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식재료 수급 전망-3
2011년 식재료 수급 전망-3
  • 신원철
  • 승인 2011.01.0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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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자들의 가격담합 막고 수입 식재료 관세 낮춰야
치킨ㆍ피자업계, “원ㆍ부자재 값 같이 오른다”
올해 닭고기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치킨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 한파로 닭의 생장이 부진하면서 치킨집에서 주로 쓰는 1.7kg짜리 12호 닭고기, 닭다리ㆍ닭날개 등 부분육에 쓰이는 13호 닭고기의 공급량이 줄었고 이것이 치킨집의 원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보다 국제 곡물가격 인상이 사료 값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하반기 치킨용 닭고기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에 대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닭고기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거래처를 다변화해 가격 급등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정부에서는 수입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관세를 줄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닭고기 이외에도 치킨업계가 물가 인상을 우려하는 품목은 더 있다.

국제 유가 인상으로 석유 화합물 제품인 플라스틱ㆍ비닐, 튀김기름인 카놀라유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또한 지난해 칠레 강진의 영향으로 제지 값이 올라 치킨 포장지 제작비도 오를 수 있다.

피자업계는 치즈, 밀가루, 설탕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치즈는 중국의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유제품 소비 급증의 여파로 매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밀가루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밀 최대 생산국의 수출통제로 지난해 10월 수입분부터 오른 가격이 적용돼 올해 피자업계의 도우 원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설탕 가격 인상은 피자와 함께 팔리는 피클 가격을 15%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피자업계가 대량구매, 직거래 등을 통한 가격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도미노피자 관계자는 “도미노피자는 아시아지역 내 모든 도미노피자 매장의 식재료를 국제적으로 대량 구매해 피자의 원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며 “거래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제외하면 외식업계가 식재료 가격 인상의 여파를 줄일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부자재 값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부가 제분업체, 유제품업체, 제당업체들이 가격담합을 통해 가격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한편 이들 업체들에게 한시적인 관세조정 등의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FTA를 최대한 활용해 식재료 수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에땅 박현종 기획조정실 팀장은 “피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환율, 국제 유가 안정이 식재료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라며 “미국, 유럽 FTA 체결로 수입관세가 인하되면 식재료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점업계, “대체품목 발굴ㆍ공동구매로 해법 찾는다”

신선 채소류가 식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업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점업계는 그간 냉장 보관이 가능한 배추, 무 등을 중심으로 충분한 비축량을 갖춰 식재료 가격 인상에 대응해왔다.

비어캐빈 등을 운영하는 해리코리아 관계자는 “주점업계가 신선한 채소류보다 가공식품 사용량이 많아 일반식당 보다 상대적으로 식재료 폭등에 대처하기 쉽지만 이상기온으로 인한 작황부진이 이어진다면 여전히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지난해 배추, 무 가격 폭등으로 비축량이 대부분 소진된 이상 이를 대체할 식재료 품목을 발굴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체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레시피를 개발해야 해 R&D 인력을 갖추지 않은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채소류는 거래량이 적어 한식당 등과 비교하면 비싼 가격에 식재료를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주점업체들이 공동구매로 거래량을 늘려 공급가격을 떨어뜨려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등 30여곳 본부는 공동구매협의체(WEFC)를 결성해 물가 인상에 함께 대응해왔다.

WEFC에서 주로 공동구매하는 품목은 주방기기, 인테리어 자재 등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식재료까지 공동구매 품목을 늘렸다.

이곳에서 주목하는 것은 수입산 식재료의 직거래다. 그간 거래량이 많지 않다보니 여러 유통단계를 거쳐 식재료를 구매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협의체에 소속된 5천여곳 가맹점에서 쓰는 식재료를 해외의 생산자로부터 바로 구매해 가격을 10% 낮출 계획이다.

공동구매 거래량은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달에 50t을 넘어야 직거래가 가능하며 구매한 식재료는 푸드머스 등 업체에 위탁해 가맹점에 배송한다. 이때 위탁 수수료는 약 3%로,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식재료 가격 인하율은 7%다.

배송을 외주에 맡기는 이유는 해외 직거래로 구매가격을 떨어뜨려도 구매한 식재료를 보관할 창고비용, 배송차량으로 각 가맹점에 운반하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직접 배송을 할 때보다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공동구매협의체 관계자는 “식재료는 공동구매로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높일 수 있는 분야로 공동구매협의체가 확대해 나갈 사업영역”이라며 “기존에 해외 생산자, 국내 수입사, 물류유통회사 등을 거쳐 가맹본부에 공급돼온 해물,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등 수입 식재료를 앞으로는 본부들이 하나의 거래창구를 만들어 해외 생산자와 직접 공급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윤인철 공동구매협의체(WEFC) 사무국장
“신선편이농산물ㆍ수입산 식재료 공동구매, 경쟁력 높다”


WEFC는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설립한 공동구매를 위한 협의체다. 날로 뛰는 물가에 대응해 가맹점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본부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것.

현재 30여곳 본부가 참여해 외식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주방기기, 인테리어 자재, 식기 및 가구 등을 공동구매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식재료 공동구매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곳의 윤인철 사무국장에게 식재료 폭등으로 경영난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외식업계의 식재료 확보 방안에 대해 물었다.
▲가격 폭등 사태 탓에 식재료의 공동구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정작 참여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많지 않다. 어려움이 뭔가?

- 시장의 가맹본부를 크게 2가지로 분류한다면 한쪽은 가맹점의 신규 개설이 주 수익원인 곳, 또 다른 한 곳은 식재료 유통이 주 수익원인 곳이다.

그 중 공동물류의 필요성을 느끼는 곳은 식재료를 유통하는 가맹본부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업계에 이렇게 식재료를 유통하는 본부가 많지 않아 협의체 활동 참여율이 낮다.

하지만 식재료 가격이 날로 뛰는 점을 감안할 때 유통사업에 뛰어드는 본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WEFC에서는 설립 2년만에 식재료 공동구매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 그간 WEFC는 주로 공산품에 대한 공동구매를 해왔다.

식재료의 경우는 브랜드에 따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아 회원사들이 공동구매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식재료 파동이 일어남에 따라 회원사들이 식재료 공동구매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편이농산물에 주목하고 있는데 원물 가격의 30% 이내라면 공동구매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일손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업계의 신선편이농산물 수요는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

인력난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점에서 식재료 공동구매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공산품을 공동구매해도 할인율이 높지 않은 점도 있다.

거래규모가 큰 물류유통업체들이 대부분의 품목을 공급하고 있어 이들과 경쟁해 더 저렴한 가격에 가맹점에 공산품을 납품하기 어렵다.

▲최근 수입 식재료의 직거래에 나섰다고 들었다. 국내산 식재료의 직거래에는 나서지 않나?

- 가맹본부들이 국내산 식재료의 산지 직거래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가격 변동이 너무 심해서다. 직거래를 하고 싶어도 연중 평균가격에 거래를 원하는 농가를 찾기 어렵고 또 국내산 식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가격을 흥정하기 어렵다.

더불어 직거래를 하다보면 유통량이 많아져 WEFC에서 식재료를 보관할 창고를 마련해야 한다. 비용도 문제지만 보관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져 식재료의 상품성이 저하되고,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도 생긴다.

또 일일이 가맹점에 식재료를 배송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30여곳 가맹점에 식재료를 직접 배송해 비용을 산정한 결과 일일 식재료 사용액이 5만원 이내일 때 배송비용이 공동구매를 통한 할인비용을 뛰어넘어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확 직후의 식재료를 당일 가맹점에 배송한다면 창고시설에 대한 부담도 없고, 신선도 역시 뛰어나다.

▲공동구매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확산되기 어려운 점이 또 있다면? 또한 해결방안은?

- 가맹점주들이 본부에서 지정하지 않은 식재료를 따로 사 쓰는 때가 잦은 점이다. 채소류 등의 식재료 가격 변동이 워낙 심하다 보니 가맹점에서는 본부가 공급하는 채소의 가격이 도매시장 가격보다 조금만 비싸도 이를 쓰지 않으려 한다.

본부들이 식재료를 계약재배, 직거래 등으로 확보해도 가맹점에서 이를 쓰지 않으면 고스란히 재고가 돼 부담이 크다.

가맹점이 별도의 사업자들로 본부의 통제를 잘 따르지 않는 점이 바뀌지 않으면 본부들이 식재료 가격 인상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국내 가맹계약 문화, 본부와 가맹점간 협력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도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통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가맹점주들도 가맹본부와의 계약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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