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원더미어에서 양을 도둑맞은 농장 주인들은 모두 19명. 그러나 양 절도는 이 지역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보고된 도둑맞은 양의 규모는 무려 1만여마리에 달한다.
그렇다면 영국에서 양 도둑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보험사와 농장조합 관계자들은 '식량가격의 급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있다.
최근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러시아, 아르헨티나, 호주와 같은 주요 농업생산국의 작황이 부진했으며, 여기에 아시아 국가들의 곡물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곡물가격은 치솟았다. 이번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밀, 옥수수, 설탕 등을 포함한 식량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고깃값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으로 육류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데 뉴질랜드와 같은 주요 생산국의 공급이 줄어들자 양고기 가격도 훌쩍 뛰어, 영국에서 파운드 당 양고기 가격은 2008년에 비해 약 35% 인상됐다.
이 경우 윈더미어에서 농장을 경영하다가 지난해 9월 45마리의 양을 도둑맞은 앤드류 앨런(46)은 총 6400달러(약 710만원)의 피해를 입은 셈이다.
영국 최대 농업 보험사인 '전국농민협동조합(NFUM)'대변인은 "식량가격이 오르니 양 도둑도 증가하는 것"이라며 "양 절도와 곡물가격의 직접적인 연관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WP는 양 절도범들이 훔친 양들을 임시 도축장에서 손질한 뒤 암시장을 통해 동네 작은 식료품점이나 술집 등으로 불법 유통시키고 있으며, 양뿐만 아니라 트랙터 등 농기구들도 훔쳐 동유럽 등지로 밀매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경찰 당국이 시골지역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한정돼 있어 양 절도범단 근절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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