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수급난 4월에나 풀린다
닭고기 수급난 4월에나 풀린다
  • 신원철
  • 승인 2011.03.1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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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수요 늘어도 닭고기 없어서 못 팔아
서울 광진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가맹본부에 전화를 건다. 부족한 닭고기 물량을 재차 주문하고 있지만 가맹본부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닭이 없다’는 말 뿐이다. 지난 13일 일요일, 배달주문이 가장 많이 몰리는 휴일이지만 A씨는 수입산 닭고기로 만드는 몇몇 메뉴를 제외하고는 치킨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고객들의 잇따른 전화에도 ‘닭고기가 부족해 일부 메뉴를 운영할 수 없다’는 답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9~12호 닭고기값 1년 전보다 17% 뛰어

국내산 냉장 닭고기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얼리지 않은 국내산 냉장 닭고기 공급량이 평년보다 많게는 40%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구제역 등으로 인해 닭고기에 대한 대체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치킨집들은 정작 닭고기를 구할 수 없어 매출을 늘릴 호기를 놓치고 있는 것.

최근 국내산 냉장 닭고기의 공급이 부족해진 원인 중 AI의 영향이 가장 크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지난 7일 통계에 따르면 AI로 살처분된 닭ㆍ오리 수는 6개 시ㆍ도, 22개 시ㆍ군, 265개 농장에서 604만92마리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겨울 한파로 닭 사육농가의 난방비가 냉장 닭고기 공급가격에 포함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정작 닭의 생장이 부실해 치킨집에서 필요로 하는 크기의 닭고기 공급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사)한국계육협회의 지난 15일 기준 닭고기 시세정보에 따르면 5~12호까지 닭고기 시세는 지난해 3월 15일 평균 ㎏당 3527원에서 올해 13.7% 오른 ㎏당 4013원을 기록했다. 또 치킨집에서 주로 쓰는 9~10호, 11호, 12호 냉장 닭고기 가격의 전년 대비 인상률이 각각 17.8%, 17.5%, 15.8%로 8호 이하 냉장 닭고기 인상률이 9% 안팎에 머문 것보다 다소 높았다.

닭고기 부족현상의 또 다른 원인은 구제역의 장기화다. 차량 이동에 제한이 걸리면서 병아리를 공급받지 못한 사육농가의 닭 생산량이 떨어진 것이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돼지고기, 쇠고기의 대체 수요로 닭고기를 찾는 곳이 늘고 있어 닭고기 부족현상을 더하고 있다.

닭고기 납품업체 한곳만 믿다간 낭패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올라간 가격을 부담하고서라도 닭고기를 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일부 가맹본부 중에는 지난해부터 여러 곳의 납품처와 닭고기 공급 계약을 맺어 냉장 닭고기 품귀 현상에 대처하고 있지만 많은 가맹본부가 갑작스레 닭고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새 납품처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동시에 5곳의 납품처와 거래하고 있어 물량부족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지방 사육농가에 직원들을 파견해 최대한 닭고기 물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납품업체들은 4월 초가 돼야 닭고기 공급량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체리부로, 하림, 마니커 등 국내 닭고기 공급량의 60%를 차지하는 주요 육계업체의 생산량 회복에 그만큼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체리부로의 유석진 이사는 “날씨가 풀리면서 닭의 출하량도 다소 회복될 수 있다”며 “5월 본격적인 치킨업계 성수기에 앞서 닭고기 공급량을 회복시키는 것이 업계의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오리가격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산지에서 평균 ㎏당 3233원에 거래돼 지난해 3월 평균가격인 ㎏당 2206원에 비해 46.6%나 뛰었다. 또 올 2월 평균가격인 ㎏당 2333원과 비교해도 38.6%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가격의 2009년까지의 평년 가격은 ㎏당 2184원이었다.

신원철 기자 haca13@
▶ 자료:(사)한국계육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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