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있는 카리스마, 외식업계 여성CEO
향기있는 카리스마, 외식업계 여성CEO
  • 관리자
  • 승인 2006.05.01 0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 산업 분야 곳곳에서 남성들에 비해 몇 배 더 뜨거운 열정, 성공을 향한 집념,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향기 있는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여성 CEO.
외식업은 특히 고객 환대 산업이기 때문에 여성 특유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분야다. 즉, 여성들이 할일이 많고 무대도 넓은 곳이다.

국내에 음식점이 생겨나기 시작한 1900년대 초중반부터 여성들은 ‘먹고 사는 일’이 시급한 시대에 생계를 위해 외식업에 동참해 왔다.

노상에서, 시장 골목 어귀에서 순대 국밥 한 그릇, 해장국, 설렁탕 등을 팔며 서민들의 녹녹치 못한 삶의 애환을 달래주고 생계를 책임져 왔던 외식업계의 여성들.

가정에 대한 무한 책임감으로 출발한 외식업의 여성들이 이제는 CEO 자리를 당당히 지키며 국내 외식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세심하고 섬세한 배려, 인테리어, 트렌드를 선도하는 감각,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계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 감성 등 여성 특유의 강점들로 이제는 음식장사가 아닌 외식기업을 전두지휘하고 있는 부드럽지만 강한 여성 CEO.

이젠 그들이 단순히 음식점 여자 사장에서 벗어나 국내 외식업을 한 단계 성숙, 발전시키는데 한 축을 탄탄히 구축하며 외식업계의 우먼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여성 특유의 향기 있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일과 가족, 모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외식업계 여성 CEO들의 일과 삶, 외식인으로서 성공을 향한 남다른 집념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 CEO의 성공전략을 알아봤다.

손수진 기자 starssj@

생존을 위한 강인한 투지로 시작한 외식업

(주)아시안푸드 조미옥 대표


아시안푸드의 조미옥 대표가 외식업에 입문한 것은 그녀의 나이 24세 때였다.

어려서부터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던 부모님을 곁에서 보고 자라 중식에 대해 애정이 남다르게 깊었던 그녀. 조 대표의 부모님은 지난 1989년 경기도 안산 시청 앞에 30년여 동안 고생한 보람으로 250여평 규모의 중국음식전문점 ‘중국관’을 열었다. 그러나 영업 시작 후 채 1년이 되기 전에 건물주의 부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됐고 매뉴얼화된 운영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영업을 해 오던 터라 규모에 비해 월 평균 2천만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다. 또 중국 현지의 식당을 연상시키는 붉은 카페트, 화려한 금장 장식 등으로 꾸며진 중국관은 그 당시 고객들이 접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장소였다. 지속되는 경영난으로 급기야 부모님은 평생 모은 재산을 투자한 중국관의 포기선언을 하게 됐다.

4남매 중 중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유난히 높았던 그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그녀는 다소 버거워 보였지만 언니, 오빠들을 대신해 부모님 삶의 애환이 녹아있는 중국관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치게 됐다.

경영상태가 악화일로를 걷던 때라 더 이상의 투자는 무리였고 투자할 여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최소 비용, 최대 효과’라는 원칙으로 중국관이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업소, 나아가 성공적인 안착으로 부모님의 꿈을 실현시키고 싶었던 효심 깊은 그녀의 외로운 경주는 시작됐다.

중국관을 맡게 되면서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기록을 작성해 고객 취향에 따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키 위한 ‘손님수기’를 쓰는 것이었다. 손님수기를 통해 연령대, 성격 등 고객별로 선호 메뉴를 분석했고 이를 기반으로 인기, 기획, 판촉 메뉴 등으로 구분해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차비가 아까워 걸어서 출퇴근하는 날이 다반사였지만 영업시간에는 보다 나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벤치마킹, 고객 분석, 직원 사기진작 등으로, 야간에는 동대문시장에서 직접 천을 끊어다 테이블보, 커튼 등을 만들며 달라진 중국관의 분위기를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는 채찍질을 자신에게 가해야 했다.

이러한 밤낮 없는 열정을 바친 조 대표의 노력은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월 2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던 매장이 일년 후 3천만원, 3년 후에는 5천만원대로 우뚝 올라섰고 맛과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고 성공의 가속도가 붙었다.

현재 중국관은 월평균 1억5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안산지역의 명소로 굳건히 자리매김 해 있다.

조 대표는 “매 순간순간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니 잠자는 시간조차 아까웠다”며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중국관의 성공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한다.

그녀는 중식의 대중화를 위해 또 다시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수십만 가지의 요리기법과 수십만 가지의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중식이 비위생적이고 느끼한 음식이라는 고질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게 그녀의 새로운 도전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중국음식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중식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심어주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조 대표는 고객에게는 중식에 대해 고정관념을 깨우쳐 주고 직원들에게는 향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중식 캐주얼 레스토랑 ‘뮬란’이라는 브랜드로 다시 한번 자신과의 싸움을 걸었다.

부모님에 대한 속 깊은 효심으로 시작해서 중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국내 중식문화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비전을 세운 그녀.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욱 사랑하는 화교2세로서 한국에서 보다 다양한 중국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자 미션이다.

외식업 참여배경: 부모님의 사업을 돕기 위해 시작
연간 매출액: 직영 8개점에서 30억~40억원
경영철학: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긍정적인 자세로 변화를 추구
경영전략: 지속적인 메뉴개발을 통해 메뉴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위생적인 조리환경, 캐주얼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 중식의 틈새시장 개발
비전: 차별화된 중식레스토랑으로서 직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기업, 중식의 리이미징으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중식전문 유통기업으로 성장
존경하는 인물: 어머니, 중앙대학교 전길희 교수, 일본 OGM 사까게 오시오 대표
감명 깊게 읽은 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성공전략: 감성강화, 변화 추구,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무한한 포용력과 열정
그녀의 한마디:
“화교 2세지만 그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한국인의 일원으로서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중국음식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것은 매순간 순간 감사할 줄 알고 포기하지 않게 하는 긍정의 힘이다.”


문화마케팅으로 승부수

취영루 외식문화사업부문 김현주 대표


지난해부터 취영루는 로드숍, 델리숍 등을 관할하는 외식문화사업법인과 생산공장 및 일반소매 유통을 책임지는 식품사업법인으로 법인을 분리하고 독립채산제를 통한 책임경영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중 외식문화사업법인은 문화적 코드를 본격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는데 경기도 파주 본사에 만두박물관에 이어 최근에는 미술관을 개관하며 외식에 문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가치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것.

이러한 변화의 선봉에는 김현주 외식사업법인 대표이사가 있다. (주)취영루 박성수 대표이사의 부인인 김 대표는 취영루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경영에 본격 참여하게 됐으며 외식에 문화적인 코드를 접목시키며 취영루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그녀는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더 이상 고객들은 ‘맛있는 음식’에만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 고객들의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독특한 소비경험, 즉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문화적인 코드를 찾는데 골몰했는데, 외식 브랜드의 경우 고객의 감성적, 경험적 욕구가 브랜드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외식업체에서 벗어나 문화적인 코드로 고객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시도하게 됐다고.

지난 2004년 발생했던 만두파동도 외식과 문화사업을 접목시키게 된 계기 중 하나.

국내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파주 맥금동의 물만두 생산라인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취영루의 위생적인 생산제조라인을 알리는 한편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기회로 마련한 것이다.

그녀의 진두지휘 아래 개관한 만두박물관에는 60년 전통의 만두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곳에 모아놨으며, 공장 안에 설치된 CCTV로 만두 제조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해 놨다. 또 만두를 직접 만들면서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 홍보관, 수제만두 델리코너 및 생면라인, 요리교실 등 다양한 볼거리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영에 참여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사업은 ‘위기의 연속’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이라는 김 대표. 이에 위기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키 위해 내부조직을 수평조직인 팀 제로 재편성했으며 효율이 나지 않는 점포들은 과감하게 폐점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수평조직은 의사결정과정을 단축시키는 한편 실행력을 높일 수 있고 팀원들이 기획한 프로젝트에 대해 철저한 책임제로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고. 이는 직원들이 보다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 직원들의 도전의욕 또한 고취시키고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올해 취영루 외식문화사업법인에서 매출 200억원 달성과 15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또 직영점 위주의 사업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전개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김 대표는 미술관에 이어 게스트 하우스, 카페, 공원 등이 어우러진 테마파크를 완성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많은 고객들이 취영루를 보다 가까이서 접하고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외식업 참여 배경: 남편의 사업을 돕기 위해
연간 매출액: 160억원
경영철학: 품질경영시스템과 고객중시 경영으로 신경영문화 창출
경영전략: 50년 전통의 파워 브랜드로 전통기술과 벤처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며 젊은 기업가 정신 추구
비전: 오랜 시간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는 동시에 오는 2008년 제과제빵, 서비스경영, 외식조리, 스포츠레져 등의 교육 커리큘럼을 갖춘 한서울 관광대학 개교로 외식업에 적합한 인재 육성
존경하는 인물: 전 GE 잭웰치 회장
감명깊게 읽은 책: 퍼플카우
성공 전략: 감성경영, 수평조직, 직원들과 비전공유
그녀의 한마디: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외식과 문화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본사의 박물관, 미술관, 게스트하우스 등을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인생은 꿈꾸는 자의 것

(주)봉우리식품 이하연 대표


봉우리 식품의 이하연 대표는 결혼 후 남편이 유학길에 오르자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한 방편으로 외식업과 인연을 맺게 된다.

음식솜씨 좋은 어머니 아래서 10남매 중 막내로 자랐고 어머니를 따라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밥상을 도맡아 챙겨왔던 경험을 살려 지난 1987년 김밥, 순대 등을 파는 길거리 음식점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며 그 후 단돈 8만원으로 문을 연 백반 집이 푸짐한 인심과 특유의 손맛으로 인정받아 지난 1997년에는 강남구 역삼동에 한정식 전문점 ‘봉우리’의 안주인이 됐다.

전북 익산이 고향이 이 대표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집 인근의 산나물을 캐다 계절별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준 기억을 더듬어 제대로 된 한정식을 제공하기 위해 1년여 준비 기간 동안 전국을 돌며 최고의 음식 재료와 그 음식을 만든 요리의 장인을 찾아내는 열성을 보였다.

이를 통해 마른 굴비는 영광의 법성포로부터, 전라도 강경, 웅포, 곰소 구석구석에서 새우젓과 갈치속젓, 귀한 전어밤젓 등 최고의 식재료로 건강과 행복을 담은 찬과 김치를 통해 최고의 밥상을 제공하기 위한 이 대표의 노력과 열정으로 고객들로부터 명성이 자자했다.

또 유난히 음식 만들기를 좋아해 찬 하나를 만들더라도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한 연구로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왔으며 여러 찬 중에 이 대표의 특기음식은 맛과 모양에 예술 감각을 가미한 김치였던 것.

김치를 국내 외식문화의 자존심으로 생각해 왔던 이하연 대표는 중국산 김치 파동과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음식 중 하나가 김치라는 점에 자극을 받아 지난 2003년 (주)봉우리식품을 설립하고 우리 김치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이 대표는 “수백여가지에 이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자 우리 국민의 뼈와 살인 김치가 외면 받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전한다.

봉우리식품의 김치는 특별 주문 형 김치인 '이하연의 봉우리 김치'와 단양 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반 판매 김치 두 종류로 생산되고 있다. 뛰어난 물맛으로 유명한 청정지역 단양에 위치한 3천 평 규모의 공장은 다듬고 절이는 등 엄격한 관리시스템에 의한 30 여 가지 조리과정을 거치며 전통비법 그대로의 우리 김치 맛을 생산해 내고 있다. 공장 생산 김치 역시 주문 김치와 마찬가지로 유해색소, 방부제, 인공조미료를 배제한 자연 김치로 학교와 기업, 관공서 등의 단체 급식용으로 납품중이다.

특히 김치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하연의 봉우리 김치'는 고추와 마늘, 젓갈 등을 최고의 재료가 생산되는 원산지로부터 직거래 구입하고, 김치 만드는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정성 가득한 명품 김치를 표방한다. 석류김치, 석박지, 생새우김치, 낙지김치 등 이 대표는 100여가지의 명품 김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김치를 직접 담가 먹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김치강좌도 실시하고 있다.

이하연 대표는 또 업소 간 메뉴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우리 음식의 근간인 김치만큼은 직접 담가 고객들에게 제공, 김치로 경쟁력을 갖추길 적극 당부했다.

그녀는 김치공장 다음으로 서울인근에 넉넉하고 풍요로운 ‘잔치마을’을 설립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전통 한옥 가옥으로 아담한 마을을 만들어 국악을 들으며 전, 김치, 탁주 등을 자유롭게 즐기고 한 켠에는 장독대, 채소밭 등을 꾸며놓은 슬로푸드 마을에 대한 사업구상으로 식지 않는 열정을 품고 있었다.

외식업 참여 배경: 생계수단
연간 매출액: 30억원
경영철학: 인간애를 갖고 우리 음식인 김치에 대한 자부심
경영전략: 살아있는 음식,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김치로 우리 명품김치 회사로 자리매김
비전: 명품김치 전문 회사로 성장
존경하는 인물: 어머니
감명 깊게 읽은 책: 무소유
성공전략: 자리관리, 꿈, 무한책임
그녀의 한마디: “꿈을 꾸는 자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계획을 밀고 나가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꿈은 이뤄진다.”


강인한 카리스마로 일군 성공

피자모레 정회숙 대표


피자모레의 정회숙 대표는 지난 1998년 일본의 외식문화를 탐방하는 연수 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리노’를 방문 한 첫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평소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정 대표는 오렌지톤을 기본 톤으로 소녀풍의 화사하면서도 포근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분위기의 마리노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다.

이로부터 마리노에 대한 짝사랑을 시작했고 몇 달 후 일본 매장을 재 방문해 국내 마스터프랜차이즈권을 획득해 왔다.

정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비단 마리노의 분위기만은 아니었다.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이태리식 피자와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도 이탈리안 음식에 대한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정 대표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던 것.

국내에는 마리노의 보다 캐주얼한 컨셉의 ‘피자모레’를 도입하게 됐고 정 대표의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 그대로 표현된 종각 1호점을 지난 1999년 오픈하며 힘찬 출발을 했다.

피자모레 종각점이 위치한 곳은 종로 먹자골목의 메인상권으로 인근에는 주점, 닭갈비전문점, 고깃집 등이 즐비한 곳이다.

이에 인근에서는 피자모레가 과연 얼마나 영업을 이어갈지 의구심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봤지만 맛에 대한 철두철미한 평소 ‘퍼주는 것’을 좋아하는 정 대표의 인간적인 서비스로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종각점 성업에 힘입어 뒤에 대학로점을 오픈하며 일본 측에서도 놀랄 정도로 빠른 시기에 안정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정 대표의 고객을 향한 다소 독단적인 고집도 한몫 했다. 일본 본사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를 추가로 개발해 선보였고 그녀의 안목은 적중했다.

자신감을 얻은 정회숙 대표는 지난 2002년 일본에서 첫눈에 반한 마리노를 압구정동에 오픈하며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피자모레를 통해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고 고객들을 위해 아낌없이 제공할 것이라는 의지를 반영해 최고급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문을 연 마리노는 그러나 그녀에게 너무나 큰 아픔을 가져다주었다.

개점 후 건물주가 바뀌면서 잦은 트러블과 상권의 변화 등으로 생각보다 영업이 부진했던 것.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된 마리노 압구정점은 1년 정도 후에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를 외식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기억하는 그녀는 금전적인 손실도 손실이었지만, 매장 걱정에 거의 일년간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 무엇보다 자신만을 믿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 참고 참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통해 “영업이 잘 될 때는 자만하기 쉬우므로 잘 될 때가 가장 고비라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됐다”고 회상하는 정 대표.

평소 특유의 강단 있는 성격을 발휘해 훌훌 털어버리고 명동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아직까지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능력은 기본이고 감각, 예지력, 노력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녀는 섬세하지만 원리원칙을 중시하고 일이나 가정에서나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는 그의 경영철학에서도 그대로 묻어나는데 착한 사람들이 착한 심성과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고객들이 내 집처럼 편안한 서비스를 받는 것이 철학이다.

그녀는 “이탈리안 음식은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들이 방문했을 때 최상의 음식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결같은 푸르름을 뽐내는 소나무처럼 말이다.

외식업 참여 배경: 일본 마리노 매장을 보고 첫눈(?)에 반해
연간 매출액: 50억원(5개점)
경영철학: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으로 행복을 나누자
경영전략: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서비스로 언제 방문해도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며 대중적이면서도 좋은 재료, 좋은 상품으로 정성 가득한 음식 제공
비전: 착한 사람들의 정성 가득한 메뉴로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지향
존경하는 인물: 오드리 햅번
감명깊게 읽은 책: 오사카 상인
성공전략: 열정, 감성, 리더십
그녀의 한마디: “능력은 기본이고 여성 특유의 감각과 원리원칙을 지키는 철저함, 일에 대한 한없는 욕심을 부리되 겸손과 부지런함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
<취재를 마치며>

이미 성공한, 또는 성공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여성 CEO들을 만나보며 이들의 공통된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들은 일=즐거움이라는 직업관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이 곧 활력소이자 삶이기 때문에 일로 인한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것.

또 직원들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골몰하고 있는 것을 보며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모성애를 엿볼 수 있었다. 직원들을 자기 식구들로 생각하며 장래까지 책임지고 걱정하는 모습에서 여성 CEO들의 푸근함과 넉넉함, 한없는 포용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어머니의 역할, 기업 내 CEO 역할 중 어느 하나 양보하지 못하는 투철한 프로정신과 금전적인 욕심보다 일에 대한 한없는 욕심을 갖고 노력과 끈기로 무장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여성으로서 할일이 많은 외식업에서 여성 CEO의 배출이 계속되어지길 바라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