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도 인상 조짐…제과·제빵업계는 관망 중
CJ제일제당이 지난 12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9.8% 인상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하얀설탕 1㎏은 1309원(부가세 포함)에서 1436원으로 9.7%, 15㎏은 1만6928원에서 1만8605원으로 9.9% 각각 인상됐다. 이 회사의 설탕 가격 인상은 지난해 12월 평균 9.7% 인상 이후 3개월 만이다.
CJ제일제당은 2008년 이후 국내로 원당을 들여오는 가격이 210% 급등했으나 설탕값 인상률은 41.4%에 그쳐 또다시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당 시세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이 가뭄으로, 한국의 원당 주 수입국인 호주는 지난해 겨울 수확 막바지에 홍수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줄었고, 국제 투기세력의 곡물 매수 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2일 30년 내 최고치인 파운드당 36.03센트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측은 “그동안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협조하려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으나 국제 원당가 폭등이 이어지는 등 적자폭이 늘어나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자재 값이 치솟으면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또한 삼양사는 40.5%, 대한제당은 63%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양사와 대한제당 등 다른 제당업체들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당업계 관계자는 “원당 인상시기나 인상률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원당 시세가 금새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어서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제당업체들의 설탕값 인상으로 다른 품목들의 가격인상도 잇따를지 주목된다.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제분이다. 제분업계는 국제 밀 가격 폭등에 따라 밀가루 가격 인상을 고민중이다. 지난해 1월 출고가를 7% 정도 인하한 뒤 현재 이 가격을 고수중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밀가루 가격이 40% 가량 오른데다, 지난해 적자폭이 커져 가격인상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과·제빵, 음료 등 다른 식음료 업체들은 정부의 물가안정대책 때문에 아직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김정배 기자 ks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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