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치킨, 동서양 입맛 잡는다
간장치킨, 동서양 입맛 잡는다
  • 신원철
  • 승인 2011.05.1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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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 뛰어나고, 소주ㆍ맥주 모두 잘 어울려
레시피 개발 시 간장의 향ㆍ소스 본래의 맛 살려야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과 더불어 국내 대부분의 치킨 브랜드에서 취급하는 대표적인 치킨 메뉴인 간장치킨이 주목을 끌고 있다. 1990년대 초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간장치킨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이후 최근에는 미국,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간장의 맛과 향이 치킨에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간장치킨은 크게 한국식 간장치킨과 일본식 데리야끼치킨으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한국식 간장치킨 브랜드는 교촌치킨이다.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주)(회장 권원강)는 교촌허니, 오리지날교촌치킨, 교촌레드, 교촌후라이드, 교촌살살 등의 간장치킨 메뉴를 운영 중이다. 치킨 매출에서 40%를 차지하는 오리지날교촌치킨을 비롯해 최근에는 이곳에서 자체 개발한 간장소스인 교촌오리지날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1천개 안팎의 가맹점을 보유한 교촌에프앤비가 대표적인 한국식 간장치킨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틈새시장을 노린 데 있다.

BBQ치킨 등 대부분의 치킨 브랜드가 어린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세를 확장하는 동안 교촌에프앤비에서는 주류와 잘 어울리는 간장치킨을 앞세워 성인 치킨시장을 공략했다. 보통 프라이드치킨이 맥주와는 잘 어울리지만 소주 안주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데 반해 간장치킨은 맥주는 물론 소주 안주로도 잘 맞았다. 특히 교촌오리지날소스에 생마늘이 들어가 간장과 발효되면서 나는 알싸한 맛이 이곳 간장치킨의 매력이다. 더불어 튀김음식인 치킨에 간장소스를 사용하면서 간장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는 조리 레시피 개발도 한몫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간장을 튀김요리에 활용할 때 튀기는 과정에서 향이 달아나지 않게 하려면 기름 자체의 냄새가 적어야 한다”며 “교촌에프앤비에서는 창립 때부터 냄새가 없는 카놀라유로 치킨을 튀겨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치킨조리법이 닭고기 속에 양념을 침투시켜 염지하는 방법인데 반해 이곳에서는 닭고기의 겉부터 간장 양념이 배도록 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얇은 튀김옷을 입힘으로써 은은한 간장의 풍미도 살렸다.

데리야끼 소스, 육류별로 맞춰 써야

일본식 데리야끼 소스는 데리야끼 요리를 은은한 불에서 졸여 소스로 만든 것이다. 데리야끼는 생선에 소스를 바르고 마지막에 미림을 덧발라 구운 요리로 일본어로 ‘윤이 나게 구운 요리’라는 뜻이 있다. 이 데리야끼 소스를 치킨에 입힌 것이 바로 데리야끼치킨이다. 기꼬만 간장을 기본으로 양념해 달콤한 맛을 내는 점이 한국식 간장치킨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데리야끼 소스는 원래 유럽의 포르투갈 음식에서 비롯됐다. 14~15세기 일본에 전파돼 현지화하면서 오늘날의 데리야끼 소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서양에서 비롯돼 일본화된 덕분에 최근 급격히 입맛이 서구화되고 있는 동양권은 물론 동양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서양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맘스치킨, 위드락치킨, 홈치킨, 치킨파티, 돈치킨, 스모프치킨 등 데리야끼 치킨 메뉴를 운용하는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가 늘고 있으며, 오뚜기 등 식품업체는 레토르트 제품으로 3분데리야끼치킨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대중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돈부리전문점의 데리야끼치킨덮밥도 사랑을 받고 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데리야끼치킨이지만 조리법은 서양과 동양이 조금 다르다. 서양에서는 보통 데리야끼 소스에 치킨을 찍어 먹거나, 치킨 위에 소스를 뿌려먹는 반면 일본에서는 닭고기를 어느 정도 구운 뒤 여기에 데리야끼 소스를 바르고 닦아내는 과정을 거쳐 소스가 고기 속에 직접 배도록 구워낸다. 주의할 것은 지나치게 소스를 많이 뿌려 범벅되면 닭고기의 맛을 오히려 해칠 수 있는 점이다.

또 육류별로 어울리는 데리야끼 소스를 써야 한다. 가장 대중적인 ‘우나기다래’는 장어가 들어간 것으로 생선요리에 흔히 쓰며, 바다장어, 민물장어로 만든 2가지가 있다. 닭고기ㆍ닭뼈로 만든 데리야끼 소스는 ‘토리다래’로 불리며 닭고기 요리에 주로 사용된다.

한솔외식창업아카데미 이효철 일식강사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 데리야끼 치킨을 개발할 때는 공산품 소스에 의존하기보다는 별도로 개발해서 써야 한다”며 “이때 닭뼈 등의 주재료보다 부재료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면 데리야끼 소스 본래의 맛을 잃을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외식업체 주방에서도 주의할 점은 있다. 더운 음식에는 따뜻한 데리야끼 소스를, 찬 음식에는 찬 소스를 써야 하고, 전분을 풀어 만든 데리야끼 소스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맛이 변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교촌에프앤비(주) 이철근 개발본부 개발팀 대리
“간장치킨, 체계적인 시스템화 거쳐 해외 진출해야”
▲간장치킨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브랜드인데, 비결은?

- 레시피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점을 들 수 있다. 1991년 교촌치킨 브랜드가 생긴 후 20여년간 꾸준히 레시피를 개량해왔다. 본사에서 치킨을 조리하는 것과 가맹점에서 조리하는 것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이것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계량화에 주력했다. 예전에는 가맹점주가 닭을 튀기는 과정에서 육안으로 확인했지만 지금은 적정온도, 바삭한 정도, 질량 등을 체계적으로 검사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가맹점에 공급되는 닭, 소스, 튀김가루 등의 생산 공정도 정기적으로 점검해 일정한 품질의 제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보니 대량생산 시스템이 중요한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렵나?

- 교촌에프앤비에서는 천연식재료만으로 치킨의 맛을 낸다. 그런데 수확시기, 농장, 날씨에 따라 작황이 달라져 치킨의 맛도 변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식재료를 규격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동일한 지역의 농장과 계약 재배해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한다.
또 쌀가루를 처음 도입할 때 국내에 원하는 수량과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없어 영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했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원하는 품목이 생산돼 어려움을 덜었다.

▲앞으로 간장치킨 시장의 변화를 전망한다면?

- 국내 간장치킨 시장이 크게 커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품질경쟁은 치열해질 수 있고, 동시에 해외진출을 원하는 업체도 늘어날 수 있다.
간장치킨은 해외시장에서 뚜렷하게 차별화될 수 있는 음식이다. 미국 등 서양에서 간장의 인기는 높다. 다만 지금까지는 중국ㆍ일본음식이 그 시장을 장악했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간장 음식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서양인들은 건강식을 추구하는데 이런 요건을 맞추면서 한국 간장 특유의 맛을 잘 살린다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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