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식재료값 폭등 우려 크다”
“올해도 식재료값 폭등 우려 크다”
  • 신원철
  • 승인 2010.12.3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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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ㆍ복잡한 유통구조 등이 주요인
지난해 배추 파동을 부른 식재료 가격 폭등 현상이 올해도 나타날 수 있어 우려된다. 이에 식품ㆍ외식업계는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연간 수요조사, 유통구조 개혁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식재료의 가격 인상을 부르는 요인은 선물투기에 따른 국제 곡물가격 인상이 대표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입산 밀, 옥수수, 대두의 평균 거래가격은 각각 t당 244달러, 186달러, 405달러로 지난해 6월 대비 48%, 37%, 16%씩 상승했다. 국제곡물 가격이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시점이 3~6개월 후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인상은 식품ㆍ외식업계의 식재료 공급난을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료 값 인상을 불러 전반적인 육류 생산 원가를 높일 수도 있다.
국제 곡물가격 인상이 단기적인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기상악화 등에 따른 것이어서 마땅한 대책이 없어 더 심각하다.

“배추수요 사전 조사해 대란 막아야”

국내산 농산물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배추, 감자, 건고추, 당근, 대파, 양배추, 양파, 쪽파, 풋고추 등 기상악화, 저온현상,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품목이 많아 올 상반기 출하량 부족으로 말미암아 전반적인 식재료 가격이 20~50%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부 생산량이 충분한 품목도 모자란 농산물의 대체재로 사용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배추김치의 대체재였던 총각김치, 얼갈이 등의 가격이 동반 상승한 현상이 바로 그것.

지난해 배추가 부족해 아예 생산을 중단해야 했던 김치 제조업계는 이상기온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한 김치 제조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올해 정책적으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의 계약재배 면적을 기존 9%에서 15%로 확대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해결방안일 뿐”이라며 “전문적인 기상정보시스템으로 산지의 재배현황을 미리 파악해 생산량 감소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배추의 주요 소비처인 식품제조업계ㆍ외식업계ㆍ소비자의 연간 배추 수요량을 조사해 배추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예방 조치해야 한다는 것.

현재까지는 배추가 모자랄 경우 중국산 배추 수입으로 충당해왔지만 지난해 말 중국산 김치 생산원가가 2009년 대비 2010년 74%나 오르는 등 수입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 배추 산지도 기상악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자칫 식품ㆍ외식업계가 배추 수급을 아예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사재기가 폭등의 한 원인”

신선 채소류가 식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한식당들은 식재료 가격 인상의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고춧가루, 마늘, 양파 등 양념채소의 가격이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밑반찬의 원가 상승이 경영난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외식소비 감소로 메뉴의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이때 원가 상승이 고스란히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오발탄을 운영하는 행복을굽는사람들 관계자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식재료 공급량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5~7% 식재료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소비자 신뢰가 무너질까 우려해 메뉴의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외식업체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결책으로는 대량구매를 통한 구매가격 인하, 식재료 품목을 다양화해 특정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거래량이 충분치 않은 영세 외식업체들은 이와 같은 대처방안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복잡한 유통단계를 줄여야 생산자, 주요 소비처인 식품ㆍ외식업계가 식재료 인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는 원앤원 최진욱 부장은 “지난해 식재료 가격 상승은 작황이 부진한 것이 기본적으로 원인이었지만 여기에 덧붙여 중간 거래업자들의 매점매석도 가격 인상에 많은 영향을 줬다”며 “투명한 유통구조를 확립해 식재료 가격에서 거품을 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가락시장 도매가격 이외에 산지 가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황, 가격정보를 식품ㆍ외식업계에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주식시장처럼 식재료의 가격이 급등ㆍ급락할 시 상승폭ㆍ하락폭을 지정하는 제도, 원산지 표시제 적용 범위 축소, 연간 식재료 사용량 사전예측 시스템 구축 등의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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