를 대신해 어깨 너머로 배운 실력으로 인생에서 첫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그러나 그의 요리는 평가절하됐다.

김 조리장은 “그 날 요리를 맛본 일본인 관광객의 반응에 지배인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머리를 조아려야만 했다”며 “특히 일본요리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제대로 된 일본어로 사과 조차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비참함을 느꼈다. 그때부터 오기로 일본어 공부와 요리공부에 매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후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요리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요리사도 배움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그는 오사카의 ‘아베노쯔지조리사전문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힘찬 포부와 달리 현실은 냉담하기만 했다. 달랑 2만엔을 들고 맨 몸으로 유학을 간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망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는 법. 그는 여러 음식점을 전전하다가 90년대 일본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퀸앨리스’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주방에서 쥐를 잡는 일부터 시작해 화장실 청소까지 하는 등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은 그의 모습에서 ‘퀸앨리스’사장은 셰프 김원일을 발견한다.

김 조리장은 “성실함과 근성 있는 모습을 높이 산 사장은 수제자로 곁에 두고 싶은 마음에 일본인으로 귀화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진정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고국으로 돌아가 배우고 익힌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며 “제의를 정중히 거절한 후 견문을 넓히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고 말했다.

지금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여행지, 음식점 등에서 피부로 느끼는 또 다른 배움을 터득하고 있다고. 최근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축적해 놓은 기술과 34년 노하우를 집대성한 책을 선보였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유를 하겠다는 의지가 서린 책 출간이었다.

다양한 분야에 끊임없는 도전을 하는 그는 몇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뉴욕 중심부에 한식당을 여는 것이 소원이란다. 일식 조리장이 한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말이 한편으로는 의아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김원일 조리장은 한식세계화를 위해서 국내 조리사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뭉쳐야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계획이다. 그의 다부진 의지처럼 전 세계 국가에 그의 이름을 내건 한식당들이 빼곡히 들어서기를 기대해 본다.

유은희 기자 y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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